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布施)와 엔돌핀(2)
보시(布施)와 엔돌핀(2)
  • 김상집
  • 승인 2014.02.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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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뇌에 모르핀이 결합되는 특별한 단백질(수용체)이 1973년에 발견되었다. 이 결합단백질이 뇌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말은 뇌 속에 이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내인성 물질이 있다는 말이다. 즉 뇌 속에도 모르핀과 같은 작용을 가진 물질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강력히 암시하였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뇌 속에서 내인성 마약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였다.

그 결과 1975년, 우리 뇌에는 모르핀보다 1백 배 정도 강력한 작용을 가진 마약이 존재하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이 물질을, 뇌 속에 존재하고 있는 내인성 모르핀(endogenous morphine)이라는 의미로 줄여서 엔돌핀(endorphine)이라 부르게 되었다.

엔돌핀의 분비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증가되나 즐거울 때는 억제된다. 예를 들어 통증자극이 가해질 때나 임신 중 산통이 시작될 때에 산모와 태아의 뇌에서 엔돌핀 유리가 최고조에 달하여 위급상황에 대처하게 되며 출산 후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네오엔돌핀, 다이놀핀 등 많은 물질이 발견되었다. 이 중 엔돌핀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물질이 다이놀핀이다. 특히 다이놀핀은 “감동 받았을 때, 음악감상이나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었을 때,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진리를 깨달았을 때, 사랑에 빠졌을 때” 분비된다고 한다. 이 모두가 생활의 활력소임에는 틀림없다.

잔잔한 감동, 꾸준한 기쁨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대승불교의 특징이라 할 ‘보시’에서 찾을 수 있다. 기부라 표현하건 베푼다고 표현하건 1900년전 불교에서는 일찍이 고행을 하지 않고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수행방법으로 ‘보시’를 설명하고 있는데, 현대의학이 보시를 통해 느껴지는 잔잔한 감동이 엔돌핀 다이놀핀 등을 분비하고 이 물질들이 통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암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그러므로 봉사, 기부, 보시는 곧 깨달음의 길이요 건강의 첫 번째 덕목인 셈이다. 성경 말씀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장 3절)”라는 봉사와 기부, 그리고 불교의 ‘무주상 보시(내가 도와준다는 생각도 없고, 얼마를 도와준다는 생각도 없고, 누구에게 도와준다는 생각도 없는 보시)’야말로 잔잔한 감동을 통해 생활의 고통도 없애주고 암에 걸린 사람도 낫게 하는 엔돌핀과 다이놀핀의 분비를 꾸준히 늘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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