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 "박시장의 문화전당부지 이전 발언 경솔했다"
[자유발언] "박시장의 문화전당부지 이전 발언 경솔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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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태 광주시장이 문화전당 부지로 도청일대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시의회에서 피력했다 . 박시장은 "빈곤속에 문화향수.."라는 말을 통해 문화산업이 집적되지 않는 문화전당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따라서 별도의 부지를 통해 문화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그 내부에 아시아문화전당을 두는 것이 좋고 5천억 상당의 문화전당의 규모를 축소해 남은 재원을 문화산업 육성에 투입하자는 견해를 밝혔다.

문화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문화전당은 무의미하다는 견해는 옳다고 본다. 국립이라고 하지만 광주시의 역량으론 5천억 규모의 문화전당을 운영하기가 그렇게 녹록치는 않을 거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문화산업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대규모 문화시설은 한낱 빈껍데기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현재 한국문화의 중심인 서울에서 양산하는 문화를 전시하는 전시관 역할만을 수행할 개연성이 분명 존재한다. 한마디로 초등학생 체구에는 걸맞지 않는 바바리코트를 입힌 꼴이 되어 운신을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문화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문화전당만으론 한계가 있다. 문화전당을 체워줄 컨텐츠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현재 문광부가 주도하는 광주문화중심도시 육성 계획은 문화산업부문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문화수도라는 정치적 결과물이 원인이다. 2005년도에 도청부지에 착공해 2010년에 완공을 목표한다는 아시아 문화전당은 노무현정권의 정략이 깊숙히 개입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내용은 없고 외연만 그럴듯해 보인다. 광주의 상징인 도청부지에 건립된 노무현정권의 상징물로 인식되어 정파간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

그러나 문화중심도시 계획의 불명확성과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박시장의 부지이전 발언은 문제가 있다. 부지이전이 문화산업육성을 위한 핵심적 사항은 아니기 떄문이다.

광주문화중심도시 육성의 최대의 목적은 도청이전으로 인해 초래되는 도심공동화 방지다. 이를 논거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왔다.

그러나 박시장의 부지이전 발언으로 광주문화중심도시 육성의 타당성을 상실해 버릴 가능성이 커지고 말았다. 광주만 문화도시냐는 볼멘 소리가 타지역으로 부터 터져나올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부지이전 문제로 지역사회 내부에서 논란이 확산된다면 정부로서도 추진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자칫 계획이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세월에 부지를 새로 선정하고 그랜드 플랜을 다시 짤 수 있겠는가.

조선시대 이래로 광주읍성이 자리했던 도청일대는 광주시민들에게 있어선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기점으로 도청일대는 광주시민의 아픔을 달래주는 장소로 자리매김되어 왔고 반독재투쟁과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전국적 산실로서 작용해왔다.

전남도청의 이전으로 초래될 광주시민의 상실감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황량한 도청일대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될 날 그 충격파는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고향마을이 댐건설로 인해 사라진 수몰민들과 진배가 없지 않을까. 도청일대가 상징하는 광주라는 지역사회의 정신적 가치를 무시한다면 지역의 공동체 의식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헌것은 버리고 새것을 추구하려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광주의 상징인 도청일대가 무너진다면 광주의 정신적 토대 또한 무너질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광주문화중심도시 육성을 위한 주요컨셉으로 도청일원에서 벌어진 광주민중항쟁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취지 또한 있지 않는가.

도심공동화 문제도 그렇다. 동구와 남구의 중심역할을 하는 도청일대가 퇴락한다면 광주발전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없을 것이다.

부지이전문제를 제기한 광주시의회 김선옥의원은 "전남도청인근은 고속도로나 고속철도, 공항으로 오가는 접근성이 부족해 심각한 교통체증이 예상되고, 대규모 국내외 관광객을 유인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주장을 위한 논거의 무리한 인용이다.

김의원의 말에 따르자면 문화전당은 광주시의 외곽에 위치해야 한다. 문화전당이 외지관광객들만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는 말이된다. 그렇다면 대다수 광주시민은 문화전당을 이용할 수 없게된다.

광주시민을 위한 문화중심도시가 아닌 외지인을 위한 돈벌이 관광지로 전락하고 말것이다. 김의원은 광주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박탈할 권한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누구를 위한 시의원인가. 지하철 2호선이 완공되면 도청일대의 교통문제는 해결이 될 것이다. 비엔날레가 광주의 외곽인 중외공원에서 치뤄지는 바람에 광주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단견으로 시의 장래를 논하지 말기를 바란다. 비엔날레가 도청일대에 세워진 문화전당에서 개최된다고 생각해 보라. 광주시민 뿐만 아닌 전세계인들의 비엔날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김의원은 "도청인근은 지가(地價)가 높을 뿐만 아니라 영업권 보상 등으로 부지 매입비가 예상보다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주차장확보와 부근 교통망 재구성, 협소한 부지 등으로 제대로 된 문화전당 건립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말 했다. 일견 옳은 말이다.

그러나 광주문화중심도시 육성계획은 광주구도심 즉,전남도청일대의 쇠락을 방지하기 위함임을 인식하지 못한 발언이란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대응할 가치조차 없는 억지논리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만 한다면 그러한 상황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문화전당은 도청부지에 건립되어야 할 것이다.

기술적 한계와 비용문제는 이미 육성계획에 반영이 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도청일대의 상권이 무너지면 동구와 남구도 함께 쇠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불필요한 논란으로 지역의 역량이 낭비될 수 있음을 경계한다.

이러한 논란의 근원엔 순수문화만을 위한 문화중심도시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앞서 밝힌대로 문화산업 없는 문화중심도시는 사상누각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일 것이다.

