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아줌마가 만든 복숭아병조림의 비밀
순천아줌마가 만든 복숭아병조림의 비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11.11.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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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엄마가 ‘사장님’으로…10억 매출의 핵심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복숭아통조림’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품이다. 그런데 이 식품 앞에는 ‘메이드 인 순천’이 꼬리표처럼 달려 있다. 이 꼬리표는 순천만 공예특산품관의 10억 매출 달성의 핵심이다. 어느 지역에서나 나오는 복숭아가 돈이 되는 발상의 전환이 순천시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순천지역 대표 5일장인 아랫장에 작은 가게 ‘한솥밥 동네가게’가 문을 열었다.
친환경 수제 비누 체험 봉사를 다니고 밑반찬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줬던 평범한 아줌마 봉사단은 지역에서 나는 매실, 복숭아, 토마토를 이용해 고추장이나 병조림, 잼, 장아찌로 가공해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것이 바로 ‘커뮤니티 비즈니스’다.


2009년부터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시작된 한솥밥동네가게는 지난해 10월 순천시에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공동체 육성을 위해 발굴해온 커뮤니티 비즈니스 시범 사업으로 선정됐다. 순천시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마을 가꾸기와 지역공동체사업을 명확히 구분했다.


한솥밥동네가게 아줌마들은 시장과 면담을 갖고 ‘커뮤니티 비즈니스’ 에 대해 의논했다. 이를 지지하는 시의원들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 “봉사 공동체로 출발한 아줌마들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상품을 개발해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이익은 다시 지역주민들에게 쓰겠습니다. 공간을 무상으로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순천 시장의 답은 화끈한 “오케이”였다. 목 좋은 시장 내 50여㎡ 규모의 빈 상가를 3년간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공무원, 시장이 나섰다. 한솥밥동네가게에서 일하는 아줌마 10여명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제조업은 쉽지 않았다. 행정담당 공무원들이 사업허가, 영업신고 등 모든 행정절차를 지원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복숭아병조림, 토마토병조림, 매실고추장, 매실잼, 매실장아찌는 세계적인 관광지 순천만 내 ‘순천만공예특산품관’에서 판매되고 있다.


권말남 대표는 “그동안 마을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행정과 전문가들의 지원으로 오늘 가게를 개점하게 됐다”며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주부들이 주문만 있다면 달려온다”고 말했다. 그는 “시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상가와 겹치지 않도록 직접 마련한 재료로 ‘매실비빔밥’을 만들어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순천시의 지속적인 관심은 자생력을 키우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시중에서 유통 중인 통조림 제품에서 내분비 교란물질로 의심받는 화학물질 ‘비스페놀A’ 가 검출됐잖아요. 유리병 덕분에 주문이 늘고 있어요. 어린이와 주부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비누 만들기 등 유익한 체험 행사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죠. 여기서 얻어지는 이익금은 주민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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