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광주방문 시국기자회견문 전문
김 대통령 광주방문 시국기자회견문 전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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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 광주 방문에 따른 광주전남 지역인사 시국 기자회견문>

지난 98년 2월 국민의 정부 출범은 우리 국민에게 환희와 감격이었으며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꿈만 같았던 정권교체가 현실로 이루어짐으로써 50년 동안 쌓여온 국가적 적폐가 일소되고 조국의 통일과 민주주의 진전, 경제발전을 위한 나라의 기틀을 새롭게 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와 국민 모두는 커다란 기대를 가졌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권교체를 갈망해온 우리 광주전남 지역민 역시 국민의 정부 출범은 더없이 큰 감격과 기쁨이었습니다.

이러한 기대속에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국민성원을 바탕으로 국가대란이었던 IMF 관리체제를 신속하게 벗어나는 국가 위기 관리능력을 보여주었으며 대립과 반목으로 일관했던 남북관계를 6·15 정상회담 성사를 통해 평화와 통일의 새 장으로 전환시켜 민족사에 큰 족적을 남겼음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우리를 새롭게 돌아보지 않으면 안될 갖가지 난관에 부딪쳐 국가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했던 재벌개혁은 후퇴하고 언론개혁은 중단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사였던 정치개혁은 전혀 새로운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정쟁과 혼미를 거듭하면서 여전히 개혁의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역시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 발생한 외교문서 파동과 교육정책의 파행도 국가위기의 또 다른 징표입니다.

우리는 오늘 국민의 정부가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이 개혁정책의 일관성 부족과 민주적 국정운영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며 무엇보다 정권교체를 열망했던 민주개혁세력을 밑으로부터 결집하지 못해 국민의 기대가 좌절된 까닭이라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의 광주방문을 맞아 400만 광주전남 시도민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개혁에 대한 기대와 뜻을 모아 국정과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루빨리 성사시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정상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분단조국을 통일하는 것은 어느 시기, 어느 정권만의 치적이 아니라 전 민족의 역사적 소명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수구 반북·반공 이데올로기가 잔존해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의 새로운 출발에 대해 그 어떤 정권하에서도 보지 못했던 광범한 국민적 지지는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요구하는 국민적 의지의 표출이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둘째, 정치 및 선거관계법 개정을 통해 정치개혁을 완수하고 분권과 자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지방자치제도를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정치전체에 대한 혐오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질서 수립은 이제 필연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질서를 개혁하고 위기에 처한 지방자치 및 지방정치를 활성화해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세워 미래를 희망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구조개혁의 미명아래 자행되는 무분별한 국가기간산업의 해외매각과 민영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재벌의 소유지분상한선 완화 등 재벌개혁의 후퇴 또한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IMF 이후 확대되고 있는 빈부격차는 국가발전을 위한 전국민적 의지결집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갖가지 사회분열을 가속시켜 국가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나라경제의 어려움 탓으로 더 고달파지고 피폐해진 서민과 노동자들의 생활을 하루속히 안정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사회통합을 기초로 국가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형성할 재벌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고 민생안정과 부의 균등배분을 위한 경제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넷째, 정기간행물법을 개정하여 언론개혁을 촉진하고 제도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공공성이 생명인 언론이 사적이해의 도구로 전락하고 사회분열의 첨단에 서있는 현재의 언론상황이 개혁되지 않는 한 우리사회 민주화의 진전은 요원할 것입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손대지 못했던 언론개혁을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완수하는 것은 현 정부의 마땅한 책무입니다.

다섯째,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반대합니다. 우리사회의 진정한 전진과 화해는 역사적 과오에 대한 분명한 단절과 청산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박정희기념관 건립은 그동안 사회민주화와 나라발전에 헌신해온 자랑찬 우리사회의 민주적 정통성을 부인하는 퇴행입니다.

다음으로 지역현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합니다.

첫째, 전남 도청이전 사업을 놓고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간의 떠넘기식 행정이 계속되면서 행정력의 낭비가 초래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주민간 감정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급기야는 중앙 정치권에 대한 지역민의 불만과 불신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의 공동발전과 주민갈등 해소라는 차원에서 대통령의 중대결단을 촉구합니다.

