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광주에서 광산구는 무엇인가?
광산구-광주에서 광산구는 무엇인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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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천 시대에서 영산강 시대로'

광주시 광산구의 구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광산구의 입장이기도 하다. 광주 서남부에 위치하며 전체면적의 44.5%를 차지하는 광산구의 입장에서는 광주시가 광주천 시대를 넘어 영산강을 중심으로 개발해야 발전의 여지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도시균형발전이라는 명분도 덧붙여진다.

사실 이는 광주시의 장기발전계획이기도하다. 광주시의 계획인구를 2005년 200만명, 2011년 220만명으로 설정하고 도시공간구조를 1도심 3부심(상무, 송정, 첨단) 5핵(백운, 우산, 하남, 금호,본촌), 6대 생활권(중앙, 상무, 백운, 첨단,소정, 하남)으로 설정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영산강 도시고속도로 구상도 사실상 이를 도시구조적 측면에서 뒷받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시에게 '영산강 시대'는 한때의 꿈에 불과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광산구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일지 모르지만 1도심 3부심 5핵이라는 공간구조는 조만간 축소·수정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이미 여러차례 지적된 바다. 특히 도시구조상 제시된 영산강 고속도로도 현재로서는 사장된 계획이다.

오히려 광주와 광산은 행정구역상, 비전계획상 한덩어리이면서도 실제로는 곳곳에서 대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역, 광주공항, 탄약고 등의 이전과 광산구의 광산군으로의 전환 등을 둘러싼 논란과 대립이 그것이다.

86년 직할시 승격되며 송정시 광산군 묶어 편입
시전체 면적 44.5%차지 불구 지역개발에선 소외
광주역 공항 이전, 광산군 전환 등 싸고 시 구 대립 계속

"광주시에게 광산구는 무엇인가" 근본물음 던져본다


광산군이 오늘날의 광산구가 된 것은 80년과 무관하지 않다. 광주시가 지난 86년 11월1일 직할시로 승격된 것은 사실 당시 정권이 영남에 대한 호남의 소외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선물'차원이었든, 광주·전남의 분열을 위한 정치적 '음모'에 의한 것이었든지 결과적으로 80년과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86년 당시 광주시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송정읍이 송정시로 승격됐고 88년 1월에는 송정시와 광산군을 묶어 광주직할시 광산구로 편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물론 광주시와 광산군 및 송정시가 느닷없이 통합된 것은 아니었다. 도시계획상 광주시와 광산군은 지난 76년부터 한덩어리로 묶여서 개발구상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은 상당부분 사장된 광주시의 장기발전계획은 이같은 구상의 연장선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광주과 광산의 대립은 장기발전계획대로 광주가 발전해 갈 수 있겠느냐는 '회의'에 다름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광산구의 광산군으로의 전환요구만 놓고 봐도 그렇다. 지난 99년 광산구는 의회에서 결의문 등을 통해 광산군으로 자치단체 종류가 변경될 경우 자치단체가 거둬들이는 세목이 현재 4개에서 9개로 늘어남에 따라 징수금이 3%에서 30%로 상향되어 연간 400억원의 자체 세입증대 효과가 있으며 농경지와 임야가 79%이상을 차지하는 도농복합지역의 특성을 감안하여 자치단체 종류를 광산군으로 변경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광주시는 당시 광산구는 10년이상 광역시라는 한덩어리 안에서 도시발전계획이 수립되어 추진돼 온데다 광역적으로 처리해야 할 도시적 행정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군으로의 전환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광산구는 88년 광역시 편입당시 이미 도시형태를 갖춘 송정시를 포함했고 이후 광역 도시로서의 첨단단지 등 대규모 택지개발 등에 따른 인구전입으로 당초 인구보다 13만 3천여명이나 크게 증가한 상태에서 자치구에서 군으로 변경할 경우 지방세수 및 교부세 수입의 증대효과는 기대되지만 시의 교부금 지원이 없어지고 행정수요가 대폭 증가되어 지역개발사업을 획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광산구 송병태 구청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공군비행장 이전, 광주역의 송정리역으로의 이전통합, 어등산개발 가시화 등을 3대 중점현안으로 제시했다. 여기서 어등산 개발은 고재유 시장의 공약사항이고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비행장과 광주역 만큼은 광주시가 대립하거나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송 청장은 영산강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광주시의 발전을 광주공항이 막고 있으며, 조화롭고 균형있는 도시발전과 변화하는 교통환경에 부응하기 위해 광주역을 송정리역으로 이전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광주시가 과연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반면 서구에 있는 탄약고는 이전 대안지로 거론되고 있는 광산구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도 광주시와 대립점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쯤되면 광산구는 광주시에게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법도 하다. 과연 함께가야 할 한덩어리인지인지 말이다. 또한 광산구가 광주시의 도시속 위성도시가 되고 있지 않은지도 되돌아보게 한다.

광주와 광산구의 벽은 시민들의 마음에서부터도 적지 않게 잔재해 있다. 송정리역에서 택시를 타면서 무심결에 "죄송합니다. 시내로 좀 갑시다"하는 것이 한 단면이 아닐까. 광주에서 광주가는데 뭐가 미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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