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새 바람 속에서
통일의 새 바람 속에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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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에 태극기와 인민공화국 깃발모양을 그려 넣고 환한 얼굴로 뛰어다니는 아이들

공안당국에 의해 이적단체로 규정돼 있는 범민련 광주전남본부 의장과 나란히 무대에 앉은 북구청장.

광주민족민주청년회와 바르게살기 운동협의회의 이름이 함께 올라 있는 선전물.

지난 4일 저녁 광주시 북구 문흥동 청소년 수련관 운동장에서 열린 '2001 북구민 통일대축전' 행사장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은 7일부터 11일까지 예정된 광주시내 각 구별 통일대축전과 도청 앞 광장에서 열리기로 한 광주전남통일대축전 행사에서도 예정된 광경이다.

대학 캠퍼스 담장을 넘어 열린 시민의 광장에서 노래 불리는 통일

매년 8월이면 8.15를 앞두고 통일관련 행사들이 줄을 잇는다. 올해는 특히 진보와 보수, 민간단체와 자치단체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 통일의 대중화라는 변화를 실감케 한다.

지난해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대규모의 이산가족이 남북을 오갔고, 올해 역시 노동자·농민·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남북의 주민들이 꾸준히 직접 접촉을 하고 있다. 한총련과 범민련으로 대변되는 민간 통일운동세력과 정부당국간의 숙명적인 한판 싸움으로 물들던 8월이 바로 엊그제의 일이었지만 짧은 기간 내의 변화는 놀라울 따름이다.

이제 통일은 대학 캠퍼스 담장을 넘어 열린 시민의 광장에서 노래 불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감동의 장면과 함께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공간과 참여대상은 달라졌지만 행사 내용은 대학구내에서 행해진 형식을 그대로 옮긴 듯, 단체대표들의 인사말이 절반이고, 대학생과 일부 단체의 보여주는 공연이 절반이었다. 주민들은 구경할 따름이었다.

행사의 대중적 참여 뒤에 핵심 주장이 가려지진 않는지

또한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새마을 운동협의회 등 보수적인 단체들과 함께 준비하다보니 그 동안 민족민주단체들이 통일의 걸림돌로 주장해온 주한미군의 문제나 국가보안법의 문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이에 대해 김용진 북구민통일대축전 집행위원장은 "6.15공동선언의 첫 번째 의미는 바로 '통일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한다'는 것이다"며 애써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행사준비를 위해 각 아파트 주민자치회와 동사무소, 구청 등을 쉴 새 없이 뛰어다닌 준비자들의 노력을 낮게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높아가는 시민의 통일의식, 통일을 바라는 모든 이와의 연대라는 것은 결국, 통일을 주동적으로 준비하는 이들이 중심을 지키면서 주마가편(走馬加鞭)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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