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펀드 투자 ‘헛발질’에 국민 전기요금 동난다
한전, 펀드 투자 ‘헛발질’에 국민 전기요금 동난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8.10.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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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좋은 ‘전력신산업펀드’에 운용보수만 101억원 지급
한전 전직 간부 ‘재취업용’으로 펀드 운용 의구심

한국전력공사가 전력산업 활성화와 에너지 회사를 발굴하기 위해 이른바 '전력 신산업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으나 당초 목적과는 달리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면서 국민들이 낸 전기료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공사 전경
한국전력공사 전경

특히 펀드운용사는 한전으로부터 5천억 원 규모의 돈을 투자받아 투자실적은 커녕 한전의 전직 고위간부를 재취업 시킨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결국 한전이 국가전력산업 육성에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어기구(충남 당진)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력 신산업펀드 투자현황 및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5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 뒤 이를 펀드운용사에 투자를 했으냐 2016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직접 투자한 금액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같은 기간 상위펀드 운용사인 주)'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에 운용보수로 101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58억원, 올해 43억원 등 모두 101억 원에 달한다.

말하자면 한전은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창업과 기술개발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펀드운용사에 자그만치 5천억 여원이 넘는 투자를 했으나 투자처를 발굴하지 못하면서 투자실적이 전혀 없는 펀드운용사에 고액의 운용보수만를 챙겨주고 있다는 얘기다. 

설상가상으로 펀드운용사에는 한전의 전 고위직 간부들이 임원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나 그 임원을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한 것이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펀드 운용은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을 통해 상위펀드가 직접투자를 수행하고, 하위펀드는 3개의 민간 위탁사가 전담하는 간접투자방식이다.
하지만 10월 현재 전력 신산업펀드의 투자실적은 총 5천12억원의 펀드조성금 중 상위펀드의 직접투자 실적은 전무한 반면 하위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금은 고작 150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전은 상위펀드 운용사에 대한 운용보수로 연 1.1575%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유사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가 받는 운용보수 0.3%~1.0%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지적이다.

전직 한전 출신 A 모씨는 “펀드투자를 통해 전력과 에너지 산업을 발굴하고 여기로부터 나온 수익률을 얻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것도 모자라 운용보수에 1백 억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국가 전력요금의 낭비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어 의원은 "전력 신산업펀드의 상위펀드 운용사인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에는 전직 한전 고위직 출신 퇴직간부가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어 낙하산 논란도 나온다"며 "적절한 펀드 운용보수 산정 등 전력 신산업펀드 운영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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