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구애,김건희 화답 사이 광주비엔날레 ‘문화의 꽃’ 피워야
강기정 구애,김건희 화답 사이 광주비엔날레 ‘문화의 꽃’ 피워야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06.14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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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광주비엔날레 극비리 관람…아쉬움 남겨
姜,‘쌈닭’정치인에서 문화 보듬는 행정가 ‘변신’
​​​​​​​金,문화·여성 시대 리더…정파·이념 넘어 ‘대통합’기대
광주,무늬만 문화수도 탈피 ‘문화 산업화’도시로 변신해야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화답을 했다.

시각장애 학생들과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작품을 만져보는 김건희 여사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4월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해 달라고 초대를 한데 따른 것이다.
비록 오진 않았지만 뒤늦게나마 13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둘러본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 의미가 있겠다.

작금의 시대적 배경에 문화 시대ㆍ여성 시대가 깔려있다는 점에서다.

김 여사는 이날 강 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각장애 학생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작품을 직접 만지거나 이건용 작가의 참여형 작품 '바디스케이프76-3'을 관람하며 벽면 드로잉에 참여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광주비엔날레가 지역과 세대를 넘어 온 국민과 세계인이 하나될 수 있는 세계적인 미술 축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그러면서 전시작품을 관람하는 도중 "예전에 전시기획자로서 광주에서 '점핑 위드 러브 전(展)'을 개최한 인연이 있다"며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광주시 입장으로선 대통령 부인 뿐만 아니라 비엔날레를 찾아오는 방문객들 한 사람, 한사람이 소중하고 귀한 분들이다.
그것도 문화·여성의 시대에 문화예술에 유독 관심이 있고 전시기획자였던 김 여사가 광주를 방문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것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강기정 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작품을 관람하는 김건희 여사

우선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여사의 문화적 동질성 및 공감대 형성에 방점을 찍고 싶다.
강 시장은 그동안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투쟁 일변도의 투박한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지난 지방선거 때 시민의소리와 인터뷰를 하면서 “쌈닭이란 이미지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그래도 쌈닭 이미지는 버리지 않겠다.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그런 쌈닭으로 남겠다”고 거침없이 얘기했었다.

그런 강 시장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에게 초대장을 정중하게 내민 것은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조금은 탈피했다고 볼 수 있겠다.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아직도 그런 정치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강 시장이 여·야를 떠나 문화발전을 위해 한 발짝 다가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강 시장이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의 호남총괄특보단장을 맡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김 여사를 초정한 것과 관련해 개딸들로 부터 겉과 속이 다른, 이른바 ‘수박’처럼 배신을 할 수 있느냐는 공격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강 시장은 정파와 이념, 그리고 지역을 떠나 지역 발전이 선행돼야 국가도 문화에술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생각이 김 여사를 초대하는데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겠다.
어찌보면 ‘극과 극은 통한다’고,
모험이라고 여겨졌던 김 여사의 초대가 뒤늦게나마 화답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어... 강기정에게도 그런 면이 있었네...”하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얘기하면 이번 김 여사의 방문에는 말이 세계비엔날레지 흥행이 뒤따르지 못한 점에 대한 강 시장의 절박감이 숨겨져 있었던 게 사실이다.

김 여사 입장에선 자신의 관심 분야면서 전문성이 있는 만큼 광주비엔날레 관람을 통해 문화수도 광주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고 싶었던 공감대가 서로 맞아떨어졌다 할 수 있다.

김 여사와 강 시장의 관람 동선에 함께 했던 주기환 국민의힘조강특위위원은 광주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건의 등 여러모로 교감을 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 위원은 지난 3월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는 2천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이끌어 낸 반면 광주광주비엔날레는 초대장 및 지원 등을 포함 사전 정무적인 준비가 미흡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런 아쉬움은 또 있다.
순천박람회때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방문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이번 비엔날레는 극비 보안 속에 김 여사가 조용히 다녀갔다는 점에서다.

김건희 여사 

광주시민 가운데 정치색이 별로 없는, 말없는 다수의 시민들은 김 여사가 만약 광주에 온다면 한번 보고 싶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었다.
하지만 김 여사가 비엔날레 전시관 내부 작품만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상상 속의 그녀로 남게 됐다.

광주는 문화수도다.
문화로 먹고 사는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문화 산업화시대로 한 걸음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k-드라마, k-음악, k-영화, k-뷰티 등이 전 세계로 뻗어나면서 이제는 수출 등 하드웨어 측면을 넘어 양에서 질로, 그리고 문화로 먹고 사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광주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지하 속에 묻어놓고 그대로 방치하고 문화 산업화을 일궈내지 못한 그야말로, 무늬만 번지르한 문화수도 광주로 퇴색돼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문화의 생명이라는 품격은 눈씹고 찾아볼 수가 없다.

김 여사의 이번 비엔날레 방문이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문화예술의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고 싶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중략)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문화를 매개로 광주시와 현 윤석열 정부가 소소하지만 소통과 대통합의 장이 열리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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