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대선평가보고서는 미래진행형
민주통합당의 대선평가보고서는 미래진행형
  • 김상집 5.18민주유공자회 설립추진위원장
  • 승인 2013.04.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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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대선평가보고서는 민주당의 지난 15년을 “혼돈과 방황의 역사”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 대해 “민주당과 문재인은 정당과 후보 요인 모두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에 밀렸다”고 진단했다.
그것이 다음 몇 가지 지적사항이 있었다. 사전 준비와 전략기획이 미흡했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책임의식과 리더십이 취약했다. 계파정치로 인해 당이 분열됐고 민주당이 평시엔 활동하지 않는 휴면정당이어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전 후보의 정치역량과 결단력이 유약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문 전 후보가 단일후보 결정을 위한 안 전 교수 측 ‘마지막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 최대 패착이었다고 진단했다. 평가위는 “문 전 후보는 안 전 교수가 마지막에 제안한 방식으로 해도 승산이 있다는 걸 알고도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전 후보는 안 전 교수가 사퇴한 당일, 특사 회동에 나선 이인영 의원에게 어떤 지시도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평가보고서가 9일 공개되자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노영민, 이목희, 홍영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경도된 시각에서 억지로 짜 맞춘 결과”라며 강력 반발했다.

심지어 친노 인사인 명계남씨는 트위터에 “XXX들아! 보고서 쓴 놈 나와”라는 욕설이 담긴 비판 글을 남기고 탈당을 선언하기도 했다. 반면 비주류의 문병호 의원은 재차 주류 책임론을 거론하며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의원직 사퇴 등을 압박했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측은 반응을 자제했다.
10일 열린 ‘민주당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선 대선평가보고서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고 전한다. 친노무현계 혹은 범주류이면서 이곳 광주 출신인 강기정·이용섭·신계륜 의원은 편향된 평가라고 지적했고, 비주류로 통하는 김한길 의원은 보고서 내용을 수용한다면서도 ‘책임자 사퇴’는 지나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선평가보고서를 읽다보면 지금 민주당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심지어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단위의 공천제 폐지’ 공약조차 새누리당에 선점당하고 있는 실정이니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말할 수 있겠는가.
당대표로 출마한 친노무현계 혹은 범주류이면서 이곳 광주출신인 강기정·이용섭·신계륜 의원이 공히 ‘기초단위의 공천제 폐지’는 ‘시기상조’라느니 ‘전당원의 찬반투표’를 주장하면서 공천권에 목매는 모습이 민주당의 지난 15년을 “혼돈과 방황의 역사”라고 규정한 대선평가보고서의 내용 그대로의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5·4전당대회를 통해 과연 민주당이 국민의 뜻에 부합하여 쇄신할 수 있을까? 친노들이 선거에 패배할 때마다 잠시 지도부를 교체만 하고 또다시 선거 때면 모바일선거인단을 동원하여 당권을 장악하고 공천권을 행사하며 막강한 주류자리를 굳혀왔던 달콤한 시절을 반성하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일까?

지금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면면이나 발언 내용을 보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대선평가보고서 판박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5·4전당대회에서 밀리면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다간 자칫 주류에서 밀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대선평가와는 별개로 어떻게든 당권을 장악하려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이길 수 있는 싸움조차 져 놓고도 도통 반성할 줄 모르는 친노들의 진흙탕 싸움을 보면 이 번 대선평가보고서는 마치 민주통합당의 미래를 예견한 미래진행형 보고서인 것 같다. 겸손하게 고개 숙일 줄 모르는 친노들의 뒤틀린 욕망이 활개치는 한 민주통합당은 계속 지는 연습만 하다 소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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