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老화백의 ‘동백꽃’은 추운 겨울 빛을 발하다
김준호 老화백의 ‘동백꽃’은 추운 겨울 빛을 발하다
  • 박어진 기자
  • 승인 2019.10.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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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11월15일,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 ‘화업 60년’ 초대전
동백의 향연 등 대표작 24점 선봬
한국 서정과 고향의 포근함 화폭에 담아

나주 출신으로 화업 60년을 기리는 김준호 老화백의 전시회가 열린다.

외금강산도
김준호작, 외금강산도

오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에서 개최하는 나주시 원로작가 초대전에는 한국적 서정에 천작해온 김 화백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올해 만 80세다. 예술가로서의 외길을 고집해 온 김 화백의 23번째 개인전이라 할 수 있다.

김준호 작, 동백아가씨
김준호 작, 동백아가씨

김 화백은 그림을 시작한 지 60년이 됐다. 그는 스무살 때부터 한시도 화폭을 떠나지 않았다. 그림에 정진하고자 교사직을 그만둘 정도였다. 열정은 나이 들어감에도 식지 않았고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콘테(conte)연필, 드로잉 북을 들고 현장 스케치를 하기위해 전국을 돌아다닌다.

1986년 40대 중반에 대장암 3기 진단으로 수술을 받은 뒤 병원 신세를 졌다. 투병생활을 이겨내며 무등산, 태안반도, 고창 선운사 등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데가 없다.
백두산, 금강산은 물론 한라산을 두 번이나 종주했다.

그의 열정은 ‘사진을 보고 그리는 그림이 아닌, 작가의 눈으로 현장을 바라본 그 느낌을 화폭에 담아내자’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눈으로 직접 보면 자연에서 색깔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대상물이 갖고 있는 인상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내면에서 우러나는 색깔을 취할 수 있다.
한국적 서정을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현장을 쉬지 않고 파고드는 게 그의 장점이다.

‘동백의 향연(2011년)’과 ‘모과 정물’(2018년), ‘매향(2016년)’ 작품은 김 화백의 섬세함을 고스란이 보여준다. 2011년에 그린 300호 작품인 동백의 향연은 하루 8시간씩 6개월을 매달렸다.

세밀함을 넘어 고향의 정감도 묻어난다.

김준호 작 '4월의 나주'
김준호 작 '4월의 나주'

‘4월의 나주’(2019)와 ‘무등 서설(2016)’, ‘강변(2001)’ 작품처럼 풍성한 질감으로 포근한 느낌을 준다.그가 왜 한국적 서정성을 강조하는 화가인지를 잘 보여준다.
한국적 서정을 500호, 1,000호 등 대작을 그려내는 열정은 후배들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젊은 작가들 이상으로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이번 나주시로 부터 전시 제안을 받고 소장한 300여 점의 작품 중 연도별 작품 24점을 골랐다.
1977년작 부터 현재까지 50호 이상 600호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1999년 지역 작가 중 최초로 금강산을 기행하고 그려낸 대작 ‘외금강산도’, ‘구룡폭포’, ‘옥류동 계곡’ 등은 백미다.

김 화백은 이번 전시 후 스스로 ‘춘희’로 명명한 동백아가씨 시리즈로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대표작인 동백꽃, 소나무 시리즈에서 보듯 외롭지만 타협하지 않은 올곧은 생을 살아왔다.

김 화백은 “나주시 초대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가 나주 금성관 일대를 중심으로 미술문화의 중심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시민들에게 힐링을 제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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