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가 만난 사람 - 박광만 양림동장
시소가 만난 사람 - 박광만 양림동장
  • 박창배 기자
  • 승인 2016.09.07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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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주민이 양림마을의 자존감을 갖도록 지원할 것
▲ 박광만 양림동장

양림동의 유래는 버드나무 숲으로 덮여 있는 마을이라 해서 양촌과 유림을 합해 양림이라고 했다. 양림동은 광주의 근대역사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는 마을이다. 근대 건축 양식을 볼 수 있으며 광주기독교선교의 발상지로 기독교 선교문화 유적이 산재해 있다. 또한 지방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고택 등 우리의 전통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요즘은 주민 자발적으로 폐자재를 활용하여 조성된 펭귄마을이 언론 및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런 마을을 제대로 가꾸기 위해 혼신을 다 하는 사람이 있어 만나 보았다.

 

양림동 ‘펭귄마을’에 대해서 알려달라.

양림동은 봉오리를 맺기 전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양림동이 꽃을 활짝 필 수 있도록 물도 주고 햇빛도 쐬게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바로 현재의 양림동이라고 생각한다.

근대역사문화가 재조명되면서 양림동도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잠시 들렀다 가는 곳으로만 알려진 곳이다. 근대 건축물과 전통가옥, 선교문화에 대해서 강좌나 답사 형식의 프로그램을 통해 왔다가 한두시간 머물고 가는 곳이었다.

그런데 최근 젊은 층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 ‘펭귄마을’이라는 곳을 찾아와 사진을 올리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양림동에 이런 곳도 있다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홍보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광객들이 펭귄마을을 찾고 있다. 펭귄마을이라고 이름 붙이게 된 계기는 그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유독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그 분들 걷는 모습이 펭귄 같다고 해서 붙여진 마을명이다.

이 지역은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이 되어 주민 일부는 보상금을 받고 이주했지만 세들어 살거나 보상금만으로 다른 곳에 주택을 장만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살고 있다. 마을 곳곳에 빈집이 생기고 이런 빈집은 쓰레기 투기지역이 되었고 밤에는 슬럼화가 되어 가고 있던 곳이었다.

그런데 마을에서 살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폐자재를 활용하여 골목길을 꾸미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게 된 곳이다. 예술과 전혀 상관이 없던 마을 김동균 촌장은 빈 집에 버려져 있던 폐품을 모아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고, 최현덕 훈장은 붓글씨로 화답을 하면서 마을에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정크아트로 골목길을 꾸몄더니 반응이 좋았고 사진 찍기 좋아하는 젊은 층의 인기를 받고 있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찾지 않았던 낡고 비좁고 지저분했던 골목이 잘 만하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곳 주민들은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불만도 쌓이게 됐다. 밤낮없이 사람들이 골목을 다니면서 기웃기웃 거리다 보니 사생활 문제와 소음,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주민들에게 경제적으로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것이 주민들에게는 불만이다.

양림동은 근대역사문화유산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과 ‘펭귄마을’을 어떻게 연결 시킬것인가?

양림동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지정되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골목길 사업은 빠져 있다. 그래서 시에서 공모하는 ‘골목길에서 시작하는 생생 프로젝트’사업에 응모하였다. 사업대상지역은 펭귄마을이라고 불리는 양림동주민센터 뒤 골목길 일원 8,524.7m2, 70세대이다. 사업 내용으로는 지역 주민들이 체감적으로 소득이 있도록 느끼고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몇가지 사업 중 주민, 작가,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골목길 사업과 주민 수익을 위해 작가와 주민이 직접 제작한 기념 수공예품을 판매하도록 하고 아카이브관을 설치하고자 한다.

펭귄마을과 근대역사문화유산을 연결하는 문제는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이다. 펭귄마을에 와서 인증사진 찍고 가는 관광객이나 근대 건축물이나 선교문화, 전통가옥을 보고 가는 답사객들이 그 곳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체류형, 정체형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번 공모사업들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버들마을 협동조합은'은 한옥이나 양옥집을 개보수하여 숙박시설로 사용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조합이다.

