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냉장고 걸려야 정지선지키나?
<집중기획>냉장고 걸려야 정지선지키나?
  • 차소라 수습기자
  • 승인 2011.12.22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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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위반 올해 57,530건


지난 1996년 '숨은 양심 찾기-정지선지키기(일명 양심냉장고)'가 한 방송사에서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신호등 빨간불이 들어왔을 때 교통 정지선을 정확히 지킨 차량을 발견하면 냉장고를 줬다.

당시 양심냉장고는 한국의 '양심'을 일깨워주기 충분했다. 오죽하면 '이경규'가 뜨면 '양심'도 뜬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 그러나 15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는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을까.

1997년 1월 방송된 '이경규가 간다'에서는 한국과 일본 운전자들이 정지선을 얼마나 잘 지키는가에 대한 비교를 했다. 정지선을 정확히 지키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정지선을 지키는 경우가 적었다.

굳이 한-일 비교가 아니더라도 이경규는 '냉장고'를 전달하기 위해 밖에서 몇 시간씩을 기다렸다. 하지만 점차 방송 횟수가 늘어나면서 '혹시 냉장고를 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과 '양심'을 지켜야 한다는 경각심에 사람들은 정지선을 지켰다.

지금은 '냉장고'를 주지 않아서일까? 정지선 위반차량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나 출퇴근시간이 되면 긴 좌회전 선을 못기다리고 정지선을 지키는 차량 앞에 끼어들어 신호를 기다리는 경우도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한 정유회사 광고로 정지선 지키기 편이 방송돼 "어디까지 넘어온거야 도대체"라는 멘트가 나오기도 했다. 예전 양심 냉장고 프로그램의 방송으로 '스스로' 정지선을 지키던 시절처럼 기본을 지키는 양심이 필요하다.
광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 '국민신문고'에는 시민들이 빨간불임에도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 한가운데 서 있는 차량들을 단속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시민들은 사고의 위험 한 가운데 있다.

이그린(학생.23) 씨는 "학교 근처에서 정지선 밖으로 나온 차량 때문에 접촉사고가 난 적을 본적이 있다"며 "기본적인 질서만 지켜줘도 사고위험에서 벗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정지선을 지키지 않은 차량은 '신호지시위반' 법률에 포함되며, 2011년 1월1일부터 12월 22일까지 단속된 차량(무인단속 포함)은 57,530건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명 '꼬리물기'는 '교차로통행방법위반'으로 749건이 단속됐다. 꼬리물기란 교차로 정체 시 무리하게 진입해 다른 차선 차량의 진입을 방해하는 행위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정지선 위반의 경우 옐로우 사인(Yellow Sign)을 이용해 자발적인 법규 준수를 유도하고 있다. 전국적인 '꼬리물기' 문제로 단속을 위해 경찰이 꼬리물기 전용 단속카메라는 전국 주요 교차로에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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