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선거 고시관료·전문직 대거 꿈틀
내년선거 고시관료·전문직 대거 꿈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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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시출신 행정관료들과 대학 교수 등 전문직 그룹이 대거 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그룹의 진출은 지난 95년 첫 직선 지방자치단체장이 선출된 이후 7년만인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그동안 정당인맥이 대세를 이룬 단체장 입지자들의 주류를 비집고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행시출신 행정관료들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출마러시는 민선 2기를 거치면서 일반인 및 정치인 출신 단체장들이 수많은 부정비리에 연루되면서 상대적으로 행정경험이 풍부하면서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행정관료에 대한 기대가 저변으로 확산되는 등 지역민들의 자치의식 변화에서도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들 그룹이 인사고과에 의한 승진만으로는 마지막 사다리까지 오른 이른바 '성장의 한계'에 부닥치면서 선출직 단체장에 직접 도전하면서 돌파구를 열려는 현실적인 시도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선함으로
행정력으로
내년선거 고시관료.전문직 대거 꿈틀


이성웅교수,신일섭교수
광주에서는 김종식 광주 서구부청장(53)이 서구청장 출마 뜻을 굳히고 잰걸음을 하고 있다(본지 10월31일자 보도 참조). 김부청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여러 행보를 종합하면 사실상 민주당 공천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동명이인인 김종식 목포부시장(51)은 완도군수에 뜻을 두고 있다. 완도출신으로 완도·영암·신안부군수를 역임하면서 완도 장보고 축제, 영암 도자기, 신안 갯펄 등을 친환경적 관광상품으로 기획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부시장은 공직자 신분상 "출마한다 안한다 함부로 말 못한다"며 명확한 뜻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전문성을 가진 행정관료들이 자치단체장의 한 흐름을 형성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전남도에서는 이개호 자치행정국장(45)이 단체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국장은 "목포부시장 재직시 단체장 출마를 고려했지만 지금은 선거 주무국장이라 어렵고 4년 후를 내다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잠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국장은 적어도 두 군데 이상에서 단체장 출마 제의와 관련 이른바 '러브콜'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담양출신인 이국장은 광양·목포부시장, 전남도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이상호 전남도 공무원교육원장(48)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보성군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광주일고 고대법대출신으로 반부패국민연대 광주전남본부로부터 지난해 '2000 청백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원장은 "임명직 때 보성군수를 몇달 했지만, 자치단체장에는 별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며 "지방재정이 열악해 단체장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한정되는 제약 요건이 커 오히려 국정을 감시하는 일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해 단체장보다는 국회의원 쪽에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또 민선 직전 장흥군수를 역임한 백도선 장성부군수(56)의 장흥군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주변에서는 백부군수가 민주당 공천 탈락시, 무소속 출마도 가능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직군에서는 광주·전남지역 각 대학의 교수와 의사 등 5~6명이 시·구청장 및 군수 선거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행시 출신, 교수, 의사 등 잇단 도전
기존 정당인출신 주류 비집고 입지
새로운 자치그룹 형성할까 '주목'


광주에서는 신일섭 호남대교수(45·인문학부)가 광산구청장에 도전한다. 신교수는 그동안 출마여부를 저울질해 왔으나 최근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마키로 하고 세 규합에 나서고 있다. 전남대 출신으로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옥살이를 경험했고, 서울과 광주 등에서 YMCA활동도 했다.

광주 북구청장에는 국정자문위원(교육분과)인 김용억 성보의원 원장(48)이 뜻을 세우고 있다. 광주시교육위원을 역임했고 지난 5월부터 운암2동 주민자치위원장도 맡고 있다. 김원장은 "사회 리더그룹으로 인식되는 처지에 동네 자치위원장이란 직함이 초라하고 왜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민원과 행정을 빼고 모든 동네 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동네 주민 1,000여명이 참가한 '운암2동 한마당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현 김재균 북구청장과는 광주수창초등학교 동창이다.

전남에서는 이성웅 전남대교수(59·산업공학)가 광양시장 출마를 굳히고 활발하게 정당인들을 접촉하고 있다. 광양만권발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교수는 이달 안으로 민주당에 입당, 12월부터 '필드에 나가' 공천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교수는 "섬진강 하나를 두고 영호남으로 나뉘어 소모적인 지역감정 대립상이 그치지 않고 있다"며 인근 지역을 통합하는 '잠정 광양만권 광역시'를 지역개발 정책대안으로 다듬고 있다. 광양출신으로 광양진상고와 전남대를 나왔다. 광양 정철기 민주당 의원과의 교감여부가 관심거리다.

목포에서는 김정민 목포대교수(49·지역개발)가 일찌감치 목포시장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바닥 다지기에 나섰다(본지 10월8일자 보도 참조). 지난 98년 6·4지방선거에 이은 두번째 도전이다. 김교수는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 권이담 현 목포시장에 3,000여표 차이로 석패했다.

이밖에 지난 4·13총선 등을 비롯해 영광·함평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장현 교수(호남대 사회복지학)가 방향을 선회, 내년 영광군수 선거전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행시출신 관료와 전문직그룹 외에도 현직 공직자들의 입지도 가시화되고 있다. 박재순 전남도기획관리실장(57)이 보성군수에 뜻을 두고 있다. 박실장은 지난 9월 창립한 회원 60여명의 도청불자회 초대회장을 맡고 있고 출마설에 대해서도 부인을 하지 않고 있다.

조보훈 전남도 부지사(55)는 순천시장 출마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방민원 전남도직소민원실장 역시 이곳 출마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전남도에서 서울로 파견나간 진종근 2010년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 사무처 국제1팀장(53)의 고흥군수 출마가 거론되고 있고, 박현호 곡성부군수의 완도군수 출마설은 본인이 "전혀 뜻이 없다. 공직을 마무리한 그 이후라면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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