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도자의 전통과 멋스러움
남도 도자의 전통과 멋스러움
  • 오병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승인 2011.10.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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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불, 물, 나무, 쇠, 흙 등 다섯 가지의 요소로 구성되고 움직이며 이를 오행이라고 하는데 도자 공예는 흙과 불을 기본으로 오행의 조화를 이룬 결정체이다. 흙을 물에 버무려 빚어 불에 구워 만든 도자 공예는 남도에서 손꼽을 만한 자랑거리다.

남도는 강진과 부안 등지에서 순청자, 음각청자, 상감청자, 화금청자 등 귀족적이고 화려한 고려청자를 생산한 우리나라 청자의 대표적인 산지였으며 청자의 쇠퇴이후 실용적이고 해학적인 분청사기 등을 무등산과 고흥 운대리 등에서 제작하였다.

이후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전통도자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그릇들이 들어오면서 쇠퇴하다가 해방 이후 도자기 사업에 대한 관심과 도요지 조사 등으로 활기를 띠게 되었다.

고려시대 남도의 도공들이 만든 고려청자는 중국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여 세계 도자사에 우위에 설 수 있었다. 고려청자는 주로 강진, 부안 등에 전라도 지역에 요지가 집중되어 일종의 관요적 성격을 띠고 있다.

남도 지역에서 생산된 청자는 고려 왕도인 개성의 왕실과 귀족 가정에 공급되었고 개성에는 양이정(養怡亭)처럼 청자기와를 얹은 건물과 청자에 무늬를 파고 그곳에 금니를 메운 화려한 화금청자까지 등장하였다.

조선시대 분청사기는 회색 또는 회흑색의 태토위에 백토로 분장하고 그 위에 담청색의 백자유에 가까운 유약을 입힌 자기이다. 거칠고 대담한 문양으로 자연스러운 신선미를 나타내며 전국적으로 가마터가 발견되고 있어 매우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성격을 갖춘 민속적 토속적 자기라 할 수 있다.

남도 분청사기는 무등산 분청사기 도요지를 비롯한 고흥 운대리 도요지, 무안군 몽탄면 등 여러 곳에서 제작하였다. 전라도지역 분청사기의 특징은 문양을 새기는 조화기법과 문양만 빼고 배경을 벗기는 박지기법을 통한 회화적인 분청사기가 발달하였다.

현대 남도도자는 전통도자를 재현하는 작업과 대학교 도예 전공자, 도자 전문 업체를 통해 전개 된다. 남도 도예가은 청자, 분청사기, 백자의 전통적인 형태를 이어 받은 전통도자와 현대적인 그릇, 투박한 옹기까지 정감 있으면서 수준 높은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전통자기류는 1960년대부터 고 조기정을 비롯한 전남 지역 젊은 연구자들이 청자 재현사업을 착수하여 청자, 백자, 분청사기 등 남도 전통 도자기를 뛰어난 감각으로 생산하였다.

대학교에서 도예를 교육하기 시작한 1970, 80년대 이후부터 대학 출신의 도예가가 전통도자와 현대도자를 제작하여 남도도자의 전통을 잇고 있다.

우리의 옛 것을 토대로 현대적 감각으로 독특한 예술세계를 추구해 나가는 남도 도예가들 작품에 원숙한 향기가 베어들어 있다.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은 새로운 조형과 비례, 기운생동 하는 문양을 내고 유태의 특유의 질감을 끌어냈다.

또한 전통 보존과 현대적 계승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작품에서 새로운 시대의 감각을 읽을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다.

남도 도자는 오랜 역사와 고려청자와 분청사기를 생산한 우리나라 도자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전통의 계승과 현대적인 변용을 통해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남도의 대표적인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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