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살리는 커뮤니티 비즈니스(3-2) - 스위스 프라우엔펠트의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하)
지역을 살리는 커뮤니티 비즈니스(3-2) - 스위스 프라우엔펠트의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하)
  • 문상기 대표이사
  • 승인 2011.12.1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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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활성화 위해 지역상품 판매체제 강화
지역간 연계협력 주민공동체 강화 성과 거둬
친환경 농업제품 생산과 자연경관 보존 힘써

 


레지오 플러스는 3년간의 계획 당시 수차례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데 중점을 뒀다. 민간전문추진단장을 선임해 주민과 공무원으로 구성된 분과위원회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주도 시스템을 갖추었다.

많은 세부사업은 추진단에서 기획하고 집약적으로 집행되는 마케팅과 이미지 캠페인을 통해 하나로 묶어져 있다. 지역마다 새로운 광고 로고와 플래카드로 프라우엔펠트와 레지오 플러스 사업을 홍보하는 것이다.

이미지 마케팅의 목표는 이 지역에 투자하려는 사람들, 새로운 이주자들, 방문객들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주민들은 자기 지역의 동질성을 보다 더 강하게 가질 수 있도록 지역주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버스와 기차역 홍보판, 건축공사장 가림막, 철도 건설 150주년 기념 청소년 축제 등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는 레지오 플러스 홍보물이 부착됐다. 이런 집중적인 홍보 마케팅은 지역주민들에게 자부심을 키워주고, 연계협력을 위한 정서적 유대감을 일깨워주며 궁극적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려 시선이 집중되도록 도와주었다.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지역주민들이 지역활성화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동참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레지오 플러스사업 박람회도 개최했다.

농업경쟁력센터 설립 통해 지역 지원

레지오 플러스를 통한 가장 큰 성과는 지역간 연계협력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공동체의식이 강해졌으며, 사회복지, 소방, 수도, 건축, 작업장 관리 및 도로에 이르는 모든 부문까지 시너지가 창출되고 사업비가 절약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관광 관련 단체와 협력사업을 통해 새로운 지역관광 자원을 발굴했고, 노르딕 워킹 등 새로운 레저 스포츠시설을 아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만들어 주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레지오 플러스 추진단은 프라우엔펠트에서 취리히로 통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통량을 조사한 뒤 스위스 철도에서 취리히행 배차간격을 단축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3년 만에 배차간격이 30분으로 단축되는 성과를 올렸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특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소비자단체와 지역생산자협회를 직접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일종의 농산물 직판장인 농업경쟁력센터를 만들었다. 지역 주민들도 센터 덕분에 이전보다 저렴하게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프라우엔펠트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현지에서 생산된 물건을 생산지에서 바로 살 수 있도록 했다. 마케팅 컨셉은 현지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이다. 대여료, 수수료 등 그 어느 기관도 중간 이윤을 떼지 않아 수익은 고스란히 농업인에게 돌아간다.

농업인이 판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뿐이다. 농업의 직접적인 보조는 중앙정부 소관이다. 예를 들어 1년을 휴작 한다거나 친환경적인 농산품 생산으로 일정기간 나타나는 생산량과 수익의 감소를 보전해주는 차원에서 정부는 직접적인 재정지원을 한다. 그리고 고지대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중앙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 있다.

지방에서는 직접 지원은 하지 않고 대신 크리스마스마켓을 만들어 지원한다. 5월에서 9월까지 포도 등을 판매 가능한 장을 일종의 축제 형식으로 마련하게 된다. 이를 위해 마케팅, 연구, 교육 등에 가장 중점을 둔 전문적인 식품산업의 종합중심지를 지향하고 있다.

