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98]어르신을 위한 ‘사랑의 케익’ 베이커리 아저씨
[칭찬릴레이98]어르신을 위한 ‘사랑의 케익’ 베이커리 아저씨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6.03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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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모 제과점 이 아무개 사장

▲그는 제과점을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을 위해 대형 케이크로 생일 잔치 봉사를 하고 있지만 얼굴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아하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이번 칭찬릴레이 주인공은 어느 다른 주인공보다 다른 모습을 보였다. 릴레이 추천자를 통해 인터뷰가 가능했지만 그는 이름과 나이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에 대해 손을 내저었다. 자신의 얼굴이 나가는 것은 더더욱 꺼려했다.

이번 칭찬릴레이 주인공은 25여년 동안 백운광장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 아무개(64)씨다. 그가 운영하는 제과점에서 잠깐의 시간을 내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나보다 훨씬 봉사를 많이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가 하는 것은 별것도 아니고 얼굴까지 밝히는 것도 부끄럽습니다”라고 카메라의 시선을 피했다.

제빵을 하면서 시작한 봉사활동

그리고 인터뷰를 하면서 나이 정도만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이 씨가 제빵을 시작한 것은 30년도 훌쩍 넘었다고 한다. 그가 처음으로 봉사를 접하게 된 것은 지난 88년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에서 활동하면서부터다.

이후 이 씨는 대한적십자사 봉사단 부회장을 맡으면서 30여명의 제과인들과 함께 꾸린 과우봉사회에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그는 개인적으로 관내 노인복지관을 찾아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커다란 케이크을 들고 나타난다. 어르신들을 위해 케익크 생일파티를 해준 것도 2여년이 됐다.

그는 “복지시설을 방문할 때면 매달 생신을 맞이하는 10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드실 수 있도록 대형 케이크를 들고 찾아뵙고 있다”며 “파티 때는 어르신들에게 고깔모자를 씌어 드리고, ‘태어나서 이런 생일이 처음이네~’라는 말을 하면서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뿌듯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매달 생일 주인공을 선별해 어르신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복지관에는 이·미용으로 봉사를 하는 분, 춤과 노래로 재능봉사를 하는 분 등 다양한 봉사자들이 모이지만 이 씨가 준비하는 ‘생일파티’가 열리는 날을 어르신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리곤 한다.

매일 아침 기부로 시작하는 하루

단순히 그는 생일파티로 그 자리에서 끝내지 않는다. 어르신들이 집에 가서도 드실 수 있도록 롤케이크를 하나씩 손에 쥐어드리고 나서야 파티를 마무리 짓는다.

또한 남몰래 5년동안 가정형편이 어려운 남구 모 초등학교 학생의 집에 늘 빵을 가득 가져다주고 있다. 조용하게 나눔활동을 하고 있던 터라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남구청에서 활동하는 분에게 알려져 소식지에 소개하고 싶다는 요청으로 거절하는데 애를 먹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제과점의 계산대 한켠에는 빨간 하트가 그려진 사랑의 모금함이 눈에 띄었다. 히말라야 어린이 돕기 모금함이었다. 이 씨는 “항상 첫 손님의 매출의 10%나 만 원 정도 모금함에 매일 기부하고 하루를 시작한다”며 “어쩌다 못하고 지나가는 날이면 하루 내내 기분이 언찮을 정도이죠”라고 그에게 기부가 일상이 됐다.

한편 한 자리에서 25여 년동안 제과점을 운영하다 보니 단골손님을 통해 “진짜 오랜 세월이 지났구나”고 실감한다고 한다.

그는 “가끔은 광주를 떠나 타지로 가버린 단골들이 찾아오기도 해서 인사를 나누면 너무나 반갑다”며 “뱃속에 있었던 아이들이 태어나 시집을 가고 제과점에 찾아오면 감회가 남다르다”고 털어놓곤 했다.

‘비우며 산다’가 좌우명이라는 그는 “옛날에는 배고픈 사람들도 많아 빵을 많이 드렸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것 같다”며 “하지만 은퇴할 때까지는 계속해서 어르신들을 만나 생신잔치를 해드리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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