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구청장 시의원 '지구당 위원장에게 물어봐'
차기 구청장 시의원 '지구당 위원장에게 물어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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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장에도 게임의 법칙이 통용되나.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좋은 상품이 잘 팔리는 것이 법칙이다. 정치시장에서도 좋은 인물 즉, 철학이 있는 정책과 비전, 여기에 정치력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장이라면 행정력까지 겸비한 인물이 각광받는 것이 게임의 룰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내년 선거에서 광주시 5개 구청장과 17명(조정가능)의 시의원을 향해 뛰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지역정치시장의 단면을 들여다본다.

■ 지역구의원은 무엇으로 사는가

"아주 능력이 뛰어나든지, 시대상황이나 정치적 고려를 타고 나든지, 아니면 지구당위원장의 눈에 들어야 한다"

민주당 광주시지부 한 지구당 관계자가 밝힌 구청장이나 지방의원이 되기 위한 방법론인데 이중 가장 확실한 방법이 지구당위원장에게 낙점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능력이나 시대상황 등에 따라 후보가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때도 지구당위원장 동의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지구당이 그동안 지방선거 후보공천은 지구당 대의원대회나 선정위원회를 통해 해왔지만 어떤 경우든 지구당위원장들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바로 대의원이든 선정위원이든 지구당위원장이 대부분 지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과거처럼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을 전제로 한다면 광주시의 경우 구청장이나 시의원은 모두 지구당위원장 몫이다.

현직 구청장이든 시의원이든 차기를 노리는 이들이 서울에서 활동하는 지구당위원장들이 지역구 활동차 떴다하면 덩달아 떠다니며 수행하는 것은 이같은 이유다. 보이는 것이 이 정도라면 보이지 않는 위원장 챙기기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심지어 지구당위원장의 눈치를 보며 정치인으로서 기본적인 정책적 소신마저 제대로 펴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예컨대 올초 도청이전문제로 지역사회가 시끌러울 때 대부분의 구청장과 시의원들이 보여준 정치적 행보가 대표적이다.

특히 광주시의회가 도청이전과 관련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상황에서 한 의원이 입장표명을 하려다가 지구당위원장에게 물어보고 하겠다고 한 뒤 실제로 물어봤고 위원장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역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못한 웃지못할 사건을 연출<본지 3월19일자 보도>하기에 이른 것이다.

■ 공천=당선 공식 유효한가

이번엔 광주에서 무소속 돌풍이 불까.

민주당은 최근 전북 임실, 군산 기초자치단체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후보에게 모두 패배하자 상당히 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텃밭이라는 전북에서의 이같은 무소속돌풍이 내년 지방선거 전반으로 파급될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광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지난 98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에서만 10여개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는가하면 지난 4.13총선에서는 드디어 광주 남구지구당에서 강운태 후보가 민주당 임복진 후보를 누르고 당선, 무소속 바람은 광주에도 이미 상륙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선거에서 광주시장과 함께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에 이른바 시민후보가 적지 않게 도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민주당 시지부의 한 지구당 위원장은 당원들에게 내년 지방선거의 공천원칙 3가지중 첫번째로 당선가능성을 꼽았을 정도다. 이 지구당의 다음 공천기준은 경륜과 인품, 당에 대한 헌신도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천기준은 당선가능성, 경륜과 인품은 추상적이고 상대적이지만 당에 대한 헌신도는 당비를 얼나마 냈느냐 등 경우에 따라 개량화가 가능한데다 절대적으로 지구당 위원장의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에 비춰 볼 때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무소속 돌풍의 가능성이 많다는 걸까.

■ 누가 거론되나-무소속 돌풍 시민후보 변수

지금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과 시의원들은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우선 이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지구당 위원장들이 지난 4.13총선에서 6명중 4명이 바뀐점을 들수 있다.

