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역사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
"광주에 역사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12.19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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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역사문화박물관 조성을 위한 시민포럼 열려
광주공원, 사직공원, 광주시민회관 등 공유재산 활용한 건립 제안

“150만 대도시 광주에 도시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광주를 상징하는 광주역사박물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건립 추진을 위해 ‘광주역사문화박물관조성을 위한 시민포럼’이 19일 남구 사직동에 위치한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에서 열렸다.

먼저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천득염 전남대 교수는 ‘광주공유재산을 광주역사박물관으로’라는 주제로 광주역사박물관의 역할과 방향, 조성장소 등에 대해 발표했다.

역사박물관·역사공원 건립 서둘러야한다

천 교수는 “호남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과거로부터 근·현대까지의 통시적 역사 자료수집과 관리, 연구, 전시 등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에 역사문화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단적으로 수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사회가 변화하고 복지를 비롯해 많은 재화가 다른 곳으로 분포되며 기회를 잃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서둘러서 역사박물관이나 역사공원을 건립해야 한다”며 “넓은 역사공원, 그 안의 역사박물관을 건립할 장소가 없지 않다. 광주공원, 사직공원 등을 비롯해 광주시 공유공간인 빈 터, 빈 건물들이 많이 있다”고 제안했다.

광주역사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역할

천 교수는 “우선 박물관에 가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 옛날처럼 벽에 전시하고 그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첨단정보산업과 문화(ICT)와 결합하여 어느 공간에 가면 100년 전 광주사람이 되고, 1000년 전 광주사람이 되기도 하는 등 현대적 문화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광주인의 자존심, 호남인의 자긍심 제고와 역사교육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하여 국제화 기반을 조성하고, 7대문화권 조성의 하나인 교육문화권으로서 역할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천 교수는 ▲건물의 내외가 어우러지는 격조 높은 문화 공간 ▲호남의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꿈꾸는 박물관 ▲책이 아닌 조형물로 이해되는 역사공원 ▲박물관 외부에 ‘역사문화공원’이나 ‘역사문화테마파크’ 조성 등을 주장했다.

‘역사박물관설립준비위원회’, 공식적 기구로 출범하자

천 교수는 박물관 설립 기본구상에 대해 “공간적, 시간적, 내용적 범위를 구체적으로 조사하여야 할 것이며, 특히 내용적 범위에서는 건립 필요성과 타당성 제시, 건립후보지 선정 및 입지여건 분석, 건립 기본계획 수립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준비와 실행단계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역사박물관설립준비위원회’를 공식적인 기구로 출범하여 연구자를 모으고 행정적인 지원을 받아 시의회와 함께 관련조례를 제정하여 체계적으로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영집 지역미래연구원장은 “문화전당연계와 도심접근성이 양호하고 역사와 전통이 어우러진 사직공원 일대를 광주역사문화공간의 대상지로 추진되어야 한다”면서 “시민사회단체와 광주광역시, 남구가 공동의 토론과 합의 그리고 조성위원회와 같은 추진주체 구성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수 광주매일신문 상무이사는 “정작 실행에 들어가면 많은 선결과제들이 도출될 것이다. 하지만 건립의 당위성과 중요성, 그리고 필요성을 갖고 있는 역사문화박물관이 이왕 추진된다면 시민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동헌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현재 리모델링 공사 후 사용효율이 떨어져 방치하다시피 하고있는 광주시민회관을 광주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광주의 역사적 현장을 함께 지켜봐왔던 공간이고, 광주공원과 함께하고 있으며, 아시아문화전당과도 지근거리에 있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광주시의 공유재산 중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는 공간들이 많이 있다. 공유재산의 빈 공간에 대한 정보를 시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광주광역시 홈페이지에 공개해주면 좋겠다”며 “건출물에 대한 공유재산 정보도 공개한다면 공유재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엄수경 광주전남문화유산연대 공동대표는 “기존 장소를 활용하는 부분과 새로운 부지를 선정하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광주역사박물관이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이다”면서 “수익사업보다는 담겨질 인문학적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먼저 일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동찬 광주광역시의회 의원은 “역사박물관은 조성과정에서 공간 확보와 박물관의 성격 규정문제 등을 놓고 다소간의 이견과 어려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말한 뒤, “하지만 지역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지역민의 삶을 전시하고, 체험·향유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역발전의 핵심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역사박물관 조성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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