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박 통신(7) - 대학은 기능적인 지식창고에서 벗어나야
두레박 통신(7) - 대학은 기능적인 지식창고에서 벗어나야
  • 이무성 온배움터 녹색대학교 총장
  • 승인 2011.12.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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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도 발표되어 고3 수험생들이 이젠 대학선택을 앞두고 또 한 차례 혼란스런 고민을 하고 있다. 극히 예외적인 몇 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학은 더 이상 학문을 탐구하는 상아탑의 성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단지 보통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과정이 기대에 가득 찬 청년들에게 또 다른 좌절로 마음에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비정상적인 사회형태로서 세칭 명문대에 줄을 서야하는 모순과 중등과정을 벗어나면 맞부딪친다.

평생 관심 가져야 할 전공을 먼저 결정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학은 나중에 선택하는 것이 순서이다. 그러나 거꾸로 먼저 학교를 선택하고 전공은 그 학교의 대열에 합류하는 데 유리한 관점에서 부차적으로 결정이 된다.

대학선호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최근 정부에서는 공기업 등 일정한 비율로서 최종학력이 고졸로 국한하여 제한적으로 선발을 하기도 한다. 고교이상 상위 학력의 경우엔 탈락을 시키는 등 요즘 공기업 등 인사부서에서는 할당을 충족하기 위하여 고졸출신들을 찾아내야 하는 기이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조직체에서는 20% 정도의 고졸 출신의 의무배당 때문에 주변에 고졸출신을 나이 등을 불문하고 추천하도록 간곡히 부탁하기도 한다. 웃을 수도 없는 기괴한 사태들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대량실업자 양성소라는 대학의 잘못 매김된 역할로 인하여 가정경제는 통과의례라는 형식을 위하여 엄청난 돈을 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정신을 상실하고 있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의 건강성에 대한 일반적인 척도는 젊은이들의 사회를 향한 순수한 정의감의 분출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처럼  오직 취업만을 위하여 영어 TOEIC 등 자신의 스펙 쌓기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세태에서 미래의 희망을 결코 찾아낼 수 없다.

학문을 탐구하는 학자의 기질이 기능적인 지식을 저장하는 창고로 대체될 때 그 사회는 불건전한 사회로 전락된다. 이는 단순히 인문학의 위기만이 아닌 모든 학문의 총체적인 폐기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제도권 대학에 줄을 서는 것에 저항하여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우직하게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를 해 본다. 학풍으로서 각 대학의 차별성은 서열화의 폐해를 해체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극소수층만이 떠받들어 지는 사회가 아닌 각자의 개성들이 존중되는 그런 사회 풍토가 속히 조성되어야 한다.  

수능 점수로 대학의 순서들이 정해지는 모순들을 후학들이 더 이상 답습하지 않는 정상적인 사회로의 복귀를 기성세대들이 매듭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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