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실리' 다 잃었다
'명분 실리' 다 잃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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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들이 명분과 실리 모두를 놓쳤다", "6월 지방선거와 2005년 국회의원 선거까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6일 광주에서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결과를 놓고 각 지구당 관계자들이 내린 평가다.


그러나 '노무현 압승, 한화갑 몰락'을 두고 이 지역 민주당 정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조용한 반란'에 대한 위기감속에서도 '개혁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정체성 확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한 당원들의 승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위기감은 지구당 위원장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개인적인 인연이나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며 특정후보 지지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특히 노골적인 줄서기 및 특정후보지지 강요는 지역민들의 반감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따라서 광주민심이 이번 지방선거와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심과 거꾸로 가는 위원장들은 이제 광주에서 설곳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


한 지구당 청년 간부는 "경선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대권 짝짓기와 이에 따른 지구당 당원들의 줄세우기 강요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위원장들의 줄세우기가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바뀌지 않을 경우 밑으로부터의 반발과 함께 민심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즉 '오더 내리기' '특정 후보 지지'는 더 이상 민주당 지구당안에서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과정도 '완전 개방형'으로 가지 않을 경우 '지구당내 반발'을 부르며 '권력누수'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광주경선 이후 각 지구당 반응과 분석은 제각각 다르나 '대격변 예고"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한화갑 고문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방했던 북을 지구당은 "김태홍 의원이 개인적으로는 많은 고민 끝에 한 고문을 지지 했겠지만 결과는 참패로 끝났다"며 "일부 젊은 당원들은 김위원장의 의중과 상관없이 노 고문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또 이번 결과에 대해 "민주당 대의원들이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 승리였다"며 많은 대의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광산지구당은 경선전부터 확고한 한고문 지지로 분류 됐으나 역시 일부의 반란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명분 실리' 다 잃은 광주지역 국회의원
지구당 당원 민심과 다른 행보에 '경고'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반란재연' 가능
지구당내 민주주의 운영 시급 도입 교훈


경선결과 직후 지구당 한 핵심 간부는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무소신을 잘 보여준 선거였다"며 "그래도 광산은 소신껏 한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간부는 "전갑길 위원장은 경선 전부터 한후보와의 정치적인 인간관계 등을 고려,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 해왔다"며


"지지와 중립을 표방했던 다른 지구당이 아예 선거인단 관리를 엉망으로 한 것도 참패의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지난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로서 노 고문 지지입장"을 밝힌바가 있어 지지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구지구당은 일부 대의원 및 당원들간에 지지후보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들 선거인단은 지구당에 들러 "원래 약속대로 찍지 않았다", "말로만 한후보를 지지했지 노고문을 찍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한길을 가야한다"며 한후보 패배를 놓고 서로간에 책임전가하는 분위기가 엿보이고 있다. 남구 지구당은 한후보 지지표를 의식해 김중권 후보 운동을 조직적으로 펼쳤었다. 그러나 경선결과로 인한 강의원의 진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동구지구당은 이인제 지지와 한 고문지지 중립으로 오락가락 하다가 결국 어느 진영으로부터도 신임을 받지 못하게 됐다. 한 고문 지지측에서는 특정간부의 성향과 경력을 이유로 이후보 운동을 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으나 이후보 진영에서는 원래 지지였다가 경선 1주일 전에 한 고문 으로 돌아 섰다며 섭섭함을 내비쳤다.


북갑 지구당도 이 후보지지였으나 어느 진영으로부터도 제대로 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핵심 지구당 간부가 이후보 지지 운동을 한 것은 사실이나 박의원 스스로 오더를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후보지지 표의 상당수가 북갑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평가다 우세, 경선 과정에서의 이- 노 지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구지구당은 몇몇 실세간부들이 제각각 특정후보지지 운동을 펼쳐 '안전판 보험'을 들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의외로 정 위원장의 정동영지지가 오히려 노고문 지지를 부채질 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 고문 지지진영으로부터는 노골적인 반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제 광주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한 고문에 대해 당권도전으로 광주에서의 참패만회를 시도 할 것이나 과연 민주당 밑바닥 정서가 그대로 따라 줄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며 그 근거로 "한 고문에 대해 단순한 대선 후보로서 심판 뿐만 아니라 민주당 리더로서의 평가도 동시에 던졌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번 결과를 놓고 한 40대 초반의 지구당 관계자는 "이제 지구당운영도 위원장 중심의 운영에서 탈피, 당내 민주주의를 이뤄가야 한다"며 "폐쇄적인 지구당 운영은 당원 및 지역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간부는 "이번 경선결과는 위원장들이 당내에서 몇몇 인물들에게 선을 대고 있는 줄서기 정치에 염증을 느낀 민심을 당원들이 그대로 전달 한 것"이라며 "지구당부터 개혁하지 않으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광주는 'DJ-포스트 DJ와의 질긴 인연'을 뒤로하고 급부상하는 '노풍'과 함께 이번 지방선거와 대선,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까지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어 이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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