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부모가 선택할 길
50대 부모가 선택할 길
  • 채복희 시민의소리 이사
  • 승인 2012.11.16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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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복희 시민의소리 이사
허경영씨란 분이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때 무려(?) 0.4%(9만6700여표)의 득표율을 얻었는데, 당시 민주당으로 출마한 이인제씨의 0.68%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허씨의 발언과 행동은 거의 개그 수준으로 화제가 됐는데, 자신은 아이큐가 430이고 축지법을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결혼하는 이들에게 1억 원씩의 수당을 주겠다고도 했다.

또 수능을 폐지하고 등록금도 없애버리겠다고 했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공약이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 그에게 표를 준 국민들이 누구인가 참 궁금했는데, 얼마 전 한 인터넷 방송에서 허 씨를 찍었던 젊은이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20대 초반인 그 젊은이는 대선을 거의 장난 수준에서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를테면 여든 야든 찍을 사람도, 관심도 없다, 그러니 자신을 웃겨나 주는 허 씨에게 한 표 주자는 식이었다.

전반적으로 20대의 인식이 이러하다면 장차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게 될까 싶은데 어쨌든 무려 10만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그를 선택했으니 이걸 과연 다양성이라고 대접이라도 해야 될지….

올 대선의 가장 큰 변수 역시 20~30대의 투표율에 있다고 한다. 투표율이 70%를 넘는 50대 이상은 지지 후보가 분명한 반면 20~30대는 40%를 약간 웃돌기 때문에 이들이 투표장으로 나오느냐 나오지 않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 달라지리라는 얘기다. 이 경우 젊은 세대는 50대 이상의 견고한 성향과 매우 다르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분석은 1987년 이후 5년마다 행해진 대선과 총선 통계 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비교적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올 4월 총선 당시에도 20대는 매우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고 그 결과, 정권 교체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세대가 젊은이들임이 증명되었다.

당연하게도 이 세대를 투표장으로 끌어오려는 정치권의 노력이 가열차다. 특히 야권에서는 이 점을 더욱 부각시키면서 어떻게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다고 해도 현 여당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른바 콘크리트 층으로 모두 투표장으로 나오게 된다. 반면 야권 단일후보의 경우 여론조사 지지율이 그대로 표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그런 젊은 세대가 막상 투표장에 나오더라도 허 씨와 같은 인물에게 표를 던져 버릴 수도 있다.

50대는 그런 20대의 부모 세대들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어려운 세상을 살아오면서 오늘의 한국을 일궈온 이 50대는 어찌되었던 퇴장하는 세대이며 이들이 애지중지 키워온 20대가 곧 사회의 주역이 된다. 따라서 이 20대의 인식과 행동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참혹한 전쟁 전후에 태어났던 50대가 애면글면 키워온 자녀들, 이들이 장차 이 땅에 살아가야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토록 열심히 살아온 보람이 없을 것이다. 이 나라의 명운이 달린 이번 대선이 코앞에 두고서 50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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