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박 통신(5) - 생명의 신비로서 생태교육의 절박성
두레박 통신(5) - 생명의 신비로서 생태교육의 절박성
  • 이무성 온배움터 녹색대학교 총장
  • 승인 2011.11.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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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대학으로서 온배움터가 위치한 지리산 자락에서도 온난화의 폐해를 직접 느낀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지인 이곳은 부산, 서울, 광주 등 도시에서 배움터와 인연을 맺고 아예 정착한 사람들이 농사일정에 맞추어 학습과 생활을 동시에 수행한다. 날씨의 변화에 그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매주 화요일은 배움터 인근 이웃들이 함께 배움터 농사를 거들면서 한 주에 발생한 사안 등 정보들을 교환한다. 사람들이 어울려서 살아가는 정겨운 분위기들이 자연스럽게 잉태되어진다. 예전 마을 단위로서 생활권이 형성되었을 때 항상 가능한 사람 중심의 삶이었다.

기후 온난화 등 금년 들어 극심한 높은 온도로 인하여 곶감 작업에 큰 차질이 생겼다. 도시에 비하여 단순한 생활이기에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다. 벌어야 할 수입도 많지 않아도 된다.

돈을 벌기에 도시에서의 분주함이 당연히 덜게 된다. 남은 시간만큼 그만큼 자신의 내면적 성찰 등 자연생활이 주는 가치를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금년 이상기후로 인하여 주 수입원인 감을 보관하고 깎아내는 과정으로서 수작업에 의한 곶감 만들기에 폐해가 예상된다.

배움터 인근 산출된 농작물은 교회, 성당 그리고 온배움터의 풀뿌리 회원들이 전량 구입한다. 도농간 유기적인 협업으로 인하여 생산된 물량은 적절한 가격으로 재고 없이 소화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금년엔 공급량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입도 급감이 예견된다.

국회는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날치기’로 한미FTA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자연수확물에 의존하여 경제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미FTA 비준 통과는 그 자체로 더 삶을 고달프게 해 준다. 언제까지 공산품 등 수출에 의존하여 한국경제를 유지시켜야 할지 위정자들의 단견이 가증스럽기도 한다.

이젠 근본적인 정책전환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성장 만능의 뒤 끝에 맞이해야 할 후유증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극히 일부 특권층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들의 삶은 송두리째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 등 시장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생명산업으로서 최소한 유지해야 할 사회적인 기반은 아예 소멸된 상태이다.

기존 도로 옆에 또 다른 도로를 개설하고 산을 깎고 터널공사를 하는 현장은 이젠 일상적으로 목격된다. 토건공화국으로서 그 오명을 이젠 벗어나야 한다. 차량 위주의 기간시설은 포화로서 사람을 도시로 더 많은 소비를 부추기면서 더 많은 자원을 낭비케 한다. 더욱 종국엔 모든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행위이다.

돈이 아닌 다른 가치로서 고수해야 할 많은 것들을 매주 화요일 함께 농사수업을 진행하면서 절실히 느껴 본다. 움트는 생명력의 경이로움은 그 자체로 다른 생명체를 존중해 주는 생명평화의 마음을 키워주고 있다.

도시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도 자연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최소 경작할 수 있는 일정한 면적으로서 생명의 신비로서 생태교육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계기마련은 아주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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