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지역 지자체-의회 의병의 날 ‘전무’
[광주 전남]지역 지자체-의회 의병의 날 ‘전무’
  • 윤영숙 기자
  • 승인 2011.06.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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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념일인데도 내용 몰라 ‘의향’ 고장 무색
광산구만 유일 ‘어등산 의병의 날’ 10월 행사
광주시와 전남도,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 등이 의병의 날 기념식은커녕 우리 지역의 의병사를 기리기 위한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의향 광주’의 의미를 무색케 했다.

‘의병’을 이야기할 때면 광주를 비롯한 호남을 빼놓고는 의병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의병을 배출한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의병의 날에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한말에 이르기까지 개인보다는 나라를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구국의 길에 나섰던 김덕룡, 고경명, 김천일, 박광옥, 최경회, 고종후, 양응원, 장윤, 양산숙 등 뛰어난 의병들이 있었다. 또한 권율은 광주에서 의병을 모아 이치전투에서 왜적을 막았고, 광주공원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지난 1일은 ‘의병의 날’, 정부는 각종기념일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22168호)을 개정(2010.5.25)하여 매년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제정하여 지난해 의령에서 제1회 의병의 날 행사를 가진 뒤 올해 두 번째를 맞이했다.


정부, 의병의 날 기념식 의령에서 가져


정부는 국가기념일로 지난해 제정한 뒤 경남 의령 공설운동장에서 의병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 전국의 의병단체 대표 및 회원, 학생, 일반국민 등 2,500명이 참석했다.

의병의 날은 곽재우 장군이 처음으로 의령에서 의병을 일으켰던 1592년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것으로 의령군이 임란 당시 의병활동이 활발했던 광주 북구, 전남 해남군과 담양군, 경남 거창, 합천군, 경북 고령군, 충북 옥천군, 제천시, 경기 안성시 등 전국 9개 시군의 자치단체와 의회에 취지를 설명하고 뜻을 같이하겠다는 동의서도 받아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 행사와 별도로 대구, 충남, 경북, 충북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별 기념행사와 문화행사가 다양하게 열렸지만 정작 의병의 중심지로 일컫는 광주 그리고 전남 등은 이 날을 국가기념일지 조차 모른 채 넘어갔다.

광주시, 전남도, 광주시의회, 전남도의회 등에 의병의 날이 국가기념일인가를 알고 있는가에 대해 문의했지만 이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어 ‘의향’을 무색케 했다.

의병은 나라가 위급할 때 민족과 국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군대를 조직해 외세의 침략에 대항한 국난극복의 상징이며 우리 민족 특유의 애국·애족정신의 발현이다. 나라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울 때 나라 구하기에 기꺼이 목숨과 재산을 바쳤던 의병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의병의 날이 제정됐다.

경남 진주의 창렬사 사당에는 김시민, 김천일, 황진, 최경회, 고종후, 장윤, 양산숙 등의 신위가 모시어져 있다. 이들 대부분은 2차 진주성 싸움에서 순절한 호남의 의병장들이다. 명군과 관군도 포기한 진주성을 열흘간이나 사수하다 죽은 전라도 의병들이다.


한말 의병 46% 우리 고장 아쉬워


또 한말의 의병은 전국에서 3만8천5백여명으로 추산되고 이 중 46%인 1만7천5백여명이 전남에 집중돼 있었고, 광주는 의병들의 중심지였다. 이러한 의병활동을 기리기 위해 광주항일의병 100년 순국추모제전이 지난 2009년 11월 16일 의병정신선양회 주최로 광주여성발전센터에서 가진 바 있다.

이번 ‘의병의 날’은 아니지만 다행히 광주 광산구가 별도로 지난해 한말 호남의병을 기리기 위해 ‘광산구 어등산 의병의 날’을 조례로 공포, 10월 25일 제1회 기념식을 가진 데 이어 매년 순국하신 어등산 한말의병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진혼제와 의식행사를 갖기로 했다.

어등산은 1907년부터 1910년까지 기삼연, 김태원, 김율, 전해산, 심남일, 조경환, 오성술 의병장 등 호남을 대표하는 의병장들이 일제 군경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역사의 현장이다. 전국 의병의 60.4%에 달하는 4만4천여명이 참가해 일제 군경과 1천313회의 교전(전체 47.6%)을 벌인 한말 의병활동의 중심이었다. 어등산 의병의 날로 지정된 10월 25일은 1910년까지 일제가 추진했던 호남의병 학살작전, 소위 남한대토벌작전이 종료된 날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한말 의병의 고향인 광산구는 어등산 일대가 의미있는 지역이어서 별도로 행사하고 있다"면서 "6월 1일 의병의 날은 아니지만 호남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린다는 차원에서 별도로 의병의 날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세곤 전남지방노동위원회위원장은 “명색이 의향의 도시인 우리 지역 어느 곳에서든 기념행사가 없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면서 “더욱이 언론마저도 아무도 이러한 내용을 다루지 않은 것은 어떻게 무슨 말을 더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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