양림동에는 한옥이나 양옥집을 개보수하여 숙박시설로 사용하는 게스트하우스들이 있다. 양림동 게스트룸 공동체인 ‘버들마을 협동조합(www.bdmaeul.com)'에는 5군데(소방이네, 제비오는집, 마미, 푸른동산, 태순이네)의 게스트하우스가 조합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호랑가시나무언덕, 감나무집, 툇마루 풍경소리, 오일오 게스트하우스 등은 원주민들의 빈방을 이용하여 정성스럽고 깨끗하게 개보수하여 마을의 근대역사문화유산 등을 체험하면서 힐링하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숙박시설에서 체류하면서 양림동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양림동 특성상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다.  몇군데 추천해 드리고 싶은 음식점들이 있긴 하지만 체인점 보다는 이곳에 맞는 음식점들이 생겼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명소가 있다면

▲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투어 일정

양림동주민자치센터 앞에서 테마투어와 정기투어를 할 수 있다. 테마투어는 건축투어(수,토,일 14시), 선교투어(화,금,토 10시), 예술투어(수,목,토 16시), 야간투어(수,토 19시30분)로 나뉘어 각 분야의 전문해설사와 함께 양림동을 누비면서 관광할 수 있다. 정기투어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10시, 14시, 16시에 떠나고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은 10시, 11시, 14시, 16시에 문화해설사와 함께 양림동 투어를 할 수 있다.

주말에 개인적으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문화해설사와 함께 거닐면서 좀더 자세하게 광주의 근대역사문화를 배워갈 수 있었으면 한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미술관들을 추천해 드리고 싶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이 양림동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기서 작업을 했거나 하고 있는 화가들이 한국 화단에 기여한 바가 크다. 미술관들도 여러곳 있어 이 분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희원 미술관은 최승효 가옥과 이장우 가옥사이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양림동에서 계속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해오던 한희원 작가 본인이 주택을 매입하여 미술관으로 개조해 2015년에 오픈했다. 투박한 마티에르와 거친 붓질로 문학적 서정성 깊은 작품이 인상적이다. 또한 깊은 기독교적 영성과 문학을 비롯한 넓은 인문학적 깊이, 양림동에 대한 애정 등으로 주민과 문화예술인들의 신뢰와 존경을 많이 받는 분이기도 하다. 양림동이 재개발되면서 버려진 창틀과 문살, 나무판 등에 양림동에 관한 추억들을 그린 작품들이 많다.

학강초등학교 옆에 자리한 515갤러리는 양림동 출신이거나 양림동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여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것과 역사로 기록되어 남겨지는 것들을 접할 수 있다.

양림미술관은 사직공원 올라가는 곳과 호남신학대학교 옆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유진벨 선교기념관도 있는 곳인데 미술관 건물이면서 근대역사문화마을답게 건물이 한옥 지붕과 벽돌로 지어 독특한 곳이다.

이외에도 구양림동사무소 자리에는 이강화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고, 조선대 예대학장을 역임한 황영성 화백의 미술관도 개관할 예정이다. 또한 학정 이돈흥 선생의 서예원도 들어서면 한국의 근현대 서양과 동양의 미술을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양림148’이라는 카페에서는 차도 마실 수 있지만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고 마음에 든 작품은 구매도 할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앞으로 양림동이 어떻게 변할것인가?

실제로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들이야 근대역사문화마을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외지 사람들이 건물을 매입하다보니 부동산값이 올라 좋을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주민들은 별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지역 주민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는 사업에 더욱 역점을 두고 진행할 예정이다. 나같은 사람이 계속 이곳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생력을 키워 주민 스스로 양림동의 문화를 보존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주민들의 자존감을 키우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양림동’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수 있도록 양림동 사람이 양림동에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자랑스러워 하며 양림동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사업을 일관성 있고 꾸준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힘을 키우는데 노력할 것이다.

그러면 양림동은 과거 100년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앞으로 수백년, 수천년을 이어갈 수 있는 문화마을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작년에 쓰러져 있던 학강초등학교에 있던 버드나무를 양림동 주민센터로 옮겨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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