둘째, 농산물 시장개방과 함께 정부가 내놓은 농업정책은 풍년농사를 지어놓고도 허탈감에 빠져있는 농민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국민의 정부하에서 농민들의 기대와 희망은 과거정부와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면서 좌절의 아픔을 여전히 겪고 있습니다. 민족의 생명줄인 농업·농민문제를 시장논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될 것이며 특히 쌀값문제에 대해 정부차원의 획기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합니다.

셋째, 광주도심지하철 건설로 인하여 광주시의 재정 채무는 눈덩이처럼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들의 조세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광주시를 재정파탄의 위기로 내몰고 있습니다. 21세기 새로운 세기를 맞아 도시경쟁력을 확보하고 도심교통문제를 해결하는데 사활적 관건인 광주지하철건설이 원만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국고지원 대폭 확대가 절실합니다.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경제기반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광주시가 지하철건설로 재정파탄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맞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합니다.

감내하기 힘든 구조조정 속에서도 국민의 한결같은 바램은 정부의 일관되고 강력한 개혁정책에 대한 기대와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가 때를 놓치고 실정을 거듭해 민심이 이반하는 현실에 우리는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 없습니다.

아직도 우리 국민은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조국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그 어떤 인류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간단없는 투쟁을 전개해온 민족이기에 지금이 비록 어렵고 힘들다 할지라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불굴의 저력이 국민의 가슴속에 살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온 국민의 성원과 바램속에서 출범했던 국민의 정부 출범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여야 모두의 정파적 이해를 초월해 오직 국정개혁만을 화두로 삼아 진정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정부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끝으로 집권여당의 총재직 사퇴가 다시 한번 국민적 개혁열기를 결집하여 과감하게 국정을 쇄신하고 보다 개혁적인 내각을 구성해 국가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2001년 11월 13일


김대중대통령 광주 방문에 따른 광주전남 시국 기자회견 참여자일동

강신석, 강성준, 기세문, 김 결, 문병란, 박광웅, 박심배, 배은심, 배종열, 서명원, 서한태, 송기숙, 안진오, 윤영규, 윤광장, 이광우, 이기홍, 이명한, 이방기, 이상식, 이홍길, 임동규, 임추섭, 장두석, 정구선, 정해숙, 조비오, 최태옥, 강민조, 강용재, 김병균, 김상윤, 김수복, 김용채, 김운기, 김정길, 김정자, 김종재, 김준태, 김희택, 문경식, 박경린, 박용섭, 박진설, 박형선, 박화강, 서창호, 성봉규, 성찬성, 송정민, 심경섭, 오수성, 오재일, 오제신, 위계룡, 윤장현, 윤한봉, 이 강, 이양현, 이종범, 이철우, 이학영, 정동기, 정병표, 정원실, 정찬용, 정철웅, 정향자, 조계선, 조국현, 지병문, 최연석, 최준식, 최 철, 한창진, 강구영, 고대호, 김강열, 김규탁, 김삼용, 김선출, 김성종, 김양래, 김영집, 김윤기, 김윤창, 김인주, 김재석, 김재홍, 김전승, 김종현, 김창훈, 김화자, 나기백, 문태용, 민형배, 박두규, 박석면, 박형중, 박효숙, 서정훈, 선대원, 송선태, 송재형, 신대운, 양강섭, 양철호, 오병윤, 위의환, 유한호, 윤영민, 윤영선, 이명자, 이민원, 이상걸, 이상석, 이선종, 이성길, 이세영, 이순노, 이윤정, 이영우, 이정식, 임낙평, 임동욱, 임병옥, 장미화, 장채열, 전병근, 전용호, 정근식, 정 담, 정용식, 정용화, 정찬영, 정채웅, 조양훈, 조진태, 홍범택, 황광우, 강기정, 김난희, 김영순, 김용진, 김은하, 김지원, 김태진, 김현성, 문희태, 손정수, 이상훈, 이재태, 장규호, 장연주, 장화동, 전진숙, 최강은, 최종은, 한경진, 허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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