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합시다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합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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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위원회가 생긴 후 7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학교운영위원회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는 학교운영위원회를 잘 알아야 민주주의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교운영위원회야말로 가장 작은 의회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에는 국회가 있고, 지방정부에는 지방의회가 있고, 교육청에는 교육위원회가 있다면 각급 학교에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있다. 사람들은 국회가 의결을 하고 정부가 집행한다는 것에는 익숙해져있지만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를 해야만 학교업무가 집행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아직 생소하다. 대부분 국민들의 인식이 아직 그런 수준이지만 학교운영위원회는 벌써 7년이나 운영되어왔다. 그래서 학교운영위원회를 둘러 싼 각종 사건은 그칠 줄을 모른다.

학교운영위원회는 대개는 5명에서 15명 내외로 학교구성원의 숫자에 비례하여 학부모 40%, 교장을 포함한 교사 40%, 지역주민 20% 비율로 구성된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생겨난 후 가장 마찰이 심한 것은 결국 교사운영위원과 학부모 운영위원간의 견해차이로 인한 갈등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은 교장과 학부모간의 갈등으로 압축된다. 교사운영위원들이 교장의 의지를 반영하여 대신 갈등의 주체로 나서고 있을 뿐이다. 왜 그렇게 교장과 학부모간에는 견해 차이가 심한 것일까. 그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생기고 난 후 가장 피해자는 학교장인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학교운영위원회 때문에 가장 권한이 줄어든 사람은 교장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학교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시를 받아 교장이 운영하여왔다. 그러나 대부분 상급 기관에서 결정되어 학교로 하달되었을 뿐 교장에게 주어진 권한은 학교집기나 비품을 구입하는 등의 사소한 것에 불과했다. 다만 학교의 최고 책임자라는 알량한 명예만 주어졌을 뿐이었다.

현재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학교 예결산 심의부터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의 코스와 식단의 점검, 방과후 특별활동 과목의 선정 및 교사 인선, 앨범과 교복의 선택 및 구입, 학교 급식업체 선정과 식단 점검 등 거의 모든 사항을 심의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 일에 다른 사람들이 간섭하거나 개입하는 것을 싫어한다. 학교의 운영도 학부모가 시시콜콜하게 따지고 물고 늘어지면 학교장이나 교사는 당연히 싫다. 하지만 학부모도 사랑하는 자녀들이 보다 나은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하여 간섭할 수밖에 없다. 학교운영위원회의 갈등 원인은 그것이다.

이제 3월이 되면 모든 학교에서 운영위원을 선출한다. 학부모운영위원은 학부모 총회에서 선출된다. 학교측에서는 자신들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들어줄 사람을 뽑기 위해 여러 가지 편법을 동원한다. 예를 들자면 담임선생님을 시켜서 얌전한 학부모를 찾아낸 후 학부모위원으로 추천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전체 학부모 총회가 아닌 학년별 모임이나 임원 모임 등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학부모는 개별화되어 조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학교의 의지대로 수용되기 마련이다. 그것이 현재 학교운영위원회 수준이다.

그렇지만 모든 학부모들이 올해는 다시 한번 학교운영위원회에 관심을 갖고 도전해보자. 왜냐하면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그것은 교육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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