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월드컵 개장식 이모저모
광주 월드컵 개장식 이모저모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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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분위기속 8번 박수받은 대통령

13일 오후 6시35분께 김대중 대통령의 입장으로 시작된 광주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식은 다소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
문화행사에 이어 열려 관중석이 산만했고 그나마 대다수 관중들이 곧바로 진행될 국가대표팀과 크로아티아간의 축구경기에 관심이 쏠린 탓인지 기념식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
그러나 대부분 광주전남 지역민인 관중들은 김 대통령이 입장하자 큰 박수와 함성으로 맞이했고 김 대통령의 연설중에도 8번의 박수를 보내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
특히 김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2002년 한일월드컵과 대표팀의 빛나는 승리를 위해 파이팅 3창을 선창하자 관중들도 큰소리로 따라하기도.

정몽준 회장 "광주연고 프로축구팀 창단"

대통령까지 참석한 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식이 너무 간단하게 진행됐다는 평.
이날 기념식은 오주 광주시의회 의장의 개장선언, 고재유 광주시장의 식사,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축사, 김 대통령의 치사 순으로 약 15분만에 마친 것.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고 시장이 "월드컵을 계기로 문화광주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고 특히 정몽준 회장은 "앞으로 광주연고 프로축구팀을 창단하겠다"고 밝혀 눈길.

이산가족 된 붉은악마

축구협회와 광주시의 배려심 부족으로 붉은악마가 세 팀으로 갈라져 응원, 붉은악마의 최대 강점인 단합력이 뒷받침 되지 못해 아쉬움.
붉은악마는 경기의 분위기를 한층 돋구어주기 위해 보통 골대 뒤쪽에 지정좌석이 배치되나이번 광주 개장경기에선 축구협회와 광주시가 좌석표를 미리 시민들에게 팔아 붉은악마를 당황하게 만든 것.
붉은악마는 갑자기 생이별하는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경기장 곳곳에서 '대한민국! 승리한다'를 외치며 여전히 붉은 물결의 힘을 과시해 관중들이 환호.

잔디에서 나와 주세요

"문화시민 여러분, 잔디밭에서 나와주세요. 왜 이렇게 안나오십니까".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퇴장하자 관중석에 앉아있던 시민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잔디밭에서 기념촬영, 뒹구는 등 10여분간 아수라장.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이날까지 모두 8개의 월드컵경기장이 문을 열었으나 이같은 일은 처음 본다"며 아직도 경기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탓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오기도.


우린 점잖아서 파도타기도 안해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붉은 악마부터 시작된 4만 관중의 파도타기. 그러나 매번 파도타기가 끊기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다름아닌 일등석과 미디어석.
축구협회와 광주시 관계자들, 광주시의 초청을 받아 명당자리를 차지한 '귀빈'들은 시민들이 모두 일어나 환호하는 파도타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종일관 점잖은 모습.
일반석에 앉은 시민들은 "축구장에 왔으면 모두 함께 응원을 해야한다는 기본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월드컵을 치를지…" 걱정하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기도.


주차장 넓어 좋긴 한데, 좀 더 쉽게 찾을 순 없나..

"응? 거기가 어딘데. 그렇게 얘기하면 어떻게 찾아가니"

광주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찾기 위해 김현호씨(45. 서구 농성동)는 15분째 핸드폰을 붙잡은 채 주차장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무슨 표시가 있어야지. 밝은 대낮도 아니고. 밤중에 이 많은 차 들 속에서 내 차를 찾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네요."

13일 한국 대 크로아티아 간 축구평가전이 끝난 뒤 광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선 김씨처럼 타고 온 차를 찾기 위해 주차장 주변을 헤매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광주월드컵 경기장의 주차시설 규모는 모두 2849대. 이 중 관람객 주차장으로 경기장 정문쪽 A주차장은 267대, 경기장 후문쪽 B주차장엔 1076대의 차량이 동시 주차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특히 B주차장의 경우 워낙 넓은 공간이다보니 경기장관리사무소측에선 주경기장 기둥 등을 이용해 B1, B2 등의 표시를 해놨다.

하지만 처음 경기장을 찾는 이들이 이 표시를 눈여겨 보기란 쉽지 않다. 이와 함께 경기가 끝나는 밤시간대에 1천여대의 차량들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차를 찾으려면 여간한 공간감각을 가지지 않는 이상 몇분씩 헤매는 것을 각오할 일이다.

경기장 관리사무소측은 "건물기둥에 새겨놓은 표시나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차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개개인이 차를 세워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경기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주차장 중간에 조명탑을 세우거나 주차장 끝자락에 어떤 표시라도 하면 훨씬 찾기 쉬울텐데"라며 경기장측의 세심한 관심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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