산간지역 치즈의 특산품화로 도약

스위스 취리히에서 서쪽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페퓌콘(Pfaeffikon)은 규모는 작지만 낙농업 활성화와 관련된 지역 마케팅을 레지오 플러스 사업으로 추진한 곳이다. 전통적인 지역특산물인 치즈와 우유 등 유제품의 마케팅에 성공함으로서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 프로젝트가 추진된 배경은 전통적으로 취리히 산간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유는 50여명의 치즈 제조업자들이 가공했는데, 대부분 치즈 제조공장은 농민이 직접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스위스 정부는 농산물 관리정책의 변화로 일반농민과 치즈 제조업자들은 심한 경쟁속으로 내몰렸다. 이 지역 치즈 제조업체가 다 살아남기는 쉽지 않았다. 업체는 점점 줄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변화에도 치즈 제조업을 계속 유지하려는 선도적인 업자들은 소량이긴 하지만 각자의 브랜드로 특산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Pro Zuercher Berggebiet(PZB)협회가 이 지역 치즈 제조업자들과 공동으로 그들이 생산한 특산품의 상품화 가능성을 조사하게 됐다. 이 조사 결과로 취리히 산간지방에서 나온 특산품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레지오 플러스에 참여하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일자리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됐다. 풀타임 일자리가 많이 늘었으며, 관련회사에 보낼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개의 직업훈련장이 생겼다. 치즈 제조업자협회와 판매자 회원들은 현재까지 1년에 평균 3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었다. 취리히 산간지역 안과 바깥지역의 전문 소매상들은 대규모도매상의 보통치즈 상품에서 이 지역의 특별한 치즈, 자연친화적인 치즈를 분리해서 비싼 값의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지역농업 진흥 위해 마케팅 체제 구축

소비자들이 친환경적인 치즈 제품을 많이 구매하면 스위스 농촌지역의 자연경관도 잘 보전된다는 것을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잘 인식하고 있다. 친환경 치즈제품이 많이 팔리면 유제품의 환경기준도 점차 강화돼 농촌경관도 오랫동안 보전될 수 있다.

또한 취리히라는 대도시 인근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페퓌콘 치즈제품은 매우 짧은 유통경로를 갖고 있다. 짧은 수송로는 제품의 품질을 보장할 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 대한 부담도 덜어준다. 고품질의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목초지도, 잔디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원래 취리히 산간지역에는 농가에서 치즈를 제조하는 제조업자 54개가 있었다. 그러나 대규모 치즈 제조업체들이 늘어나고 대도시 유통망을 장악하면서 전통적인 가내수공업 형태의 치즈농가들은 급속도로 사라져갔다. 하지만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23개 치즈업자들이 고품질 친환경 제품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살아남았다.

스위스 산간지역의 치즈 제조업체들이 품질 개선과 마케팅에 성공하면서 이 지역 농민들은 그들이 생산한 우유를 멀리 외지에 나가 판매할 이유가 없어졌다. 이 지역 일대 주민들에게 협회에서 생산한 가공 전 치즈 제품은 아주 잘 알려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문 소매상들에게는 대도매상과 경쟁할 필요 없이 구미가 당기는 제품이 되고 있다.

 

 

   
<인터뷰> 레지오 프라우엔펠트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알렉산더 레스커씨

알렉산더 레스커씨(61, 사진)는 프라우엔펠트의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인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현재 이 사업은 헤르바우워 지역경제담당국장이 맡고 있으나 알렉산더 레스커는 여전히 직·간접적으로 간여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다.

그는 “사업의 목표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삶의 환경을 높여, 인근지역인 취리히 주민을 프라우엔펠트로 영입하는 것이다.”며 “사업비는 중앙정부 지원과 기업 및 주민들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모두 180만 프랑을 모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도시에서는 신호등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려운데, 로터리를 설치하면서 신호등을 없애 교통흐름의 선순환은 물론 절전효과를 이끌어 냈다. 이 사업도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곳에는 없는 스케이트장과 트레킹 코스를 만들었으며, 마을축제를 신설했다. 또한 지하철역과 도로표지판, 버스광고 등을 통해 프라우엔펠트에 대한 광고와 축제 광고를 실시해 큰 효과를 봤다.

도시의 학생들은 농촌에서, 농촌 학생들은 도시에서 일주일씩 수업을 받는 교환학생 제도를 운영해 마을을 널리 소개하기도 했으며, 공동구매 활성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역주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물품을 공동으로 구매해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배경에는 주민간 융화와 협조가 매우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알렉산더 레스커는 말했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은 S-Bahn(완행열차) 선로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프라우엔펠트는 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스위스의 대도시인 취리히와 가까워 S-Bahn을 확대함으로써 인구유입을 가속화하려는 의도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10년 전에는 1시간에 1대가 운행했으나 현재는 15분 단위로 S-Bahn이 운행하고 있다. 또한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으로 매년 세금이 인하돼 10년 전과 비교해 약 10%의 세금이 인하됐다고 한다. 이로인해 다른 지역의 기업체나 주민들이 프라우엔펠트로 이주하는 효과를 거뒀고, 매년 2%씩 인구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알렉산더 레스커씨는 "프로젝트를 선정하는데 있어 주민들이 반대하면 지속적인 우편물 등을 발송해 지속적으로 홍보했고, 그래도 반대하면 주민투표로 결정했다"면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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