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일신으로 송구영신하자 (신년시평)
온고일신으로 송구영신하자 (신년시평)
  • 이홍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대표
  • 승인 2012.01.02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년은 용해다. 동양에서 용은 유익한 존재로 비와 바람을 일으키고 용왕으로 변하기도 하여 그 위세가 대단하였다. 2011년의 한반도와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밝은 날보다도 음습한 날이 많아 행여 진눈깨비가 몰아치면 어찌할까 하고 염려하기도 하였다.


풍운조화라도 있지 않으면 앞으로의 긴긴 정치적 엄동을 우려하던 차에 임진년 용해를 맞고 보니, 용의 풍운조화에 송구영신의 희망을 걸어본다. 인간은 신망애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희망이 없이는 못사는 법. 그래서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하지 않았던가?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지난 일 년을 온고해 보면 해묵은 분단은 놔두고라도 선혈이 낭자한 서해․연평도의 상채기가 아직도 아리고 고물가 고실업에 낭패한 苦民生이 널려 있다. 또한 금융사고가 빈발하는 현실들은 사회해체의 조짐인가 아니면 낯설지 않은 ‘못살겠다 갈아보자’의 천기가 누설된 것인지가 그냥 아리송하더니만,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될지 떡시루가 될지 모르겠지만 북한에 새로운 김정은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가 젊다는 사실과 자유세계에서 3년이나 학습했다는 사실이 희망의 지푸라기가 아니라 희망의 동아줄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재의 남북 경색국면은 그 불필요한 긴장으로 양측의 젊은 군인들의 오금을 저리게 만들고 남북 인민들의 원초적 권리와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


일하고 돈 벌어서 안정된 삶을 꾸리고 싶은 욕망은 남북이 따로 없다. 남북의 소통과 경제적 협력이 함께 살길임이 뻔한데도 그것들을 가로막는 소위 지도자들의 권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부여받았을까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왕조시대는 물론이고 20세기도 아닌 21세기에 인민민주니 자유민주이니를 뇌까리지 말기나 했으면 차라리 그 방자함과 무도함에 진저리 치고나 말 것인데 지도자 당신들이 은폐․위장용으로도 귀띔하는 주권재민을 우리들은 포기할 수 없어 희망을 갖는다.


이제 그냥 온고지신에서 끝나 새로 아는데 머물 것이 아니라 형식화된 새로움을 햇볕 아래 날로날로 살아 숨 쉬는 새로움으로 지향하는 온고 일신함으로써 자유인 자주인으로써, 정치적 함의만 덕지덕지 둘러쓴 인민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환원하는 21세기 인민으로 거듭나도록 스스로들 다짐해야 할 것이다.
무망하거나 큰 진통이 없이는 불가능해 보이던 정치 환경 속에서 민주통합과 진보통합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도 주권재민에 대한 우리들의 21세기적 자각이라 할 것이다. 민주진보통합도 멀지 않았으리라.


시정인들이 우려할 정도로 치열했던 학생운동이 썰물처럼 퇴조해서 바닷속처럼 고요해져 버린 학생운동이 이제 영영 해소되었는가 싶었는데, 디도스 은폐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들의 으름짱은 추운 겨울의 매화꽃처럼 반갑기 만하다. 1960년 4․19혁명 당시 서울대생들은 적색 백색 가릴 것 없이 모든 독재에 반대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하고 반독재투쟁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민국되게 하기위해서 주권재민을 가슴 가슴에 각인하면서 총탄을 무릅쓰고 반독재 민주화의 최전선에 스크럼을 짰던 것이다. 그 선배들에 그 후배들인 것 같아 밝은 대한민국의 2012년이 미리 선연하기만 하다.


대한민국은 3․1운동, 상해 임시정부, 4․19혁명을 건국정신으로 삼는, 그야말로 주권재민의 향기가 봄날의 진달래처럼 여름날의 무궁화처럼 만방에 가득할 우리들 모두의 조국인 것이다. 온고일신하여 송구영신합시다. 주권재민의 대한민국 만세!!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