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전남, 3월 나무에 ‘히어리’
숲 속의 전남, 3월 나무에 ‘히어리’
  • 윤용기 기자
  • 승인 2018.02.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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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중심으로 전남지역 집중 분포…관상수․밀원수 가치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며 지리산 이남에서 자생하는 히어리 나무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며 지리산 이남에서 자생하는 히어리 나무

전라남도는 ‘숲 속의 전남’ 만들기 2018년 3월의 나무로 히어리를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히어리는 조록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전남지역 산지에 집중 분포하고 산기슭 비탈진 곳의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생한다. 높이 1~2m로 자라는 키작은 나무로 중부지방에서도 가끔 발견된다.

1924년 일본인 학자 우에키 호미키 박사가 송광사 근처에서 처음 발견, 꽃잎이 벌집의 밀랍처럼 생겼다 해 ‘송광납판화’로 불렸으나, 1996년 이창복 박사가 원산지인 순천지역 방언에 따라 ‘히어리’라 바꿔 학계에 발표하면서 이름이 히어리가 됐다.

순천지역에서 이 꽃을 ‘히어리’라 했던 것은 이 지역에서는 귀한 나무가 아니라 십오리마다 흔하게 볼 수 있다는데서 비롯됐다는 설, 이른 봄 연한 노란색 꽃이 햇빛에 반사될 때 하얗게 빛이 나서 우리말 ‘희다’에서 변형됐다는 설, 입춘 절기인 구정 즈음에 꽃이 피므로 한 해를 연다는 의미의 ‘해여리’가 점차 히어리로 발음이 변했다는 설 등이 있다.

히어리는 처음 발견 당시 조계산과 지리산, 백운산 등 자생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귀한 나무였고, 개체수가 적어 멸종 위기에 처해 1998년 환경부 야생동식물 2급 보호종으로 관리됐으나, 지속적인 발견에 따른 충분한 개체수가 확인됨에 따라 2012년 해제됐다. 최근에는 대량 증식에 성공해 공원 조경수 등으로 많이 심어지고 있다.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나무로 이른 봄에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알리고, 꽃과 단풍이 아름답기 때문에 공원이나 정원수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여러 개를 모아 함께 심으면 이른 봄에 이삭처럼 피는 노란 꽃과 가을의 황금색 단풍이 아름다워 보통의 정원수와 다른 신선함을 준다.

히어리는 관상적 가치가 아주 뛰어나다는 것 말고는 아직 특별한 용도가 개발되지 않고 있으나 약리작용으로는 항산화, 전립선 암세포의 증식 억제, 간세포 보호작용 등이 보고됐다. 한방에서는 뿌리껍질 말린 것을 달여 열과 붓기를 내리고 구역질을 멎게 하는데 쓰인다.

또한 이른 봄에 개화하는 밀원식물로서 최근 환경오염에 강한 수종으로 알려져 앞으로 확산이 기대되는 수종이다.

봉진문 전라남도 산림산업과장은 “전남이 원산지인 히어리는 단순한 관상용이 아니라 유전공학의 중요한 자원”이라며 “봄꽃 중 대표적인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정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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