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관광지도와 광주의 선택
동북아 관광지도와 광주의 선택
  •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2.04.2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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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문화중심도시 광주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묘안이 없다. 우선은 광주에 볼거리가 없다는 이야기가 대부분 공통적인 생각이다. 무슨 관광이 없는 문화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질문해보는 것이다.
세상은 우리 예상하는 대로 승패가 진행되지 않는다. 법칙이 바뀌면 승패가 바뀌는 법이다. 문화광주를 만들려면 시대의 요구와 변화를 읽어야 한다. 우선 여행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한때 패스트 라이프(fast life)가 전부인 냥 하고 살았다.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고수했다. 그래서 빨리빨리가 일상이 되어버린 숨 막힌 도시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다 입시전쟁, 취업전쟁, 생활전쟁 등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슴 한 구석이 채워지지 않는다. 이제는 속도와 경쟁에서 벗어나야 하는 시대이다.

관광상품의 변화를 읽자

슬로우라이프(Slow life)가 요즘 대세다. 쉰다는 것은 자기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다. 진정한 휴식은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이다. 빠름과 경쟁보다는 느림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살 필요가 있다.
관광산업은 21세기의 성장잠재력이 높은 유망산업이다. 여행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장소이동의 개념이지만 관광은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다. 이제 여행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슬로우투어(Slow tour)가 등장했다.
제주올레는 ‘놀멍, 쉬멍, 걸으멍’이라고 한다. 누가 제주까지 와서 아무 것도 구경 않고 걷다가만 간다고 생각했겠는가. 2박3일이면 할 것이 없다던 제주여행이 이제는 일주일 또는 한 달여를 그냥 걷기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걷기여행은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인식했다면 동북아 관광지도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읽어야 한다. 동북아는 지금 치열한 관광객 유치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흔히 동네축구는 공이 있는 곳으로 선수가 뛰어 가지만 선진축구는 공이 있을 곳으로 뛰어간다고 말한다.
시장이 어디에 있고 경쟁자와 고객은 누구이며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팔 것인가?
이제 문화광주는 이러한 세상의 변화를 읽고 우리의 핵심자원과 역량을 찾아야 한다. 마냥 볼 것이 없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기회를 포착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동원하여 성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은 동북아 관광시장이다. 주요한 경제블록으로 성장했는데 2015년이면 동북아지역 관광객수는 약 4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중국관광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관광은 세계 평균의 3배에 이르는 연평균 20%로 성장하는 추세다. 2010년 중국을 찾은 관광객은 1억3,400만명,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간 관광객은 5,700만명에 이른다.
이런 실정이니 전 세계 각국의 중국관광객 유치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A New Welcome Plan 21', 호주는 ’Tourism - A Ticket to the 21st Century, 싱가포르는 ‘Tourism 21- Vision of a Tourism Capital'을 내세운다.

동아시아 지역 관광전략은 무엇?

싱가포르는 문화적 다양성과 도시의 개방성이 핵심가치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관광지인데다 세계 최초의 나이트사파리를 열었다. 그리고 의료관광과 교육관광을 내세운다. 끊임없이 독특함을 추구하여 무에서 유를 창조한 관광도시이다.
마카오는 카지노와 엔터테인먼트에 문화를 결합했다. 대규모 카지노와 경마, 경견, 복권 등이 관광산업의 동력인데다 쇼핑과 컨벤션센터, 테마파크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포루투칼의 식민지로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된 독특한 문화를 개발했다.

홍콩은 쇼핑도시에서 레저도시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홍콩은 과거와 같은 쇼핑의 매력을 잃었다. 2001년부터 관광개발사업에 23억 달러 등 집중 투자해 홍콩디즈니랜드, 옹핑360, 디스커버리베어를 개발했고 아시아월드엑스포라는 초대형 컨벤션을 공항 바로 옆에 짓는가 하면 공항출국세와 호텔세금 등을 대폭 인하했다.
당연히 중국은 대대적인 관광인프라와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디즈니랜드가 2015년 개방 예정이고 해남도는 골프관광의 메카로 육성했다. 앞다투어 여객기를 도입하면서 지방공학을 확장하는 붐이 일 정도다.

