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0) 박수희 안심알바신고센터 상담사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0) 박수희 안심알바신고센터 상담사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7.30 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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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노동인권, 법대로만 지켜지길
간담회 통해 노동법 안내 및 인식개선 필요
일하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광주 됐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PC방, 주유소, 식당 등에서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하는 것을 가끔 목격한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이 가장 어울릴 것 같은 나이에 무슨 아르바이트일까 하지만 저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각자의 목표가 있을 것이다.
박수희 상담사는 이렇듯 이른 나이에 삶의 전선에 뛰어든 청소년들의 노동권을 보장해주기 위한 상담일을 하고 있다.

박 상담사는 아직 어린 청소년들이 어른에 대한 불신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청소년들이 ‘왜 어른들은 법을 지키지 않아요?’라거나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가 엉망인데, 우리보고 희망이라고 말하는 건 웃긴 것 같아요’라고 말할 때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쉰 번째 순서는 박수희 안심알바신고센터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저는 안심알바신고센터에서 2011년부터 일해오고 있어요. 청소년들의 노동권을 지켜주기 위해 많은 아이들을 만나게 되죠. 그런데 청소년들의 노동권이 침해되고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주휴수당은 없고, 야간노동을 시키는 사업주들이 많습니다. 이 아이들이 만약 성인이었다면 법대로 지급했을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사회적으로 약자이고, 그저 용돈벌이란 인식이 강해요.
어른들은 ‘학교에 있을 아이들이 왜 여기에 있지’ 또는 ‘혹시 비행청소년인가’라는 시선으로 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아이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노동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이것도 용기이고 경험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상담받길 권하지만, 사실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3년부터 전담 노무사가 법률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지만, 노무사가 없으면 더 힘듭니다.
노무사가 알바신고센터와 결합하게 된 후 노동청 감독관들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고, 예전보다 청소년들이 법률구제 받는 비율도 늘어나게 됐습니다.

노무사의 법적 지원이 없을 땐, 청소년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와 합의 조정하고, 학생의 권리를 구제받으려고 상담을 받았는데, 사업주 입장을 좀 더 들어주는 방식으로 취하되다 보니까 알바신고센터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이 됐던 때도 있어요.

하지만 노무사들이 언제까지 본인들의 업무도 있는 상황에서 지원할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따라서 제가 시장이 된다면, 노동청장과 사업주들을 만나 광주가 인권의 도시이고,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청소년의 노동인권을 법대로만 지켜달라고 요청하고 싶어요.
또한 청소년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들을 초청해 간담회 등을 열어 법에 대한 안내도 하고,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교육도 실시할 것입니다.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상담하는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 같거든요.
청소년들의 노동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서 광주가 ‘일하기 좋은 도시’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을 상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건이 무엇인가요?
-예전에 한 남학생이 숯불갈비식당에서 일을 했습니다. 숯을 꺼트리지 않고 빨리 갈아주는 일이었죠.
여름이었기 때문에 뜨거운 숯을 가는 일은 힘들고 지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식당 매니저가 일을 빨리 하지 않는다고 욕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일을 그만두고 싶어서 매니저가 욕할 때 몰래 녹음을 했어요.

알바신고센터와 상담하고, 2차로 노무사와 면담을 했습니다. 그 학생은 못 받은 임금도 임금이지만, 욕설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매니저가 학생에게 10분의 시간을 달라고 해서, 진정어린 사과를 했다고 해요. 매니저는 그 학생에게 받지 못한 체불임금과 욕설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겠다고 했죠.
사업자에게 처음으로 사과 받은 사건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또 한 대형마트에서 주차안내를 했던 남학생 2명이 있는데,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유급으로 주휴수당을 줘야함에도 그렇지 않았던 사건입니다.
그 학생들은 주휴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저희에게 상담 접수했고, 노무사와 면담했어요.

하지만 사장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무슨 주휴수당을 주냐며 3만원을 주며 이걸로 끝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이 요구하는 것은 3만원이 아니라고 말해 결국 주휴수당을 받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해 주휴수당을 받게 된 사건이죠. 그러고 난 후 계속 주휴수당을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한 사람만 주휴수당을 받는다는 것이 참 아쉬운 점입니다.
해당 업소에서 똑같이 일하는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은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이밖에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학교 내 인권상담도 함께 하고 있는데, 학생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상담이 많이 와요.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면서 아이들의 인권의식이 높아졌습니다.
성희롱을 당하면 그것을 녹음해서 보내거나, 체벌 영상을 찍어서 보내기도 하죠. 학생인권이 많이 신장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체벌과 폭언이 많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사업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인권의식 수준이 높아진 만큼 사업주들도 어린 친구들의 노동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노력해줬으면 좋겠어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민운동도 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컸었죠.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보여 지는 것은 아직 많이 미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취임 초와 비교해 달라진 것이 있는지 하는 의문이 들어요.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하는데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좀 더 살기 좋아졌다는 말이 나오지 않으면 기존 시장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봅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에 매진해줬으면 좋겠어요.

늘 사람 좋은 시장보다는 욕을 얻어먹더라도 중앙정부와 싸우기도 하고 따낼 것은 따내면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시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기를 마치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때 주변 사람들이 ‘이것 하나는 정말 잘한 것 같아요’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시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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