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었지만 좋은 것’ - 호남 기록 문화유산의 집대성
‘오래되었지만 좋은 것’ - 호남 기록 문화유산의 집대성
  • 김정희 시인, 서구문화원 사무국장
  • 승인 2011.12.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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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기록 문화유산의 조사정리와 콘텐츠 가능성에 대한 학술 심포지엄이 있어 방청객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인문학을 전공한 필자지만 호남의 기록문화유산의 종류나 번위에 대해서는 사실 무지에 가깝다.

우선은 한문학의 기초가 없어 고문헌을 찾아 읽어야 할 때도 애써 번역본을 뒤적이거나 엎질러진 물을 보듯 당황하다 포기하기 일쑤였다. 무엇이든 그렇게 ‘아는 만큼 보이는 법’같다.

물리적 공간보다 이야기가 있어야
머지않아 도시가 국가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을 대체하는 추세이다. 최근의 인문학연구에서도 광범위한 국가학인 한국학 연구의 시대를 넘어 지역학을 통한 지역의 문화유산 정리와 컨텐츠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행복한 창조도시 광주’는 물리적 공간을 채우는 빌딩만으로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도시는 랜드마크적인 요소보다 이야기가 흐르고 역사가 살아있는 그곳을 사는 사람들의 ‘추억’의 장소로서의 도시가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오랜 시간을 통해 이루어진 기록 문화유산은 도시의 훌륭한 자산이며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다.

예상 수치이지만 현존하는 호남 기록 문화유산의 분량은 고문헌, 고문서, 지방지, 고서화, 고목판, 한시집 등 약 20여만 책 정도가 선장본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현재 이들 기록문화유산에 대한 조사와 정리가 전남대 호남한문고전연구실과 (재)지역문화교류재단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남지역은 안동의 국학 진흥원과 진주의 경상대학교가 중심이 되어 문집의 목록 작업과 자료화(DB) 작업까지 이미 마친 실정이라고 한다. ‘자료가 있는 곳에 연구가 있다’는 말처럼 이 지역에서도 호남 기록문화유산의 수집과 보존정리, 번역 연구 등을 통해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교류, 전시 나아가 콘텐츠화와 교육까지 계획하고 있다.

공간에 대한 창의적인 생각
글로벌한 도시를 넘어 ‘메가’적인 도시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아시아문화전당을 채워갈 우리만의 ‘오래되었지만 좋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붉은 수수밭’과 ‘홍등’의 장이모 감독도 ‘중국의 작은 도시를 세계적 문화콘텐츠로 키워가고 있다. 장이모 감독의 ’인상프로젝트‘는 중국의 55개 소수민족들의 다양한 문화와 전설을 실제 눈앞에 펼쳐 보이는 장관을 연출해 오지의 도시들을 이야기가 살아있는 문화 관광도시로 바꾸어 놓았다.

아시아 문화의 전당, 행복한 창조 도시 광주의 랜드마크가 퓨처마크가 되려면 무엇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까. 장소가 아닌 공간에 대한 창의적인 생각, 감성이다. 감성은 지나온 궤적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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