그러면 우리 국내관광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지자체가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만큼 만만치 않은 국내경쟁체제이다. 지난해 외래관광객은 거의 1천만명 수준이었다. 국가브랜드가 향상되고 K-Pop, 쇼핑, 패션 등 한류관광 등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전체 시장의 56%는 아직 중국과 일본이다. 관광수입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 홍콩,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으로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시장은 관광니즈와 패턴이 다른 만큼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서울 롯데호텔에 가면 중국 관광객이 주요 타깃이다. 그만큼 변했다. 그런데 한국관광은 한계에 직면했다. 관광객은 몰려오는 데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관광매력은 다양성과 차별성 부족으로 한계에 이른 것이다.

관광 변방 광주가 해야 할 일

더욱이 우리 광주는 관광시장의 변방이다. 서울과 제주, 부산에 편중된 관광객, 관광인프라와 숙박시설 부족, 열악한 관광상품과 서비스라는 지적이 일맥상통한다. 그런데다 전국의 주요 도시는 관광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광주는? 우리 광주는 아예 가만히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이제는 광주는 눈을 들어 세계를 보아야 할 때이다. 광주에 현재 외국인 관광객이 없다. 통계로는 23만명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것은 ‘뻥’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체크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이런 통계가 잡히는지 모르겠다.

광주의 관광자원은 매력이 없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제 기회를 찾고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은 문화콘텐츠를 개발한다. 콘텐츠로 부가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둘째는 광주의 문화로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보자. 크고 대담한 목표를 세우면 좋겠다. 2015년 외국인 관광객 1백만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장점에 치중하여 광주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찾아야 한다.
기아자동차와 광주비엔날레를 관광코스로 개발하고 광주만의 삶의 흔적과 문화를 지향하는 가치를 드러내보여야 한다. 기아차는 디자인의 대명사이다. 기아의 고향이 광주이다. 기아차 소울에 지역작가의 작품으로 디자인한 단 하나만의 차를 개발하는 것은 어떨까.

두 번째는 광주관광의 그랜드 디자인으로 길을 뚫고 문을 열어야 한다. 무안공항을 관문으로 삼아 저가항공사 설립이 필요하다. 서남권 교통과 관광중심으로서 서울-광주 KTX가 2014년, 88올림픽고속도로 확장개통이 2014년에 이어 부산-광주 KTX 개설을 요구할 때다. 여기에 충청과 전라지역의 ‘충전프로젝트’를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자원이 없으면 시장을 만들어야

그리고 세 번째는 자원이 아니라 시장을 개발하는 것이다. 문화+숙박, 쇼핑, 컨벤션의 중심도시가 되는 것이다. 중국 노인관광시장, 일본 소그룹, 젊은 배낭여행객+문화이벤트 등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숙박과 쇼핑, 컨벤션의 3박자를 갖추는 것이다.

제2컨벤션센터를 조기에 건립하고 전시중심이 아닌 회의중심의 컨벤션체제로 가야 한다.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500실과 게스트하우스 확충으로 숙박 거점을 확보한다. 어등산관광단지가 골프장으로 관광객 유치는 어렵고 내수와 외국인을 동시에 겨냥한 쇼핑아울렛 매장과 호텔을 유치하는 것이다.
중국여행사가 광주 전남에 오지 않는 이유는 이 지역에서 쇼핑이나 숙박, 식당 등 커미션을 주는 업소가 없기 때문이다. 커미션은 관광업계의 불문율이며 커미션 때문에 관광상품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핑센터도 관광자원 그 자체이다.

네 번째는 독창적인 관광상품과 브랜드를 창출하는 것이다.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라면 문화의 창조력이 핵심관광자원인 아트투어리즘도 해볼 필요가 있다. 동북아지역 미술관과 MOU를 맺고 그 지역 미술관 팬클럽 등을 끌어오는 것이다.
영산강 수변이 정리되었는데 단순히 자전거 여행으로 무슨 수익이 되겠는가. 영산강 아트페스티벌을 통해 강 자체를 거대한 캔버스처럼 활용하는 전시도 기획할 수 있다.

스스로 찾아오는 도시와 지역만들기에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 컨벤션센터, 관광협회 등의 진정한 협력이 요구된다. 그 무엇도 늦지 않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많은 도시들처럼 우리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기회를 찾자. 시민들의 자율적인 개발 역량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성공요소라는 점에 모두가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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