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기,천동설인가, 지동설인가
박병기,천동설인가, 지동설인가
  • 박병기 전남대 철학과 교수
  • 승인 2012.03.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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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기교수

사람은 늘 갈등을 겪고 살아간다. 갈등은 내 안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겨난다. 그러면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질문을 한 번 해보자. 하늘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까요? 아니면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까요?
너무나 뻔한 질문이다. 그래도 이 글을 읽는 분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묻고 싶다. 일단 여러분의 답을 스스로 기억해두었으면 좋겠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당연히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그대로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우리는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지구는 어디를 도는 것일까?

왜 우리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진리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진리가 아닐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인식하는 지각적 입장에 따라 다르게 말할 수밖에 없다.
프톨레마이오스(Ptolemaeos)의 천동설은 우주의 중심은 지구이고 하늘에 떠 있는 달과 태양, 행성과 항성들은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한다는 것이었다.
코페르니쿠스(Copernicus)는 태양 중심으로 지동설을 주장했다. 우주의 중심은 태양이고 지구와 달을 비롯한 모든 별들은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대의 천체물리학은 우리가 사는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하지만 그 태양계는 은하계의 한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많은 은하계로 이루어진 우주는 무한히 팽창하고 있다고 한다.

답은 어디에서 바라보는가

이런 수준에 오면 이제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처음 했던 질문에 대해 사람의 갈등은 서로 상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면 갈등이 생겨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결국 지구에서 보면 하늘이 돌고, 태양에서 보면 지구가 돈다는 것이다. 즉 관측좌표를 어디에 두고 생각하고 보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오리-토끼 그림’이다. 이는 관찰의 이론의존성을 이야기할 때 순수한 관찰은 없으며 모든 관찰은 이론에 의존하고 이론을 싣고 있다고 말한다. 즉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오리-토끼 그림’에서 오리라고 생각하면 오리이고 토끼라고 생각하면 토끼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서로 다른 주장을 하게 되면 갈등이 발생한다. 갈등해결을 위한 철학적인 전제를 하겠다. 나에게는 나의 지각적 입장이 진리이지만 너에게는 너의 지각적 입장이 진리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다원주의적 관점이 필요하다.

갈등을 해결하는 테크닉

그렇다면 갈등을 해결하는 테크닉은 지각적 입장을 통한 역지사지의 원리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갈등상황을 지각적으로 재현하고 나서 똑같은 상황을 우선 나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다음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제3자의 입장에서도 바라보면 어떨까. 아니 시스템의 입장, 신의 입장에서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갈등상황을 재구성하여 바라보면 내 입장을 재정립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결국 우리가 처하고 있는 수많은 사회적 갈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가 심각하다.
갈등을 푸는 방법에 대해 알고 조금만 노력한다면 사회적 갈등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박병기 전남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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