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이름으로 변경도 검토
AI페퍼스 체웬랍당 어르헝(18·목포여상 출신·사진)이 코리안 드림에 성큼 다가섰다.
페퍼저축은행은 “어르헝이 지난 16일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귀화 면접 시험을 봤고, 이튿날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18일 전했다.
몽골 출신인 어르헝이 한국 국적을 취득함에 따라 오는 10월 개막하는 2022-2023 V리그에서 곧바로 뛸 수 있게 됐다.
어르헝은 지난 5일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으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지명 당시 어르헝은 귀화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귀화 신청 후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어도 모든 구단이 동의하면 국내 선수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다는 한국배구연맹(KOVO) 규약 83조에 따라 기회를 얻었다.
2004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태어난 어르헝은 지난 2019년 12월 한국에 입국한 뒤 목포여상에서 V리그 데뷔의 꿈을 키웠다. 지난해 8월 국가대표 세터 염혜선(31·KGC인삼공사)의 부모님에게 입양됐다.
목포여상 선배이기도 한 염혜선이 어르헝의 귀화와 프로 입단을 돕고자 그를 입양하도록 자신의 부모님을 설득해 두 사람은 ‘자매’가 됐다.
어르헝은 V리그 국내 최장신(194.5cm) 선수로 등록될 전망이다. 우월한 체격 때문에 페퍼의 높이를 보강할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들블러커(센터)인 어르헝은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미래자원으로 꼽힌다.
오는 10월 25일 김연경이 속한 흥국생명과의 시즌 첫 원정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김형실 페퍼스 감독은 “스피드가 빼어나지는 않으나 미리 예측하고 플레이하는 센스가 있다”며 “차세대 국가대표 미들블로커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지도할 생각이다. 페퍼에서 성장하는 미래 국가대표를 보는 것도 광주·전남 팬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력이 일천한데다 경기 경험이 없는 점은 한계다.
몽골 클럽에서 2년, 목포여상에서 3년 동안 훈련한 게 전부다. 게다가 페퍼 선수단과 함께 하면서도 귀화면접 시험 공부에 올인하는 바람에 그동안 연습을 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실전 감각을 키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경기에 출장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형실 감독과 구단은 어르헝이 팬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더 친근한 이름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본인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
아예 한국식 이름으로 새로 짓거나 닉네임을 정해 유니폼에 새기는 방안이다. V리그에서는 본명이 아닌 닉네임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