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96] 어머니의 ‘마음’ 담아 따뜻한 식사 한 끼
[칭찬릴레이96] 어머니의 ‘마음’ 담아 따뜻한 식사 한 끼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5.21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봉사협의회 고윤순 부회장

▲대학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봉사협의회 고윤순 부회장
“푹푹 찌는 여름, 주방에 있으면 숨도 못 쉴 정도로 덥지만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더위가 싹 달아나요.”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에서 30여 년 동안 봉사를 해온 고윤순 씨. 광주 챔피온스 필드 근처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희망나눔봉사센터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나눔센터는 매주 화요일, 목요일 일주일에 2번씩 관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급식을 준비하는 봉사원들은 점심시간에 맞춰 식사를 드실 수 있도록 분주하게 움직였다.

봉사 전날, 직접 시장 조사 통해 조리까지

그렇게 역할분담을 한 봉사원들은 주방과 식당에 나뉘어 어르신들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었다. 음식을 준비하는 주방에 모든 일의 총괄은 고윤순(57)씨다. 재료를 다듬는 일에는 서툴다던 그녀는 음식 맛을 내고, 조리하는 일은 모두 그녀의 몫이라고 한다.

또한 식사 봉사가 하루 전에 시장에 들러 직접 시장조사를 통해 싱싱한 재료를 엄선하고, 모든 음식 재료를 구입하기도 한다.

이날 점심 메뉴는 소불고기, 미역국, 배추김치, 나물반찬이다. 식사를 드시러 온 어르신만 해도 1700여명. 식사를 한 후 “감사하오. 정말 잘 먹었소”라는 말이 끊이질 않는다.

평범하게 살아왔던 그녀가 봉사를 하게 된 것은 주부대학에서 생활영어 강사 초청을 받고난 후부터다. 고 씨는 “봉사의 개념조차 없었을 때 선배가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재능을 남들에게 나누는 것이 봉사의 첫걸음이라는 말을 듣게 됐다”며 “이후부터 대한적십자사에도 입회하게 되고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고 씨는 “늘 국산 재료를 사려다 보니 새벽 장을 볼 때도 있죠”, “모든 갖가진 재료를 사다보면 30가지가 넘을 때도 있고, 집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많은 양념을 만들어 넣고 재료 준비과정부터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 전부 손수 다하죠”라고 말한다.

현재 그녀는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봉사협의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수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지난 2003년에 시작한 광주경찰청 전·의경 어머니회, 2004년 광주소년원 사랑의 어머니회, 지난 2005년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이외에 광주환경운동연합 활동, 서구자원봉사센터 수석부회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봉사 할 수 있는 건강 자체도 감사해

최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에도 바로 자비를 털어 배추 100포기, 무 12단 등을 구입하여 대한적십자사 회원들과 김치를 담아 새벽에 곧장 내려갔다고 한다.

사고가 발생하고 한 달이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봉사활동을 위해 주말에 진도를 내려가는 것이 5번째이다. 

그녀는 “소금이 짜면 혀가 오그라드는 것처럼 진도를 찾으면 내 가슴이 조여들고 찢어지는 마음이었다”며 “나라의 기둥들이 될 학생들이 희생되고 나서 너무 가슴이 아팠고, 단 한 사람이 남아있더라도 계속 내려갈 생각이다”고 털어놨다.

고 부회장은 주말을 포함해 하루도 쉴 틈 없이 그녀의 발길은 봉사현장으로 향한다. 고 씨는 “예전 봉사를 하기 전에는 받는 것에만 익숙했던 내가 변했다. 이제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도 기쁘다”며 “내가 나만을 위해 쓸 시간을 남에게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수혜를 받는 사람도 기쁘다고 생각할 수 있게끔 해야한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밝은 미소를 지었다. 남을 위해 봉사를 할 수 있는 건강을 주는 것이 늘 감사하다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