파산한 무등·신양파크, 어떻게 되나?
파산한 무등·신양파크, 어떻게 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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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8일 파산선고를 받은 대의산업(주)은 파산법에 따라 처리되게 된다. 우선 파산관재인으로는 국중돈 변호사가 선임됐고, 오는 8월 31일까지 채권신고를 받게 된다. 이어 9월 16일 광주지법에서 1차로 채권자집회와 채권조사를 갖게 된다.

경매전 인수자 나설 가능성 '제로'
영업계속하며 매각절차 밟기로


경매는 회사 소유 무등파크와 신양파크호텔 건물과 토지에 대한 감정을 거쳐 빠르면 올해 안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경매전에 제 3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회사의 총부채규모는 689억여원으로 주채권자는 미국계 서버러스사다. 서버러스는 광주은행이 가지고 있던 부실채권을 인수한 회사로 대의산업 채권의 절반 가까운 335억여원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2000년 말 현재 금호종합금융(주)으로부터 114억여원, 금호산업(주) 15억원, 한미은행 24억여원, (주)창업상호신용금고로부터 13억여원을 각각 차입한 상태다.

따라서 두 호텔의 운명은 1차 채권자집회에서 대강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이며, 주요 쟁점은 '영업이 지속될 것인지 여부', '경매 절차와 최종 낙찰시기', '피해 여파'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영업은 지속…손실이 변수

파산이 되면 문을 닫는 것이 통례다. 하지만 두 호텔의 경우에는 영업은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의산업이 낸 영업허가신청에 대해 법원이 허가했고, 채권단들도 영업을 하면서 경매등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의산업은 영업계속허가 이유로 영업폐지시 230여명 종업원에 대한 해고가 불가피해 지역경제 파장이 클뿐만 아니라, 영업을 폐지한 채 담보권을 실행하거나 매각을 할 경우 담보채권자의 입장에서도 호텔에 대한 대외신뢰도가 감소해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주 채권자인 서버러스측도 "제조업과 달리 이미지산업이자 서비스업인 호텔의 특성상 쉬지는 않을 것이다"며 채권자집회에서도 영업계속에 대해 동의할 뜻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영업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는 불투명한 상태다. 어떤식으로든 매각이 될 때까지 채권 상환이 동결된다 할지라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호텔은 2000년 1억 2,800만원에 그친 영업손실이 지난해에는 7억 2,8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영업 자체만으로도 수익성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영업계속시한은 영업손실의 크기에 반비례할 수 밖에 없다. 매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영업손실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경우에는 영업폐지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각까지는 상당 시일 걸릴 듯

무등파크호텔 전신인 무등산온천관광호텔의 예처럼 매각성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4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낸 故 김옥천씨 소유의 무등관광호텔은 1994년 부도이후 3년만인 1997년에야 매각이 이뤄졌다. 경매만도 8차례나 유찰됐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은 제외하고라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점도 매각에는 큰 걸림돌이다. 매각방법 역시 두 호텔을 동시에 파는 일괄매각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인수하려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98년 기준으로 두 호텔의 감정가는 토지와 건물을 포함해 무등 540억원, 신양 190억원으로 모두 75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서버러스사는 "광주업체를 포함해 2곳에서 인수와 관련한 문의가 들어왔다"고는 밝히고 있으나, 어떤 인수업체든 선뜻 덤벼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경매가 계속 유찰돼 매매가격이 한 참 떨어질때 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게 호탤업계의 일반적 관측이다.

누가 피해보나

채권은행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 전망이다. 대부분 담보를 설정해 놨기 때문에 매각될 경우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납품업자와 회원권 소지자들이다.
두 호텔의 회원권은 전체 1,000여구좌에 30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영업이 지속되기 때문에 당장은 피해를 입지 않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회원권이 휴지조각으로 변할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매각협상 과정에서 새로운 인수자는 리모델링 비용 조달을 위해 구 회원권을 인정하지 않고, 새 회원권을 발행하는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 또 계속되는 유찰로 낙찰가가 채권규모에도 못미칠 정도로 헐값으로 떨어질 경우에는 채권단들이 회원권을 인정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다. 두 호텔과 영업관계를 튼 중소 납품업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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