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들러리' 의혹 북한김치공장 과연 될까
방북 '들러리' 의혹 북한김치공장 과연 될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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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갖가지 논란 속에 방북한 고재유 광주시장의 성과물인 북한김치가 우여곡절 끝에 광주에 온 가운데 또다른 성과물중 하나로 제시됐던 북한김치공장 설립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인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김치공장 설립은 현재까지 몇차례 협상만 진행되고 있을뿐 진척된 것이 없어 실현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김치공장은 애초부터 현실 가능성이 많지 않았으며 막상 김치공장을 가동하더라도 수익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


방북 '들러리' 섰다 어쩔수 없이 합의 의혹
협상과정 가능성.수익성 측면 현실성 의문
광주시관계자 "민간차원..."한자락 물러서


북한김치공장 설립은 지난 3월17일부터 3박4일동안 방북한 고재유 시장과 오주 시의회 의장에 이어 22일부터 5박6일동안 방북한 김대기 광주시 건설협회장 등 기업인들이 북한측과 합의했다고 밝힌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7일에는 오 주 의장과 임우진 시 기획관리실장, 김대기 회장, 임광택 진흥건설 사장, 기영호 내고향식품 사장 등 실무진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측과 실무협의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방북기업인들은 금호산업(대표이사 이서형)을 끌어들여 컨소시엄형태의 회사법인으로 서광실업을 설립하고, 북한측과 실무협상을 계속했다. 서광실업은 금호가 30%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이며 오주 의장이 '방북인사'라는 이유 등으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어 서광실업은 지난 7월3일에는 이승기 삼능건설 회장 등이 베이징에서 북측과 실무협상을 벌이며 김치공장 설립 입지와 투자규모, 재정 및 경영계획 등 협력방안에 양측이 의견접근을 보고 합의서에 서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합의서는 나오지 않았고 김치공장과 관련 아직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처음 기업인들의 방북을 주선했던 광주시와 서광실업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기업인들이 광주시의 방북에 들러리를 섰다가 어쩔 수 없이 김치공장을 설립하기로 합의했으나 막상 실무협상과정에서 가능성과 수익성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지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광주시 관계자는 "이제 김치공장 사업은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고 오주 의장도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방북한 인연으로 맡은 명예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오 의장은 "남북교류사업은 통일사업이라는 생각으로 인내심과 사명감을 갖고 추진해야 하며 언론에서도 그런 측면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내고향식품 기영호 사장도 "평양인근 남포에 10억원규모의 공장을 설립하기로 대략적인 합의를 봤고 북한의 노동력과 현지에서 생산된 재료를 통해 김치를 생산할 경우 원가절감효과가 있기 때문에 물류비용만 절감할 수 있다면 승산있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기 사장은 "다만 공장규모와 사업추진과정에서 북한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측에서도 투자금이 아직 마련되지 못한 점 등이 아쉽다"고 말했다.

금호에서 파견돼 서광실업 실무를 맡고 있는 문정곤 과장은 "지난 3월 방북과정서 의향서만 교환한 상태고 그동안 사업성을 검토 등 계약서 작성 등 실질적인 문제를 협의해왔다"며 "아직 공장설립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며 사업의 필요성과 공장설립 비용에 대한 협약서를 협상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문 과장은 이어 "북한 김치공장은 원가절감을 통한 이윤 극대화 여부가 관건이며 컨소시엄에 참가하고 있는 건설업체의 북한진출은 더 두고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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