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평촌 명품마을, 가볼만할 '명소'로 떠올라
무등산 평촌 명품마을, 가볼만할 '명소'로 떠올라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11.12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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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소외감 해소 위해 마을 주민 머리 맞대
반딧불, 수달 등 청정지역 지표 생물 서식해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작고 아늑한 명품마을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가을 정취와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을 따라 도착한 곳은 무등산국립공원 평촌 명품마을 입구였다. 들어오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담양과 광주의 행정구역으로 나뉘는 위치기도 하다.

입구에서부터 오른편에 1km남짓한 거리에 늘어선 솟대들은 작고 아름다운 평촌마을을 지키고 있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었다. 왕버들마을 충효동을 지나 솟대거리로 들어서자 닮뫼, 동림, 담안, 우성마을 4개의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평촌마을을 이루었다.

인근 5분거리 관광지 위치해 접근성 용이

북구 충효동 평촌마을은 무등산과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에 포함되어 개발제한구역에 속해있다. 무등산국립공원과 인근 5분 거리에 있는 가사문학관과 소쇄원까지만 내·외지 방문객들의 발걸음만 이어질 뿐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 평촌마을은 그나마 외지인들에게는 가볼만할 명소로 떠올라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평촌마을추진위원회 공은주 부녀회장을 찾아 무돌길쉼터를 찾았다. 현재 무돌길 쉼터가 위치한 곳은 얼마 전까지 마을사람들의 공동창고로 이용되던 곳이었다. 그러다 솜씨 좋은 부녀회장 내외가 마을에서 계절마다 생산되는 재료로 맛깔스러운 음식을 판매하고, 음식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났다.

이곳은 마을 사람들과 외지인들에게 무등산의 절경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공은주 부녀회장은 “평촌마을을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라는 말을 먼저 건넸다. 사실 광주 토박이인 기자도 인근에 위치한 소쇄원, 가사문학관, 식영정, 호수생태원 등만 알고 있었지 꽤나 낯설었던 지명이었다.

공 부녀회장은 “그만큼 광주사람들은 무등산과 인근 관광지는 잘 알고 있지만 불가 5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 평촌마을은 잘 알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라며 “마을 사람들은 이곳이 행정구역으로는 광주지만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소통하지 못하고 동떨어진 느낌을 받고 있어 10여 년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골똘히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털어놨다.

전국 10번째 명품 마을로 선정되어

그렇게 지리적 소외감을 갖고 있던 북구 평촌마을 사람들은 외지인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지난 2008년 정원대보름행사를 시작했다.

마을에서 만든 음식을 나누며 무등산을 찾는 사람들, 소새원을 찾는 사람들, 가사문학관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걸음을 하나둘씩 이끌었고,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지난 2013년에는 전국에서 10번째 명품마을로 선정되어 마을이 달라지고 있다.

공 부녀회장은 “인근 관광지에는 연간 70만 명의 관광객들이 오간다고 들었고 가사문학관만 봐도 작은 주차장인데다 수많은 사람들이 와도 단 30분~1시간만 머물러 있다 이동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가 살아날 발전요소로서 역할을 못할 거란 생각을 했다”며 “자연과 문화 모든 자원들이 갖춘 장소지만 관광객들이 오랫동안 체류하고 가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관광지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연을 지켜가며 마을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평촌마을 사람들은 4개의 부락이 모여 마을의 중대사를 결정하기 위해 매월 반상회를 개최했다. 가볼만한 여행지로 마을을 소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 조사와 인터뷰를 시작으로 오래된 물건 이야기, 지형탐사, 솟대만들기, 평촌마을에서 놀거리 등을 발굴했다.

평촌마을 일대는 조선 분청사기 유적이 발굴된 적이 있다. 가치와 예술성이 높은 무등산 분청사기는 조선시대 공납 도자기였고, 그 기운을 받아 마을 입구에는 평촌도예공방이 도자기를 제작할 수 있는 체험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반딧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청정마을

▲평촌마을 추진위원회 공은주 부녀회장
평촌 명품 마을이 아름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청정구역이라는 지표인 반딧불을 볼 수 있다. 환경이 깨끗해서 이곳은 ‘장수마을’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원효사 계곡으로부터 내려오는 마을 앞 증암천은 다슬기가 많이 살고 있다. 생태환경이 우수하고,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다슬기는 반딧불이의 주요 먹이로 살아있는 생태계를 볼 수 있다. 이 증암천에는 간혹 수달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공 부녀회장은 “반딧불처럼 수달도 생태환경이 깨끗하기 때문에 이곳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마을만들기 사업 중 획일적으로 하고 있는 벽화작업에서 평촌마을은 의미 있게 마을의 역사와 상징을 담은 것을 담아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증암천에서 간혹 볼 수 있는 수달을 마을벽화에 그려 선보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더 이상 개발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닌 평촌마을 사람들은 리모델링을 통해서 ‘반디민박’을 마련하고, 하루 3만원으로 저렴한 숙박비에 마을에 머물러 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평촌마을의 대표명소인 친수공간은 작은 하천이 흐르는 사이에 아트벤치 등으로 여행객들이 앉아서 아름다운 무등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작은 장소를 마련했다.

현재 무돌길쉼터는 마을 사람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공동 공판장으로 이용되면서 맛있는 지역 먹거리와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무늬가 없는 무등산 수박빙수, 고구마를 이용한 콩콩라떼 등 독특한 메뉴를 개발하고, 콩 두부만들기 체험, 고구마 빼빼로 만들기 체험, 컵 두부 강정 체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평촌마을은 광주에서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 부녀회장은 “평촌마을 주민들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지키면서 마을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하고, 외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원한다”고 말한다.

한편 지난 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우리마을 자랑대회’에서 무등산 평촌 명품마을을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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