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소녀들의 화공은 계속된다
촛불소녀들의 화공은 계속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6.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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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집 (참여자치 정보센터 이사장)

재협상 요구에 추가협상으로 시간을 벌려는 이명박정부의 꼼수는 촛불민심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 같다. 정부 스스로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상’ 운운할 정도로 사실상 재협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재협상 불가’란다. 국가간 신뢰 문제 때문에 합의 무효화나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데, 과연 그런가?

쇠고기협상 농림부장관 고시를 연기하기로 발표한 지난 5월 13일, 조선일보, 세계일보 등은 평택의 미군기지 이전사업에서 미국과의 기존합의를 뒤엎고 변경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미양국이 1년여의 준비 끝에 합의한 턴키방식을 ‘설계-시공 분리방식’으로 변경하겠다고 주한미군 측에 통보한 것이다. 이에 주한미군측은 지난 5월 말부터 수차례에 걸쳐 국방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였으나. 국방부 관계자는 ‘항의’차원이 아닌 한미 간에 기존 합의의 개정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재협상)이라 밝혔다고 한다.

재협상 불가, 미군기지는 재협상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국가 간 신뢰 문제 때문에 한미쇠고기협상의 합의 무효화나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면서,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에서는 “한미 양국 간 마찰은 시간을 두고 대화로 풀어갈 생각”이라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 아닌가? 더욱이 설계-시공 분리방식은 턴키방식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이 상식이다.

이렇게 속 다르고 겉 다른 이명박정부의 속셈은 뭘까? 박근혜 총리로 보수결집? 마침 KBS여의도 사옥 앞에서는 재향군인회 등 보수세력이 촛불집회를 부추긴다며 KBS를 규탄하고 있고, 그 옆에서는 촛불소녀들이 KBS를 지키기 위한 촛불을 켜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보수세력의 결집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촛불소녀들의 화공에 무너진 지 오래다. 국회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지만 광우병대책위는 야3당의 국회등원을 위한 술수라며 참여요청을 거절했다니, 보수세력을 소 닭 보듯 하는 민심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보수세력, 촛불소녀 화공에 침몰

시간을 벌며 국민이 지치기를 기다리는 이명박 식 통치방식이 촛불소녀들에게도 통할까? 혹시 과거 현대건설노조를 굴복시키고 서울시장 시절 노점상이 자진 해산하자 그때서야 승자의 혜택을 베풀었던 것처럼 촛불소녀들의 촛불이 자진해서 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착각이다. 촛불은 민심만 밝힌 것이 아니었다. 촛불소녀들의 화공은 보수세력을 일거에 쓸어버렸다.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백만 대군이 제갈량의 화공에 일거에 무너지듯이 한국의 보수는 촛불소녀의 화공에 동반침몰하고 말았다.

이번 촛불 시위를 통해 국민들은, 특히 10대들은 민주주의를 체득하였을 뿐 아니라 국정의 중심에 서 있었다. 촛불시위의 방식, 구호, 아고라와 휴대폰을 통한 소통과 토론, 그리고 분노와 저항을 흥겨운 놀이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 모두가 이들 10대 촛불소녀들의 화貶?성원을 보내고 있다.

촛불소녀들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협상을 반대하면서 미친 교육, 한반도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등 한미FTA와 이명박정부의 실체를 알아버렸다. 그리고 바로 촛불을 들었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은 한미FTA의 재협상을 불러오고, 촛불소녀들의 화공은 이명박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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