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라 그러면 팔린다? - 워드존 선정적 간판
벗겨라 그러면 팔린다? - 워드존 선정적 간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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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여성이 글자와 북으로 중요한 부분을 가린 채 나체의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다면 성인영화 포스터, 나이트클럽 포스터 등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는 이 광고물은 다름아닌 패션몰 '워드존' 선전용이다.

"요즘 톡톡 튀는 젊은이들은 과감히 벗을 줄도 안다"는 뜻을 전하고 싶어 여성의 나체를 소재로 선택했다는 워드존. "극장 포스터나 차량에 꽂아놓는 광고물은 이것보다 더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괜찮다"는 광주시의 현명한(?) 판단 덕분에 이 광고물은 한달 이상 광주 시내 한 가운데서 미관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워드존은 "서울 지역에서는 그것보다 더한 모습도 젊은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며 이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벗는 것도 자유로울만큼 개성은 살아나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같은 개성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워드존이라고 알리는 것이 이 광고물을 통해 노리는 효과다.

때문에 이 광고물을 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따갑다. "장사도 좋지만 청소년들이 많이 오가는 광주 도심 한가운데 왜 하필 이런 광고물이냐"며 선정성을 이용하려는 장삿속을 비난했다. '정의시민'이라고 밝힌 시민은 청소년보호위원회, 시청 홈페이지 등에 사진과 함께 비판글을 올리기도 했으며, 한 여성시민단체는 "자식 있는 부모로서 그냥 놔 둘 수 없다"는 판단에 이 광고물을 청소년 유해물로 규정, 광주시 체육청소년과에 시정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는 "엄격히 따지면 청소년 보호법에 위촉되지 않지만 학부모들의 심정을 이해하기 때문에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며 8일까지 광고물을 철거할 것을 명령했고 워드존은 이를 받아들여 다른 광고물로 교체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 시정조치는 '학부모들의 항의'에 따른 것일 뿐, 결코 도시의 미관이나 학생회관(워드존 옆 위치)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워드존과 광주시는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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