박시장의 발언 이면엔 순수문화육성만을 고집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내재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도청부지에 정치적 의미를 두려는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을 통해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증액을 노린 발언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시장의 정치적 언행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문화산업 없는 문화중심도시는 존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방법론에 있어선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도청부지 이전을 빌미로 문화산업 육성을 꾀하려는 박시장의 의도는 그 취지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본말이 전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산업 육성은 문화전당부지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문화산업은 도시의 중심에서 그 지역민들이 표상하는 문화적 행태를 기반으로 하여 육성될 수 있는 것이지 허허벌판에 건물만 덩그러니 세운다고 될 일은 아닐 것이다. 사람없는 문화는 존재할 수 없기 떄문이다.

또한 문화중심도시 육성의 핵심이랄 수 있는 도심공동화 방지 목적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시장이 정치력 발휘를 통해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을 더 따오면 되는 것이지 문화중심도시 육성의 동력이랄 수 있는 핵심적 사항을 거론한 것은 그것으로 초래될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자칫 계획이 물거품될 공산이 커지고 만다.

140만 광역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경솔했다는 비판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태워 먹을 수는 없는 일이라는 식상한 비유가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정치적 행보에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 장 승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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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2004-11-11 10:31:35
1.여러분이 시장이라면

평지풍파는 고뇌의 결단을 요구한다.
그대로의 길로 가면 되는 것을 왜 틀어야 하는것일까.

우리는 자신의 입지를 떠나 이 땅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 길이 험하고 힘들더라도 눈 먼 장님들만 살았다고, 10년이나 20년후에
후배들로부터
그 이야기가 나온 다면 부끄럽다는 뜻이다.

지하철, 고뇌의 결단을 내리지 않고 흘러가는 물에 몸을 맡겼다.
도저히 도시경영을 책임지는 자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여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2. 문화의 전당, 도심공동화문제 해결 대안으로 적절치 않다.

사랑한다, 금남로, 충장로를, 그리고 동구민을.
곰곰히 생각하여 보라. 7000억원을 투입하여 거대건물을 짓는다고
그 주변이 살아나는가. 예술의 전당 주변이, 세종문화회관 주변이,
광주 문화예술회관 주변 땅값이 다른 데보다 비싼가.

지역을 살리는 것은 그 지역을 찾아가는 사람의 활동영역을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는 활동이다.

도심지역 정비와 특성보전,갱신유도로 찾아오고, 머무를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목적이라면 거대한 복합상업시설이 적절할 지언정,
문화의 전당 프로그램은 주변 파급효과가 미약하다.

다양한 문화시설을 집적화하고 지역특화형 소매상점가를 집중 육성하면 몰라도
오히려 빨아들이는 거대 단일건물은 역효과를 미친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

거리에 어떻게 하면 사람이 모일 수 있는가에 도심활성화 전략은 좁혀진다.

금남로를 대학로처럼 만들고, 예술의 거리를 찾아 사람이 기웃거리게 하고,
충장로에 어떻게 하면 사람이 모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자.

광주천 사직공원도 사람이 거닐게 하고, 사동구동에 뉴타운을 조성하여 보자.

이러한 일들이 잘 되야 쓰러져 가는 구도심이 산다.

교육, 문화, 레져, 소매, 주거로 짜여진 재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도청은 광장이나, 평화의 전당, 그리고 도심문화, 예술공연 활동 활력 지원을
위한 구심적 셴터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필요기능의 건물을 지어야 한다.

문화의 전당을 빼 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광주구도심을 살릴 수 있는 진짜 프로그램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3. 왜 100만평 규모의 신도시인가.

지금 도시발전 전략의 핵심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광주가 문화산업을 일으키려면 문화산업 관련 기업의 둥지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나무를 오랜 세월에 걸쳐 튼튼한 나무로 키우기도 하지만
옮겨 심는 방법도 있다.

문화산업을 키우기 어렵다는 걸 잘 안다.

그래도 수도권과는 다른 문화산업조건의 다른 강점도
우리지역에 있다는 점도 유심히 살펴 봤으면 한다.

시장도 중요하지만, 질의 경쟁으로 가기 위한 조건인 좋은 환경도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문화산업분야에 종사하는 고수들은 그런 환경을 가진 땅을 꿈꾸고 있다.

불란서의 전략이고, 파주 출판단지가 약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도시들이 적극적으로 사람이 살만한, 기업활동을 영위할 만한
환경을 갖춘 도시공간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중국의 도시발전 전략은 특구조성 전략이고, 북유럽의 도시들이
프로그램을 전개 성공시키고 있다.

제발 문화예술의 일반적 특성을 절대화하여, 사람이 모이는
도심공간속에서 문화산업이 키워진다는 일견을 신념처럼 믿지 말길 바란다.

그런 부류의, 연극이나 공연 등의 예술활동도 있지만
최고의 디자이너들은 호젓한 강가에서 사색에 잠기는 땅을 필요로 한다.

엄청나게 복잡다단한 조건의 변수들이 작용하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꿈을 꿀 수 있는 도시만 만들어 내면
광주의 문화산업 복합 신도시는 된다.

누가 그런 지혜가 담긴 이상적이고도, 광주의 젊은이들이
국내외 기업체와 어울려 땀을 흘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가가
숙제다

공원은, 예술은 과학과 어떻게 접목되는가, 삶의 건축은 무엇인가,

생태는 어떻게 오는가, 유비쿼터스는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의 대학생 취업은 어떠한 공간을 만들면 이루어 지는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 데
현재 문화의 전당 단일 프로그램만으로 풀어 갈 수 있는가.

문화의 전당에 날마다 5000명, 만명이 공연장을 꽈꽉 매워
효자가 될 것인가, 지긋지긋한 애물단지가 될 것인가.


정말 이 문제에 심각하고 치열한 고민이 없는 자는
이 시대를 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