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혼탁..정치권 닮은 꼴-교육감선거 열흘앞
과열.혼탁..정치권 닮은 꼴-교육감선거 열흘앞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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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교육감선거가 열흘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5일 치러질 교육감선거는 당초 7명의 입지자가운데 3명이 출마포기를 선언, 결국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미래의 학교교육에 헌신할 책임자를 뽑는 교육감선거는 그러나 후보들의 사전 선거운동과 상대후보 비방 등 정치권의 선거못지않은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현재 출마가 유력시되는 입지자는 고진형 교육위원과 김장환 전 교육국장, 김형식 전 순천교육장, 그리고 현 정영진 교육감 등 4명.

출마가 예상되던 서규열 화순교육장과 조춘기 전 전남교육과학연구원장은 지난 11일 출마포기를 공식 선언했고 정찬종 곡성교육장도 지난 3일 사퇴의
사를 밝힌바 있다.

왼쪽부터 김형식.정영진후보
입지자 7명중 3명 출마포기 '4파전 예상'


입지자들은 저마다 전남교육개혁의 기수를 자임하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내세우고 있다.

고진형 교육위원(52)은 전교조 전남지부장을 역임했고 2, 3대 교육위원으로서 지난 해 교육감보궐선거에서 1위를 하고도 결선에서 석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다가오는 지식 정보화사회에 적응하는 실력인재를 길러내기위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김장환 전 교육국장(64)은 재직때 스승찾아주기 창구를 개설,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되는계기를 마련했고 전남외국어고교를 설립, 초대교장으로 부임하는 등 다양한 교육 현장경험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주입식 교육방식에서 탈피, 다양한 특성화교육으로 전환하고 인성·정보화교육과 실업고 활성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욕을 다지고 있다.

김형식 전 순천교육장(64)은 후보들중 가장 행정경력이 풍부하고, 특히 참모가 아닌 교육기관의 리더로서의 경험이 많으며 예상후보들중 유일하게 선관위로부터 어떤 지적도 받지 않는 깨끗한 선거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권위적이고 낭비적인 교육행정조직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과 공정한 인사를 다짐하고 있다.

정영진 현 교육감(62)은 초등과 대학에 근무하고 전남교련회장과 교육위원,교육감 등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역점사업으로 농어촌교육 활성화와 실업계고의 지역 특성화고교로의 개편, 초등교사 수급문제해소에 두고 있다.

그러나 전남교육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입지자들은 저마다 교육개혁의 공약과 포부를 다짐하고 있지만 물밑에서 벌어지는 선거양상은 이미 정치권의 구태를 답습해가고 있다.

현장.행정경험 내세워 '교육개혁'자임불구
사전선거운동.비방유인물 유포 등 불법 기승


공정하고 모범적이어야 할 교육감선거가 오히려 학연과 지연 등에 얽매인 채 상당한 자금이 소요되는 선거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도대체 특정 고교의 인맥이 아니면 후보를 알릴 수 있는 기회조차 부족한 선거"라고 토로했다.

출마를 포기한 서 교육장은 소감에서 "작금의 선거문화에 적응하는데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고 조 전 원장도 "교육감선거만은 다른 선거와 달리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의 본이 되기 때문에 가장 떳떳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것으로 믿었으나 갖가지 불미스런 사전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막대한 자금과 조직을 동원하지 않으면 당선될 수 없다는 주위 충고에 따라 출마의 뜻을 포기한다"고 밝히는 등 선거양상을 짐작케하고 있다.


13일 전남도선관위에 따르면 교육감선거와 관련, 사전선거운동 및 불법행위 등으로 선관위에 의해 사법기관에 수사의뢰된 경우는 3건에 달하고 경고 4건, 주의 1건에 이르고 있다.

선관위에는 향응제공이나 사전선거운동 등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으나 정식 적발된 사례는 일부인데다 후보자간 비방과 혼탁양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학생들에 모범되는 선거보여야"비판 높아


전남도선관위는 최근, 지난 6월 광주 한 식당에서 열린 '교원친목도모'모임에 참석해 학교운영위원들과 만난 입후보 예정자 A씨를 비롯, 이 모임을 주선한 모교육청 장학사와 초등학교장 등 4명을 수사의뢰했다.

또 지난 7월 전남 강진의 한 식당에서 개최된 특정 단체의 모임에 참석, 학교운영위원 5명을 포함한 참석자 16명에게 사전선거운동발언을 한 입후보예정자 B씨와 이 모임을 주선한 모씨를 각각 경고조치했다.

이와함께 상대후보를 비방할 목적으로 작성된 유인물이 다량으로 학교운영위원들에게 발송됐는가 하면 전남도교육청의 전남종합교육정보화사업의 문제점을 기재한 신문기사가 학운위원들에게 발송돼 검찰수사를 의뢰하기도했다.

또 현 교육감이 지난 5월과 6월 일선 시·군교육청 순방을 다니면서 하루에 7∼8 곳의 학교를 방문한 것을 놓고 '사실상 사전 선거 운동'이란 타 후보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도교육청이 자체회보인 '전남교육소식'에 전남교육정보화사업에 대한 해명성기사를 담아 학운위원들에게 발송한 데 대해서도 '치적과시'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대해 학운위원들은 "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들이 자신의 비젼이나 철학을 내세우는 선거보다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또 상대방을 비방하는데 주력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고 있다.

도교육감후보 등록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며 등록과 함께 열흘동안의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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