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그룹 관련 계열사 대신생명, 송촌건설 어찌되나
대신그룹 관련 계열사 대신생명, 송촌건설 어찌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집안에서 가장은 그 가정을 다스릴 책임을 갖는다. 기업 경영주도 기업을 영위하는 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그룹의 대주주가 계열사를 살릴 의지가 있느냐도 같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대주주 책임론. 대신생명보험이 금융기관 구조조정 회오리 속에서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아 퇴출 위기 직전에 놓이면서 실질적인 대주주인 대신증권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금감위는 지난 13일 대신생명이 제출한 경영개선 자구계획안을 불승인하고 이달말까지 대주주 책임 아래 새로운 자구계획을 다시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같은 결정은 대신생명 측은 물론 경영개선명령을 내린 금감위도 대주주 책임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어 대신생명의 퇴출 위기는 대주주 출자여부 등 대신증권의 태도에 따라 대신그룹 전체 위기로 번질 위험도 있다. 대신생명이 무너지면 그룹 계열사간 자금 중개역을 맡았던 여신관계가 얽혀 송촌건설 등 관련 계열사도 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연쇄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정부 책임져라
퇴출 위기 대신생명노조 목포서 천막농성 돌입
송촌건설, 광주방송 등 관련 계열사 연쇄위기 우려도


대신생명 노동조합(위원장 황건영)은 대신생명을 퇴출 위기에 몰리게 한 데 는 대주주와 비현실적인 보험정책 기준으로 경영개선을 명령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며 지난 7일부터 목포역 광장에서 '대신생명 살리기' 위한 가두 투쟁집회와 함께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해 16일 현재 농성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3월말 현재 대신생명의 지급여력부족액은 1,287억원. 대신생명은 금감위로부터 지급여력비율 미달(-908.5%)로 지난 4월13일 경영개선명령을 받았고 5월13일 금감위에 1차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금감위는 이에 실현가능한 경영개선계획이 아니라며 경영개선 승인을 이달말까지 연장한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지급여력부족액이 손익구조 부실화 때문이 아니라 후순위 차입금 중 간접지원에 따른 870억원과 송촌 관련사에 대한 대출금의 대손상각금액 260억원이 포함되어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이를 충당하기 위해 대주주의 증자 참여를 촉구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한국의 보험산업 현실은 무시한 채 유럽연합(EU) 보험감독방식을 도입, 적용한 현행 감독규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급여력 기준 미달로 현대, 삼신생명 등 13개 보험사가 퇴출됐지만 대신생명은 다른 생보사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대신생명은 그룹 관련사 계열인 송촌건설 등 송촌 관련사에 1,300억원을 대출해 주었는데 이는 계열 대출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금융감독원이 조기회수를 지시한 상태다.

또 이들 계열사 부실로 연결되면 대신증권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대신증권은 송촌 관련사에 1,500억원을 무보증채권 등으로 여신지원을 한데다 대신생명에도 700억원의 후순위대출을 했기 때문에 생명이 퇴출되면 증권은 2,000억원 이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위기를 넘기기 위해 금감위는 경영개선계획 재제출을 명령하면서 대신그룹이 사활을 걸고 대신생명 살리기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소유 부동산을 대신생명에 현물출자하고 양회문 전 대신생명 사장이 보유한 대신증권 주식 400만주 중 100만주를 대신생명에 지원토록 하는 등 사주의 사재 출연 안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의 출자 여부 등 대신생명 살리기 태도 결정은 이달말까지 시한을 벌어놓은 셈이다. 서울에 본사를 둔 대신생명 노조원들이 멀리 목포까지 내려와 장기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대신그룹의 창업주 양재봉 명예회장이 목포에서 성장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출신 지역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신그룹 관련 계열사인 송촌건설, 송촌산업, 광주방송, 송촌문화재단 등이 모두 광주, 나주에 있다. 여신관계로 묶여있는 그룹 계열사 중 1개사가 무너지면 다른 계열사의 연쇄 위기도 우려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