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소망
내 작은 소망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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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저의 어린시절을 돌아보면 저에게는 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의미 없이 보냈죠. 학교갔다, 집에 갔다, 숙제하고, 놀고, 시험이 다가오면 시험공부하고.... 빨리 어른이 되자. 어른만 되면 이 지긋지긋한 공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 뭔가 재미있는 일, 멋진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나이 서른이 된 지금, 돌아본 그때가 너무 아까워요. 더 많이 놀지 못한 것, 더 많은 친구를 사귀지 못한 것, 더 많이 공부 못한 것...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것은, 그 젊고 어린시절에 미래에 대한 꿈이 없었다는 거예요. '꿈','희망' 이런 단어가 그리 소중한지 그땐 몰랐어요. 내가 꿈을 가질 수 있었다면 내 인생은 지금보다 더 풍요로웠겠죠.

이렇게 부족한 제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어요. 아이를 보면서 생각했답니다. 이 애들이 나처럼 자라게 해서는 안되겠다고... 곰곰 생각해보면 학교라는 곳에 들어가면서부터 제 인생이 삭막해졌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즐거웠어요. 떠올릴 추억도 있고... 봄이면 아카시 꽃 따먹고, 삐삐 캐먹고, 민들레 가지 먹었구요. 여름이면 바다에서 조개 잡고, 게도 잡고,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군인아저씨들이랑 놀았구요.

가을이면 마당에 누워 높고 푸른 하늘을 쳐다보며 저 구름을 우리 집 앞마당에 끌어내려 폴짝폴짝 뛰고 싶다는 생각하고,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서 뛰어 놀고, 짚에 올라가 뒹굴구요. 겨울이면 언 개울에서 스케이트, 팽이치기, 연날리기하며 정말 실컷 놀았었죠.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모든게 다 깨진거죠.

제 아이들이 저의 전철을 밟게 하고 싶지 않아요. 학교라는 형식에 갇혀, 공부라는 틀에 묶여, 경쟁해야하는, 그래서 이웃도 돌보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지도 않으면서 나만 생각한다는 것. 그렇게 삭막하게 산다는 것에서 벗어나 풍요로웠으면 해요. 경제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불행하게도 현 교육체제를 따르면 이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을테지요.

그래서 생각한게 홈 스쿨링과 대안학교 등의 대안교육이예요. 열린 교육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하기 바래요. 그래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 진정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길 바랍니다. 어린시절에 실컷 놀고, 행복한 꿈을 꾸기 바랍니다. 그래서 대학에 어떻게 가느냐구요? 안가도 되죠. 뭐 필요하면 가는거구요.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인생이 부와 명예는 없을 지라도 풍요로왔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넉넉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교육운동에 적극 앞장 설 겁니다. 저처럼 아쉬워하고 후회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너무도 작지만 큰 저의 소망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생각만 해도 기쁜 일입니다. 난생 처음, 제 삶에 '꿈'이 생겼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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