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여론독립’ 콘텐츠 필요
지역사회 ‘여론독립’ 콘텐츠 필요
  • 곽복률 (사)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 승인 2013.03.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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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복률 (사)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광주에서 발행되는 일간신문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가수 조용필의 히트곡 ‘그 겨울의 찻집’ 가사가 자꾸 떠오른다. “아~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시집간 딸의 입장에서 보면 친정이 못살면 괜히 스트레스 받는 그런 심정이다.

언론운동현장에서 또 언론학을 공부한 언론학도로서 기회 있을 때 마다 지역 언론의 정상화에 대한 주장을 펴왔다.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된다. 언론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시민들은 뉴미디어건 올드미디어건 매체 난립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매체 난립이 야기한 가장 큰 문제는 미디어산업의 붕괴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종사자들의 직업안정성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둘째는 환경, 시장, 권력의 견제와 감시기능 마비로 인한 저널리즘의 붕괴다.

저널리즘의 붕괴는 우리 인체로 말하면 면역체계가 흐트러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지역 학계와 시민사회는 이에 대한 정확한 현황파악은 물론 진단과 해결책을 내놓기 못하고 있다.

광주 전남지역 언론연구에서 2011년 한국언론학보 8월호에 ‘지방정부의 지역언론 통제방식에 관한 연구’를 보면, 언론인을 동물원의 사자로 순치시킨 사례들을 알 수 있다. 이 논문은 지방정부의 언론인 포섭전략에 대해 첫째, 산하 공기업 취업 기회제공, 둘째, 촌지, 골프모임 등 물질적 향응 제공 등을 들고 있다.

언론자유에 대한 고전적인 얘기지만 존 밀턴은 아레오파지티카(Areopagitica)에서 ‘정부의 미디어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을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정치권력의 떡밥을 덥석 무는 순간 사자에게 주어지는 백수의 왕이라고 하는 타이틀이 무색해 지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리고 그 직후부터는 사자가 우리를 뛰쳐나올 수 없다는 걸 아는 관람객은 유유히 뻥튀기를 먹어가며 맹수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처럼 정치권력과 시장권력으로부터 순치당한 언론이 독자들에게 사회정의를 입에 담는 것은 지극히 이중적인 자기기만이다.

방송통신위원을 지낸 양문석은 지방신문이 위기에 처한 원인을 7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사회구조적 원인으로 중앙집권화로 인해 지역뉴스 가치가 중앙뉴스에 비해 낮다는 인식이다. 둘째, 주요 광고주의 수도권 집중이며, 셋째, 전국지(중앙지)의 무차별적 시장 침투로 지역신문의 고사위기, 넷째, 토호세력이 장악한 비합리적인 시장구조를 들고 있다. 다섯째는 지역신문 자체의 낮은 경쟁력과 여섯째, 뉴미디어의 출현으로 시장장악력 추락, 일곱째, 기획보도 홍보비, 판공비, 촌지, 계도지 비용, 지자체 광고 등과 연계된 관과의 유착관계 등을 꼽고 있다.

나는 여덟 번째로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언론소비자인 독자의 냉소적 태도를 들겠다. 언론이 독자들의 관심권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 그 매체는 특정인 또는 소수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른바 사이비 언론으로 전락하게 된다. 독자들의 눈을 의식하는 신문은 한 눈을 팔고 싶어도 조심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발행부수가 많은 신문이 그렇지 못한 신문보다 저널리즘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언론소비자들은 지역신문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지역신문은 지역사회의 여론독립을 위한 지역적 콘텐츠로 지면을 채울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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