여기에 박종철 동구청장을 제외하고 4개 구청장이 시장후보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한데다 시의회도 지구당 위원장 교체와 4선 연임 불가 분위기 등으로 현 의원중 생환할 수 있는 의원은 몇 명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동구의 경우, 지구당 위원장이 바뀌었지만 의외로 현상유지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많다는 지적이다. 초선인 김경천의원이 신기하·이영일의원에 이어 지구당을 인수받으면서 복잡한 세력들이 혼재하고 있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따라 구청장은 '벤처와 문화의 조화'를 모토로 무리없이 재선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박종철청장의 3선도전이 점쳐지고 있지만 이윤자 광주시 정무부시장, 오주 광주시의회 의장, 신의섭 시의회 부의장, 조수웅 전 시의회 부의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동구의 경우 광주정치의 1번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참신성과 개혁성을 무기로 '시민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고, 동구를 주요 기반으로 하고 있는 통추위(전남도청이전반대 및 광주전남통합추진위원회)의 후보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의원에는 지구당 여건을 감안하면 신이섭·김종민 현의원이 이변이 없는 한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통추위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동구의회 임택 운영위원장과 방대영 광주시의원(자민련 비례)이 각각 무소속 또는 시민후보나 연합공천을 내세우며 도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구청장 입지자 경쟁 치열

이정일 청장이 시장출마 의지를 굳힌 서구는 구청장 후보군으로 박선정·안성례 시의원, 송선태 광주시의회 전문위원, 김상집 구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지구당 장악력을 볼 때 정동채의원의 의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들의 신망이나 의정활동면에서 박선정의원이 앞선다는 분석속에 안성례의원은 여성몫으로, 송위원은 정상용 의원 시절부터 구청장을 노린데다 5·18재단 후원회장이란 상징성과 의회에서 줄곧 쌓아온 전문성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상집의원은 지역밀착형 구의원으로왕성하게 활동한데다 개혁적 이미지 등으로 시민단체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은 풍암지구와 금호지구로 인해 인구가 늘어나 현 2석에서 3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대석 민주당 시지부 사무처장과 현 구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서처장은 지역구가 안될 경우 비례대표로 배려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이 경우 현 지구당 사무국장인 이정주의원이 지역구 공천 1순위이며 구의회 김동식 현의장과 박영수 전의장, 장헌일 부의장, 여성으로서 왕성한 의정활동을 펴고 있는 김선옥 운영위원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남구는 정동년청장의 거취가 태풍의 눈이지만 새로 지구당을 인수한 강운태의원을 둘러싼 3세력의 각축결과가 주목된다.

바로 강운태의원의 정치입문을 도운 세력중에는 황일봉 전 시의원, 광주시장 재직시 관료출신으로는 이하은 전 남구 부구청장과 임종철 전 광주시 내무국장, 기존 지구당 정치세력은 김관선 시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호남대 신일섭교수가 광산구와 함께 남구에서 시민후보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시의원은 서구보다 인구가 적은데도 3석을 차지하고 있어 2석으로 줄어들 가능성과 함께 지구당 위원장이 바뀐 탓에 물갈이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시의원 물망에는 학생운동출신으로 개혁적인 성향으로 3선 구의원을 무난히 역임한 안원균 부의장, 전교조출신의 김화진 의원 등 구의원 출신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 시의원중 생환자수도 관심

북구는 청장의 경우 지역구가 두 개여서 두명의 국회의원의 합의에 의한 후보추대여부가 주목된다. 현 김재균청장이 시장출마보다 청장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 오주 의장과 이춘범 전 의장, 반명환·김후진의원 등이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고 박광태의원과 원만한 관계인 정태성 도시공사 사장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시의원에는 송태종 구의원, 현 시의회 비례대표인 장영태의원과 이형석운영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송의원은 학생운동출신의 개혁성과 성실한 의정활동을 인정받은데다 당내에서도 두루 신망을 얻고 있는 점이, 장영태의원은 박광태의원 시지부장시절 사무처장을 역임한데다 일찌감치 지역구을 정하고 관리해온 점이, 광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노동계를 대표해 의회에 진출한 이형석위원장은 개혁성향과 성실한 의정활동을 해온 점 등이 각각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형석위원장은 공장 밀집지역인 광산구쪽에서도 동시에 거론된다.

광산구는 송병태 청장이 시장보다는 구청장 재선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서병조 전 시의회 의장, 강박원 지구당 부위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올라 있다.

시의원으로는 물밑에서만 활발한 움직임이 있고 현재는 시의원인 김명민의원의 재도전과 이형석 운영위원장이 북구와 동시에 거론되고 있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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