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통일 토론대회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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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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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아직 방북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상기된 얼굴로 만난 위정선씨(여. 21. 전남대 국문과 3년).

위씨는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금강산에서 열린 '2001 금강산 민족통일대토론회(대토론회)`에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에 배정된 5명 중 1명으로 선정돼 광주·전남지역 대학생 대표자격으로 참석했다.

정부지원받으며 한총련 대표자격 참석

정부당국으로부터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 이름으로 방북하려면 최소 2년6개월의 실형쯤은 각오해야 하는 것이 여전한 현실인데, 정부의 지원하에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 등의 대학생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밥먹고 놀다가 아무 일없이 돌아온 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한마디로 놀라움이다.

더구나 함께 참석한 5명의 타 지역 선배들에 비해 이렇다할 학생운동 경력도 없는 위씨가 방북 기회를 얻은 것은 본인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국문과 학생회장으로서 나름대로 '이북 바로알기'활동을 해온 것이 '선정'의 배경이었다고 귀띔했다.

북녘 대학생들에 대한 그의 첫 느낌은 한마디로 '순박하지만 당당하다'였다.

북녘 대학생들 순박하지만 당당

15일 오전 대토론회 때부터 16일 돌아오는 배를 타기 전까지 잠자는 시간 외엔 거의 함께 다니면서 개인신상에서 대학생활, 통일정세 등에 대한 얘기들을 폭넓게 나눴다고 했다.

애인 있냐고 묻자 얼굴은 빨개지면서도 할말을 다 하는 그들.

대학생활 얘기하다 이남에선 등록금을 낸다는 말에 '공부를 하는데 왜 국가에서 돈을 대주지 않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그들을 보면 차이와 함께 자신들의 체제에 대한 강력한 자존심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당신들의 딸이 북에 갔다오니 위씨의 부모님도 북녘에 대한 생각이 훨씬 가까워졌다고 위씨는 전했다.

그는 또 처음 배에 오를 때 "너희들 북에 가서 '김일성 만세!'하고 외치지 마라"며 곱지않게 보시던 일부 사회단체 어른들도, 돌아오는 배에선 웃으며 '고생 많이 했어'하고 다독여주더라고 덧붙였다.

나도 몰랐던 마음의 벽이 무너졌어요

그래서 남녘 대학생이 겪은 2박3일의 방북결과는 이렇게 정리되고 있었다.

"직접 만나니까 그냥 반가운 거예요. 만날 때 울고, 헤어진다고 울고. 그러면서 나도 몰랐던 마음의 벽이 무너지더라구요. 만남이 잦으면 통일이 가까워진다고 했지요. 이렇게 만나면 변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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