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용무도’(昏庸無道)는 정권교체하라는 엄중한 당부
‘혼용무도’(昏庸無道)는 정권교체하라는 엄중한 당부
  • 이용섭 전 행자부장관, 국회의원
  • 승인 2015.12.2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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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섭 전 행자부장관, 국회의원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대학교수들은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았습니다. 혼용무도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것으로,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나아갈 길도 보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혼용무도’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연초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주었고,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으며,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는 혼용무도가 금년 사자성어로 선정된데 대해 야당은 희희낙락할지 모르나 절반의 책임은 야당에게 있습니다. 정부가 이렇게 잘못 가고 있는데도 야당은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고 남용됩니다. 그래서 야당은 강하고 튼튼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데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4.29보궐선거 이후 8개월 동안 주류와 비주류간에 공천권을 놓고 이전투구만 해오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탄생시켜 대표까지 했던 안철수 의원은 탈당을 했고, 일부 의원들이 탈당대열에 합세하고 있습니다. 이런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야권은 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사태가 이러하다보니 정부여당이 독주와 전횡을 일삼고 있는데도 제1야당의 지지율은 새누리당 지지율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들이 무능한 정부여당보다 한심한 야당에 더 실망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제1야당의 추락은 그들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국가적, 국민적 불행으로 이어집니다. 제대로 된 야당이 버티고 있었다면 정부여당이 이렇게 제멋대로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겠습니까?

더 늦기 전에 이제부터라도 야권은 목전의 이익을 버리고 정권교체라고 하는 큰 목표만 생각하기 바랍니다. 안철수 의원과 신당세력 또한 야권의 외연을 넓혀 정권교체에 이바지 하려면 야당끼리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집중해야 됩니다.

지금은 남의 탓을 할 때가 아니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서로 간에 앙금이나 서운한 점에 집착해 상대방을 헐뜯는 이전투구는 공멸의 길이며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만 안겨줄 뿐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세력들은 정권교체의 길목에서 반드시 다시 만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신당이 출범 하더라도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세력은 상호간에 비방을 자제하고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정부여당 견제에 공동전선을 형성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총선전에 통합의 기회가 열릴 수도 있고, ‘영남-새누리당, 호남-새정치민주연합’의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깨는 제3지대의 새로운 중도정당이 출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총선전에 통합이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신당이 제3지대 정당으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면 총선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이 호남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새누리당과 경쟁해야 하는 다른 지역에서는 선거연대를 통해 경쟁력 있는 단일후보를 공천하는 ‘경쟁과 연대의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가야 합니다.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개혁과 인물에 앞서는 세력의 손을 들어줄 것이고, 승리한 세력을 중심으로 야권을 재편하는 것이야 말로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이루는 해법임을 재삼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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