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에 ‘퇴짜’ 맞은 강기정의 긴급기자회견
양향자에 ‘퇴짜’ 맞은 강기정의 긴급기자회견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8.04.16 07:16
  • 댓글 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전협의 없어 무산되자 민형배‧최영호 사무실 방문...동참 ‘NO'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여성이 싫다하고, 마다하던 일에 자꾸만 ‘끼어달라’고 동참을 강요하면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을 추근대다 보면 그 여성이 마음먹기에 따라 역겹게 느낄 땐 Me Too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강기정, 양향자, 이용섭 예비후보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강기정, 양향자, 이용섭 예비후보

서로 합의한 사실조차 없는데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면 속이는 꼴이 된다. 집요하게 따라다녔다고 느껴지면 스토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치판에 적과 동지가 영원하지 않기에 그렇게 까지 비약할 수 없겠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려고 그러느냐고 반문하겠지만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판에서 그런 일이 실제로 불거졌다.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방송토론회가 있기 하루 전, 하필이면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져 광주하늘이 뿌옇게 흐렸던 15일, 정치판에서 있어서는, 있어서도 안 될 사건이 벌어졌다.

강기정 예비후보는 양향자 예비후보와 사전 조율도 없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없이, 그것도 일방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시민을, 기자를 우롱했다.
헤프닝이라고 치부하기엔 정치, 사회적 신뢰에 금이 가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백 스토리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짚어보고자 한다.

광주시장 후보로 나선 형배와 영호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 힘을 합쳐야 산다고 생각했다. 구청장으로선 힘이 부치니까 하나로 뭉치자고 하면서 같은 대학 동시대 운동권 출신의 국회의원을 끌어들인다. 이에 기다리기라도 한 듯 기정이가 승선한다.

세 후보는 복사꽃이 피는 어느 날 도원결의에 나선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 키즈’로 불리는 향자에게 손을 내민다. 하지만 그녀는 “싫어” “난 내 길 갈거야”라며 손사래 친다.

그러자 세 후보는 광주시청이 바라다 보이는 무각사 절에서 맏형인 장현에게 하나로 뭉치자고 읍소한다.
경선 시간에 쫓겨 곧바로 여론조사에 들어가야 하니 결단을 내리라고 재촉한다. 핵심 참모가 모인 회의 끝에 불참을 통보한다.

아쉬움을 달래며 세 후보는 여론조사 끝에 기정이를 선수로 내세운다. 그러던 중 권력 주체가 ‘시민’인지, 아니면 ‘3인’인지 개념정리가 제대로 안된 ‘시민공동정부’를 선언한다.
셋이서 하나가 됐고, 시너지 효과를 나타나고 있으니 18일부터 치러지는 민주당 여론조사에서 1위로 통과할 것임을 스스로 예단하는 홍보에 나섰다.

극적 반전이냐, 아니면 대세론이냐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런 형국에서 15일 느닷없는 문자메시지가 날아든다. [강기정,양향자 긴급기자회견]이라는 제목으로 말이다.
오후 2시40분 양향자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실시하오니 많은 관심과 취재 부탁드린다는 말까지 곁들었다.

강기정 후보가 양향자 후보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취소된 긴급기자회견 내용
▲강기정 후보가 양향자 후보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취소된
긴급기자회견 내용

신문‧방송 기자들이 달려갔으나 양향자 후보 측은 기자회견을 누가 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사실인즉 강 후보가 양 후보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시간 여쯤 지났을 까, [취재안내] 강기정 경선대책위 이름으로 기자회견이 5시로 변경됐다는 통보의 메시지가 날라든다. ‘이용섭 후보 수사 중인 불법 유출된 권리당원 명부로 또 문자 발송’이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이었다. 장소는 적혀있지 않았다.

이런 상황 하에 16일 오전으로 예정된 광주시장후보 방송토론회 준비를 하던 양 후보 사무실에 광주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여론조사에서 떨어진 전직 민-최 전직 구청장 두 사람이 갑자기 나타난다.
두 사람은 40여분을 기다린 끝에, 말하자면 강기정의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 토론회 준비를 마친 양 후보와 만난다.

세 사람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양 후보는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용섭 후보에 대한 폭로 기자회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런 뒤 별도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러한 밀당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이용섭 후보 경선대책위는 [긴급 기자회견]을 5시30분에 하겠다는 문자를 날린다.

이 후보 측은 “일반시민과 당원활동가들이 제공한 지인 명단을 꾸준히 취합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뒤 보냈기에 아무런 법적문제가 없는데도 사사건건 흠집내기만 하느냐”고 맞섰다.

앞서 강 후보 측은 “이 후보가 이미 불법유출로 판명된 당원명부를 또 보내는 것은 정당의 공정경선을 해치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어떤 형태로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3시간 사이에 벌어진 강-이 후보의 대립을 지켜보면서 만에 하나 양 후보가 후보단일화에 동참했더라면 컷오프에 통과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양 후보가 이제 갓 정치에 입문해서 정치적 기반이 그렇지 않아도 단단한 세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이겨내기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양 후보는 지지율 1위인 이용섭과 강기정을 싸잡아 비난하는 이른바, ‘양비론’적 입장을 취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나아갔다. 컷오프 통과를 놓고 볼 때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강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이룬 만큼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경쟁에 나서야 했다. 양 후보에게 이용섭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마타도어에 동참하라고 또 다시, 그것도 민형배와 최영호를 시켜 사무실로 찿아가 정치적 요구를 하는 것은 무례한 처사가 아닐런가 싶다.

후보 단일화도 모자라 이용섭을 이기기 위해 양 후보와 사전협의 없이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적 행태는 조바심과 조급함, 그리고 정치적 열세의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whtjdals 2018-04-24 10:33:49
    광주시장 선거을 혼탁하게 한 강,민,최 3인은 광주를 떠나라~

    광주시민 2018-04-17 08:58:31
    이런것도 언론사라고...ㅉㅉ
    이런거 퍼대는 이용섭 캠프 수준도 알만하다

    광주인 2018-04-16 20:51:21
    시민의소리? 야이 느자구없는것들아. 웃기지도 않다. 가짢은 것들. 에라이 챙피한줄 알라. 어디서 광주사람이라 말하지마라. 죽여버리고 싶을지 모르니...

    소리꾼 2018-04-16 10:19:47
    중앙당에 이용섭후보 사퇴해라고
    보내지 말고 강기정이가 사퇴하라
    강기정문자 받고 있는 나도
    가만이 있구만
    맨날 깔거 없으니카 쓸데없는것만
    까는구나

    소리꾼 2018-04-16 10:16:13
    잔머리 쓰느라 고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