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기계공학부 실습비가 새고 있다
조선대 기계공학부 실습비가 새고 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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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실험실습비가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학생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나섰다.

조선대 기계공학부 학생회 사용내역…공개파문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학생회는 실험실습비 사용내역에 대해 문제를 제기, 공대의 다른 과도 실험실습비 사용에 대한 공개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조선대가 자체 감사에 들어가는 등 그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기계공학부 학생회는 지난 13일 그동안 의혹으로 그쳤던 실험실습비 사용에 대해 구체적인 내역서와 몇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학생회측은 "실험실습비 사용 내역을 학칙에는 공개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실은 관례적으로 학생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교수들 마음대로 실험실습비 계획서를 작성, 사용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 사용내역의 부당함을 알렸다.

학생들 기자재 만져보지도 못해

학생회가 발표한 내역에 따르면 "4학년 제어공학 실험의 경우 주간반은 모두 폐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A반 219만원, B반 219만원, C반 379만원 등 모두 817만원이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이들은 학생들이 수강하는 실험과목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학생회측은 "정작 실험과목을 수강신청한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담당 교수에게 수업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는가 하면, 기계재료실험의 경우는 조교 혼자 실험을 했을 뿐 학생들은 실험기자재도 만져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발표에 따르면 39명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는 '기계가공실습'의 경우 실험실습비로 657만원이 책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금액은 200명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는 '기계제작법실습'의 금액과 동일해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비소모품에도 매년 청구

뿐만 아니라 실험실습비의 50% 정도가 사무용품을 사는데 쓰여지고 있다고 밝히고, 2001년도 기계제작법실습은 497만원중 140여만원을 사무용품을 사는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프린트 토너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어 '비용을 부풀려 기록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온도 변화를 계측하는 장비의 경우 소모성이 아님에도 매년 청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부서 소관...교수들과 무관"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 기계공학부 학부장 박길문 교수는 "학생들이 문제제기를 한 일부는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실험실습비중 실험을 위한 사무용품을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실험실습비는 담당 교수가 직접 손을 대는 부분이 아니며 계획서를 행정 부서에 올려 경리과에서 지출하기 때문에 임의적으로 교수들을 위해서 사용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히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어 그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문제제기와 관련해 박길문 학부장과 면담을 진행했던 기계공학과 학생회장 문대성 씨는 "면담할 때는 문제제기에 대해 인정하면서 자성하고 있다고 말하더니 발표때는 표현이 다르다"며 "학생들의 등록금이 잘못 쓰여지고 있는 부분은 지금 발표한 것 외에도 더 많은 부분이 있다. 더 이상 이런 문제가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이번에 뿌리를 뽑겠다"고 밝혔다.

학교 자체감사..해결할 수 있나

이번 일은 기계공학부 뿐만 아니라 공대 전체를 대상으로 실험실습비 공개에 대한 요구로 번지고 있으며 감사위원회 또한 공대 전체에 대해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 자체 내에서 진행될 감사가 이번 일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학생회측은 "감사의 공정성을 위해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감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학교측은 학생들은 참관인 자격으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모든 것이 공개되어 일이 깨끗히 마무리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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