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VIP만 대접한다?
백화점, VIP만 대접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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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되면서 고객 확보에 비상 걸린 백화점들에 새로운 이벤트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고객에게 택시비도 주고, 주유 쿠폰도 나누어준다. 카풀 고객에겐 상품권도 준다. 진정 고객을 모시는 공격 마케팅인가, 고객 수성을 위한 수비 마케팅인가. '우수고객 모시기'가 고개를 들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찬반 소리가 들린다.

광주시내 롯데·신세계 백화점이 백화점 자체 기준으로 선정한 우수고객에게 콜택시 무료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우수고객에 무료 택시 이용권…MVG로 모시기

롯데는 지난 13일부터 백화점 우수고객 500명에게 콜택시 무료이용권을 1인당 4장씩 발송했다. 자택에서 백화점까지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사용 기간이 8월말까지다. 롯데 광주점의 카드회원은 대략 30만명. 전체 회원의 0.2%에 못 미치는 숫자다. 롯데는 이들을 MVG(Most Valuable Guest)로 분류, 관리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도 같은 시점에 우수고객 60명에게 콜택시 무료이용권을 보냈다. 백화점 왕복 택시승차권으로 1인 2장씩이다. 신세계는 300∼500명 정도의 우수고객에게 순차적으로 나누어 이 이벤트를 계속할 예정이다.

롯데·신세계 모두 이용권 발송 고객 선정 기준은 밝히지 않는다. '백화점 매출에 크게 기여한 고객'이 전부다. 연간 또는 월평균 카드매출에 따라 변수가 많다면서 공정거래법 제재 범위는 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예를 들어 택시 무료이용권을 사용한 고객의 택시비가 카드거래 실적의 10%를 넘으면 공정거래 제제 대상이 된다.

고객의 카드사용 횟수, 사용 금액, 연체 여부 등의 조건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셔틀버스 운행 중단에 따라 백화점 쇼핑 고객에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려는 보은의 표시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한다.
티켓을 받은 고객 또한 월 평균 카드 사용액 밝히기를 꺼려 '우수고객 모시기'의 명확한 수준은 드러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 광주점은 자가용 내점 구매고객에게 주유마일리지 쿠폰을 증정, 쿠폰 7매를 모은 고객에게는 주유상품권(5천원)을 준다. 현대는 현재까지 택시비 무료 제공 행사는 하지 않고 있지만 타 백화점과 유사한 '고객 모시기' 이벤트를 준비 중에 있다.

신세계는 지난 16일부터 주부 3인 이상 승차한 카풀 고객에게 상품권 증정 이벤트도 시작, 오는 31일까지 계속한다(토·일요일 및 공휴일 제외).
광주시내 3대 백화점의 대(對)'고객 모시기' 경쟁. 택시비와 상품권 이벤트 모두 자가용 이용 고객을 겨냥했다. 택시비를 무료로 받는 수준이면 자가용 고객임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 편가르기 반응도 나온다. 택시 이용권을 받고 안 받고의 차이로 '이젠 그 백화점 이용 않겠다'는 고객도 있다. 고객을 위한 보은 행사인가. 내 고객 뺏기지 않으려는 백화점간 경쟁인가. 공격마케팅과 수비마케팅간 승부는 앞으로 소비자의 발길로 판가름된다.

백화점 또한 이를 인지한다. 당연히 문제점도 불거진다는 사실을.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제 시행 초기 단계다. 당분간 고객의 반응을 지켜보고 보완해 나갈 것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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