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천]대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
[전의천]대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
  • 전의천 조선대 기획조정실장
  • 승인 2012.03.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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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천 조선대 기획조정실장
어느 대학을 막론하고 많은 고민을 할게다. 수많은 지엽적인 문제를 놔두고라도 대학의 본질과 관련하여 두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첫째는 대학은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보편적인 지식의 체계를 구축하고 완성시켜 나가는 곳이다. 이를 위해 진리를 탐구하고 연구하고 연마하는 곳이라 하겠다.
둘째는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기관이다. 누군가는 대학을 비하하는 말로 취업학원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교수이며 대학 행정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이 점에 있어 늘 고민을 한다. 정말 대학이 사회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며 정치한 학문의 본질을 연구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정할 수 없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쓴 김난도 교수의 지적처럼 “대학의 본질은 올망졸망한 개인적 소망이 모여 있는 스펙의 경연장이나 취업준비 학원이 아니다. 사회와 기업이 나아갈 바를 향도하고 본원적 변화를 모색하는, 도구적 지식이 아닌 본원적 지혜를 연마하는 곳이다”라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오늘날 그 문제를 대학에 묻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변명 같긴 하지만 사회의 변화 흐름에 따라 대학의 기능도 점점 변화해가는 사회현상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지금은 일자리와 관련된 교육이 대학의 모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듯하다.
20여년 전 같으면 전문대학에서 가르쳐야 할 단순기술이나 기능적 훈련과 관련 분야, 그리고 특수대학에서 전문적으로 연수해야 영역들이 일반대학으로 옮겨오고 있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학생들의 취업 문제가 교육과학기술부의 평가지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대학진학율이 평균 82%대이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두 배에 이를 정도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과도한 학력 인플레이션이 일어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정부와 광주시, 그리고 각 기관에서는 고졸 출신 인력채용을 확대키로 하고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대학 진학률을 누그러뜨릴 수는 없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대학’에 보내고 싶지 않겠는가.

역사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문화적 토양을 가진 우리나라는 국민적 합의를 얻는 교육체계의 개편 작업이 필요하다.
평생교육을 지향하는 목적에는 찬동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방법론은 너무나 혼돈스럽다. 일반대학이 있고, 한때는 산업대학이나 개방대학이 대부분 일반대학으로 바뀌었는가 하면 전문대학은 일반대학의 학과체계를 흉내 내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더불어 학점은행제, 전문대학에 설치된 4년제 학과, 사이버대학, 방송통신대학 등 복잡한 대학체계가 선택의 다양성을 준다고는 하지만 과연 얼마만큼의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경영부실대학이라는 딱지를 붙여 강제로 문 닫게 하는 대학이 생기는 마당에 대학은 더 이상 ‘돈 벌기 위한 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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