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가는 세상이 아름답다 -9 산골 오지마을의 ‘부흥’
함께가는 세상이 아름답다 -9 산골 오지마을의 ‘부흥’
  • 박재범 기자
  • 승인 2011.11.02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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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일번지로 손꼽히는 ‘전북 진안 능길마을’
지도상 우리나라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오지이며 극한의 뜻을 지진 ‘무진장’, 이 곳 무진장의 한 가운데에는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호산리와 능산리가 병합되면서 능산과 금곡의 이름을 딴 ‘능금리’가 위치한다.

능금이라는 명칭은 예전부터 20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금을 캐는 이가 많아서 얻어졌다고 전해진다. 능금리는 상능(웃담), 하능(아랫담), 추동(가랫골), 외금(바깥쇠실), 내금곡(안쇠실) 다섯 개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 상능과 하능마을을 합쳐 ‘능길마을’이라고 부른다.

능길마을은 2000년 이전만 하더라도 마을로 들어오는 도로는 대부분 정비가 안된 비포장이어서 계란장수도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마을 주민도 5∼60가구가 거주했었다.

이런 마을이 현재 80여 가구가 농촌종합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비영리단체와 법인을 각각 구성해 마을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해 2만 명 눈길끄는 ‘녹색농촌체험마을’
능길마을은 지난해 2만 명이 넘는 도시민들이 찾았다. 가족 단위의 도시민을 비롯해, 학교 단위의 학생, 선진마을 견학 공무원과 마을 지도자 등 농촌을 체험하려는 도시민부터 생태마을 연구자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이 찾은 것이다.

능길마을이 이렇듯 다양한 이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일대 마을이 함께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적극 나서 지난 2001년 농협중앙회가 지정하는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되면서다.

여기에 지난 2002년에는 농림부 지정 녹색농촌 체험마을, 2003년 아름다운 마을숲 가꾸기 시범마을, 2004년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 우수마을, 2005년 행자부 지정 정보화마을, 2006년 농촌종합개발사업 등 우수마을로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오며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받은 표창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이런 결과가 있기 까지는 주민들에게 사업을 이해시키기 위한 꾸준한 교육이 진행됐다. 능길권역위원회 박천장(52) 대표는 “마을사업은 그 지역 사람들이, 인적구성원들이 어떠냐에 따라서 향후 발전이 있다고 본다”며 “순수한 농촌지역이 농업만 존재하고 농업만 하는 사람이 있다는 . 이것은 농업이 망하면 그 지역이 망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고 교육의 목적을 설명했다.

따라서, 결국 소득이 없으니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농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많은 사람들이 농업과 관련된 산업을 하면 그 지역이 활성화 될 수 있다는 내용인 것이다.

▲귀농의 원동력 ‘능길마을’
능길마을은 국내에서 귀촌마을로 손꼽힌다.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능길마을은 땅값이 인근지역에 비해 저렴하다.

지난 95년부터 현재까지 약 20년동안 300여 가구가 귀농을 할 정도로 능길마을은 귀농지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귀농을 포기하고 돌아간 가구수만 해도 300가구가 넘는다.

도시민들이 귀농해 생활을 할 수 있는 소득을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능길마을에서는 도시민들이 귀농에 대한 문의를 할 때면 “현재 귀농을 했다고 가정하고 한달에 100만원을 어떻게 벌겠느냐”라는 질문을 던진 뒤 “답을 할 수 없으면 귀농을 하지말라”고 권고한다.

박천장 대표는 “도시민들이 귀농을 할 때 많은 돈을 가지고 온다고 해도 그 돈이 다 떨어지면 도시로 다시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며 “여기 와서 차를 만들던 노동을 하던 한 달에 100만원을 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농사를 목적으로 귀농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는 기존 농사경험이 풍부한 원주민들이 소득이 어려워 떠나는 현실에 도시민들이 농사로 소득을 올리기가 힘들어 이제껏 귀농 후 농사를 지었던 이들이 대부분 다시 도시로 떠났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능길마을은 귀농보다는 본인의 직업과 능력을 농촌에 접목하는 귀촌을 유도하기 위해 ‘귀농인의 집’, ‘귀농 귀촌 현장교육장’, ‘자연과 사람들’ 등의 농업 법인을 구성해 도시민의 원활한 귀촌 생활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능길마을에서는 지난 2010년 3차례에 걸쳐 3개 권역을 나눠 해당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진장 좋은 마을 네트워크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은 지난 2003년 네트워크 포럼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열렸으며, 주민들과 함께 가야 할 공감대 형성을 비롯해 마을만들기 사업도 경영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능길마을은 마을사업의 정착을 위해 5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5년을 실행한 10년 뒤에야 정확한 평가를 받는 다는 기치로 꾸준한 마을 부흥을 위해 전 주민이 노력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능길권역(능금·학선리)경영위원회 박천장 대표
마을공동체 사업에서 가장 중용한 첫 번째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그 지역사람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추진을 하느냐에 따라 인구가 줄어들고 늘어나는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다.

그러기 까지는 그 지역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느냐에 달렸다. 우리는 단순히 농사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농산물을 가지고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공하고 유통을 한다든지, 우리가 가공한 것으로 급식을 한다든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통해서 부가가치가 올라간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지역 사람들이 우리 학교에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 학생 수를 어떻게 늘릴 것이냐 학교를 살리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지역의 문제를 하는 지역과 안하는 지역은 천지차이다. 그 지역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으로 다양한 진행을 하면 발전가능성이 있지만, 그 지역 사람들이 단순하고 단순한 농사만 짓는다면 끝이 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에너지 문제다. 에너지문제는 도시에너지의 3배가 든다. 근데 소득이 오히려 농촌이 적은데 에너지비용은 증가가 된다. 결국 에너지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농촌지역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세 번째로는 일자리다. 농촌지역의 일자리는 계속 잃어가고 있다. 심지어 지금은 육묘장이 생겼지만, ‘몇 월 며칟날 내가 육모를 할 테니 해 달라’는 것을 시작으로 논을 갈고 모를 심고 수확을 할 때까지 장비를 가진 사람에게 연락을 해 해결한다.

예전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판을 만들어서 공동으로 하거나 자기가 했다. 심고 베고 다 했는데 지금은 기계로 하다보니깐 쌀값은 떨어지고, 수익금도 떨어지고 역으로 생각하면 일자리도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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