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야만, 이스라엘
21세기의 야만, 이스라엘
  • 김상집
  • 승인 2014.02.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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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접경 도시 타바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탄 버스를 대상으로 한 폭탄 테러가 발생, 한국인 3명 등 5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당했다.

우리나라 성지순례객들이 시나이산의 성 캐서린 수도원을 둘러본 뒤 타바 지역으로 향하는 길에 공격당한 것이다. 모세가 십계를 받은 시나이산 성 캐서린 수도원 참관은 기독교 성지순례의 대표적인 코스로 꼽힌다.

젊은 시절 이스라엘 하면 성지순례를 떠올린 적이 있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그리고 다윗과 솔로몬 등 선지자와 예언자로 가득 찬 성스러운 땅에는 성스러운 사람들만 사는 줄 알았다.

70년대 말 아랍민족과 문화를 알게 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나의 생각은 바뀌어갔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똑같은 선지자와 예언자를 구약과 꾸란에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단지 예수를 메시아로 보는 기독교와 무하마드를 메시아로 보는 이슬람, 그리고 아직도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는 유대교가 모두 같은 뿌리라는 사실에 중세의 십자군 전쟁이나 60년대 중동전쟁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티파타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해방투쟁을 이해하면서 구약에 등장한 이스라엘과 오늘날의 이스라엘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서 황당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유대시온주의를 주창하는 나라 이스라엘은 기본적으로 인종과 혈통에 기반을 둔 나라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유대인 혈통주의는 나치의 게르만 우월주의보다 더 허구적이다. 유대주의는 단지 어머니가 유대인이면 자식들도 모두 유대인이라는 전통에 따라 '유대인' 자격을 부여한다. 한편 개혁파 유대인들은 부모 중 한 쪽만 유대인이면 자식은 모두 유대인이라는 기준을 따른다. 결국 생물학적 기준도 없는 혈통주의에 불과한 '정치적 인종주의' 수준인 것이다.

1984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2만 3000여 명의 에디오피아 팔라샤들이 이스라엘로 옮겨왔다. DNA 검사 결과 흑인 팔라샤들은 유대인과 인종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의 높은 출산율에 위기의식을 느낀 유대계 이스라엘인들은 1980년대 말 또다시 대규모로 러시아 유대인들을 받아들였다. ‘인구 불리기 정책’인 것이다.

처음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 이주를 시작했을 때는 돈을 주고 땅을 매입했다고 한다. 그러나 건국 이후 주변 이슬람 국가와 전쟁에서 승리한 후 땅을 빼앗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략 36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발생했던 1950년, 이스라엘은 '부재자재산법'을 제정한다.

부재자재산법은 1947년 11월 29일에서 1948년 9월 1일 사이에 이스라엘 영토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아랍인의 토지와 가옥, 금융자산 등을 아무런 보상 없이 몰수하는 법이다. 모스크 같은 공공재산들도 모두 함께 몰수됐다.

마치 일제가 한일합방 이후에 벌인 토지조사사업과 너무도 흡사한 방식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60년째 난민 캠프생활을 하고 있으며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을 잃게 됐다.

지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방사능·화학무기에 이어 치명적인 신종 무기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고밀도금속폭탄(DIME)은 좁은 범위에 폭발을 일으키기 위해 사용하는 소구경폭탄(SDB)의 일종으로 2004년 미국에서 개발됐다. 텅스텐 가루로 된 폭탄을 탄소섬유로 에워싼 것으로, 엄청난 압력의 광파와 함께 극히 미세한 유탄이 발산돼 반경 5~10m 내의 인체에 침투해 근육을 태우며 절단시킨다.

이 외에도 이스라엘군은 라파 난민촌 등에서 화학무기인 백린탄과 열화우라늄탄, 미국산 최신형 벙커버스터 GBU39 폭탄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성지순례로 가고있는 이스라엘은 성경속의 나라가 아닌, 21세기의 야만 그대로다. 시나이 반도의 폭탄테러는 알 카에다 연계 그룹인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가 저지른 사건으로 그 뿌리는 이스라엘의 야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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